와도헌 이인로(1128)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梅 花(매 화)매화꽃

산곡 2022. 11. 17. 14:03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梅 花(매 화)매화꽃

 

姑射氷膚雪作衣(고사빙부설작의) :

고야산 신선 고운 살결에  눈으로 옷 지어 입고  

香唇曉露吸珠璣(향진효로흡주기) :

향기로운 입술로  새벽 이슬에 구슬을 마시는구나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

속된 꽃술이  봄철 붉은 꽃에 물드는 것 싫어서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

신선 사는 요대 향해  학 타고 날아가려 하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題草書簇子(제초서족자) 초서족자에 쓰다

 

紅葉題詩出鳳城(홍엽제시출봉성) :

단풍잎에 시를 써서  봉성 밖으로 보내니​  

淚痕和墨尙分明(루흔화묵상분명) :

눈물 자국이 먹에 얼룩져  아직도 선명하도다 

御溝流水渾無賴(어구류수혼무뢰) :

궁중 개울 흐르는 물  도무지 믿지 못하나니

漏洩宮娥一片情(누설궁아일편정) :

궁녀의 한 조각 정을  바깥으로 흘려 보내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梅 花(매 화)매화꽃

 

姑射氷膚雪作衣(고사빙부설작의) :

고야산 신선 고운 살결에 눈으로 옷 지어 입고 

香唇曉露吸珠璣(향진효로흡주기) :

향기로운 입술로 새벽 이슬에 구슬을 마시는구나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

속된 꽃술이 봄철 붉은 꽃에 물드는 것 싫어서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

신선 사는 요대 향해 학 타고 날아가려 하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謾 興(만 흥) 흥겨워서

 

境僻人誰到(경벽인수도) :

사는 곳 궁벽하여  누가 찾을까

春深酒半酣(춘심주반감) :

봄은 무르익고  술은 반이나 익었네

花光迷杜曲(화광미두곡) :

꽃 경치  두곡 마을인 듯 하고

竹影似城南(죽영사성남) :

대나무 그늘  성남 땅 같구나

長嘯愁無四(장소수무사) :

장형의 수무사를  길게 읊조리고

行歌樂有三(행가악유삼) :

맹자의 인생삼락  걸으며 노래하네

靜中滋味永(정중자미영) :

고요한 가운데  재미는 끝없으니

豈是世人諳(기시세인암) :

세상 사람들  어찌 이 즐거움 알겠는가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喜僧惠文得寺(희승혜문득사)

혜문이 주지가 됨을 기뻐함

 

文也禪林秀(문야선림수) :

혜문이야  선문에서 뛰어난 인물

知名二十春(지명이십춘) :

알고 지낸지  이미 이십년

久聞詩摠好(구문시총호) :

시 잘 짓는 소문  이미 들었지만

爭及貌彌眞(쟁급모미진) :

풍모의 진실 됨에  어찌 미칠까

旣住靑蓮宇(기주청련우) :

이미 청련사의  주지가 되었으니

應分白氎巾(응분백첩건) :

당연히 흰 옷감이라도  나누어 주시겠지

通宵喜不寐(통소희불매) :

밤새도록  기뻐서 잠 못 자며

亦有玉堂人(역유옥당인) :

옥당의 친구 있는 줄  잊지 마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用東坡韻寄貞之上人(용동파운기정지상인)

동파의 운으로 지정 스님에게

 

歲律旣云暮(세률기운모) :

일년이  이미 저물어

凄風生戶窓(처풍생호창) :

싸늘한 바람  문틈으로 찾아든다

竹窓燈火靑(죽창등화청) :

죽창에는  파란 등 불빛

一段有佳趣(일단유가취) :

한 줄기 아름다운  멋이 흐르네

與君分一半(여군분일반) :

그대와  절반 나누었으니

愼勿輕受授(신물경수수) :

쉽게 누구에게  주거나 받지 마소

所與苟非人(소여구비인) :

나누어 준 사람이  진실로 바르지 않으면

火迫當還取(화박당환취) :

화급히 따라가  찾아오소서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讀陶潛傳戲成呈崔太尉

(독도잠전희성정최태위)

​도잠전을 읽고 장난삼아 최태위에게 주다

 

酒中有何好(주중유하호) :

술 속에 좋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此語近眞趣(차어근진취) :

이 말은 정말  진리에 가깝다네

可笑陶淵明(가소도연명) :

우스워라,  도연명은

無錢尙嗜酒(무전상기주) :

돈은 하나 없으면서  술만 즐기었다니

我性淡無欲(아성담무욕) :

내 성질 담박하고  욕심 없어

於物不見囿(어물불견유) :

어떤 사물에도  얽매이지 않노니

不醉亦不醒(불취역불성) :

취하지 않고  또한 깨어있지도 않아

徑到無何有(경도무하유) :

어느 사이에 무하유  이상 세계에 이르렀도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書天壽僧院壁(서천수승원벽)

천수승원 벽에 쓰다

 

送客客未到(송객객미도) :

손을 보내니 손은 오지도 않고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

스님을 찾아도 스님은 보이지 않네

唯餘林外鳥(유여임외조) :

오직 남아 있는 것, 숲의 새 

欵曲勸提壺(관곡권제호) :

은근히 술 생각나게 하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山 房(산 방) 산방에서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

봄은 가도 꽃은 피어있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

하늘이 맑으니 골짜기에 그늘이 진다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

대낮에 두견새 우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

비로소 내 사는 곳이 깊은 산속인 줄 알겠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蟻 (의) 개미

 

身動牛應鬪(신동우응투) :

몸을 움직이면 소처럼 싸우게 되고 

穴深山恐頹(혈심산공퇴) :

구멍이 깊으면 산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네

功名珠幾曲(공명주기곡) :

공명은 구슬이 몇 굽인가 

富貴夢初回(부귀몽초회) :

부귀는 꿈이 처음 돌기 시작하는 것이라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眼 (안) 

 

不安劉琨紫(불안유곤자) :

유곤의 붉은 눈도 가지지 못했으니 

何須阮籍靑(하수완적청) :

어찌 반드시 완적의 푸른 눈을 바리오 

冥然在一室(명연재일실) :

어둑하게 한 방에 있으려니

萬事見無形(만사견무형) :

만사를 무형으로 보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耳 (이) 

 

郭郛還繚繞(곽부환료요) :

귀바퀴는 둘려 있는데 

洞穴自虛明(동혈자허명) :

뚫린 구멍은 절로 허명하구나 

日永夔玄國(일영기현국) :

기현국에 해가 길기만 한데 

誰將赤犢行(수장적독행)

누가 이끌어 붉은 송아지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鼻 (비) 

 

長作洛生詠(장작낙생영) :

낙생 서생들은 길이 코 맨 소리로 읊고

思揖隆準公(사읍륭준공) :

역이기가 융준공에게 읍하던 일 생각난다 

何時郢中質(하시영중질) :

어느 때 영중을 바탕으로 

一遇運斤風(일우운근풍) :

한 번 자귀질하는 장인을 만나보리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漁村落照(어촌낙조)어촌 저녁놀

 

 草屋半依垂柳岸(초옥반의수류안) :

초가집 반쯤 걸친 버들 늘어진 언덕 ​

板橋橫斷白蘋汀(판교횡단백빈정) :

외다리 가로 놓인 흰 마름 물가

日斜悠覺江山勝(일사유각강산승) :

저무는 햇살에 강산 더욱 아름다워라 

萬頃紅淨數點靑(만경홍정수점청) :

맑고 푸른 만 이랑 물결 속, 몇 점의 푸른 산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平沙落雁(평사낙안)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

 

水遠天長日脚斜(수원천장일각사) :

긴 강 높은 하늘, 햇살 빛치고  

隨陽征雁下汀沙(수양정안하정사) :

햇살 따라 기러기 모래톱에 내린다  

行行點破秋空碧(행행점파추공벽) :

줄지어 날며 가을 푸른 하늘을 점점이 가르네 

低拂黃蘆動雪花(저불황로동설화) :

나직하게 갈대밭 스치자, 눈꽃이 흩날린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遠浦歸帆(원포귀범)먼 포구로 돌아가는 배

 

渡頭煙樹碧童童(도두연수벽동동) :

부두가 이내 낀 나무, 우뚝 푸르고 

十幅編蒲萬里風(십폭편포만리풍) :

열 폭 엮인 부들에 멀리서 부는 바람 

玉鱠銀蓴秋正美(옥회은순추정미) :

노어회, 순채국 가을이 별미네 

故牽歸興向江東(고견귀흥향강동) :

돌아 갈 흥에 끌려 강동으로 향하는 배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江天暮雪(강천모설) 강 하늘 저녁 눈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

흩날리는 눈은 교태를 띠고 강물에 내리기 싫어하고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이이) :

온 숲에는 멀리 이미 그림자 어른어른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

도롱이 쓴 늙은이 날 저무는 줄 모르고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유서시) :

취하여 말하기를, 봄바람에 버들 꽃 날리는 때라 하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추) :

한 줄기 푸른 물결, 양 언덕엔 가을 짙고

風吹細雨灑歸舟(풍취세우쇄귀주) :

강바람 불어오고, 돌아오는 배전에 가랑비 뿌리네 

夜來泊近江邊竹(야래박근강변죽) :

밤에 강변 대숲에 배를 대니  

葉葉寒聲總是愁(엽엽한성총시수) :

대나무 입에 떨어지는 찬 빗소리는 모두의 수심이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煙寺暮鐘(연사모종)안개 낀 절의 저녁 종소리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

돌고 돈 아득한 돌 길, 흰 구름 속에 잠기고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

창창한 바위 숲에 어스름 짙어지네 

知有運坊藏翠壁(지유운방장취벽) :

푸른 절벽에 절 하나  

好風吹落一鐘聲(호풍취락일종성) :

때맞춘 바람에 종소리 울려온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西塞風雨(서새풍우)서새의 비바람

 

秋深笠澤紫鱗肥(추심립택자린비) :

가을이 깊으니 구리때 연못에 자색 고기비늘 살찌고 

雲盡西山片月輝(운진서산편월휘) :

구름 걷히자 서산에 조각달이 빛나는구나. 

十幅蒲帆千頃玉(십폭포범천경옥) :

열 폭 부들 돛은 천 이랑 옥 물결 위에 떠있고 

紅塵應不到蓑衣(홍진응불도사의) :

세상 티끌이야 도롱이 입은 사람에게는 이르지 않으리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月季花(월계화) 월계화

 

萬斛丹砂問葛洪(만곡단사문갈홍) :

선약 찾은 갈홍에게 만 곡의 단사를 묻노니 

何年深窖小園中(하년심교소원중) :

어느 해 이 작은 동산에 땅 파고 감추었는가  

芳根染晩雲霞色(방근염만운하색) :

꽃다운 뿌리가 저문 구름 노을빛에 물들어 

故作仙葩不老紅(고작선파불로홍) :

짐짓 신선 꽃송이로 늙지 않는 붉음 만들었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杏花鸜鵒圖(행화구욕도)

살구꽃 속의 구관조 새 그림

 

欲雨不憂春陰垂(욕우불우춘음수) :

올 듯 한 비는 오지 않고, 봄 구름만 자욱하고  

杏花一枝復兩枝(행화일지복양지) :

살구꽃 한 가지 또 두 가지 

問誰領得春消息(문수령득춘소식) :

누가 봄소식 받았는지 물어보니  

唯有鸜之與鵒之(유유구지여욕지) :

오직 구관조와 구관조가 꽃가지에 있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偶 吟 (우 음)우연히 짓다

 

買斷煙林理小園(매단연림리소원) :

자욱한 안개 숲을 사들여 작은 동산 만드니 

南窓睡起負朝暄(남창수기부조훤) :

잠 깨어 남창에서 일어나 따스한 아침볕을 받는다 

白頭不悔儒冠誤(백두불회유관오) :

선비되어 신세 그르친것 흰머리 되어서도 후회 않아 

尙把塵編敎子孫(상파진편교자손) :

오히려 먼지 앉은 책을 펴 들고 자손을 가르치노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內庭寫批有感(내정사비유감)

대권에서 비지를 쓰며

  

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 :

공작 병풍 깊숙하고 촛불 그림자 희미한데 

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 :

잠자는 고운 원앙새 어찌 나누어 날겠는가  

自憐憔悴靑樓女(자연초췌청루여) :

가련하다, 초췌한 청루의 여인이여  

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 :

오랫동안 남 위해 혼수 옷만 짓는다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野步 1(야보 1)들판을 거닐며

 

十里煙村際碧蕪(십리연촌제벽무) :

십 리 안개 낀 마을 푸른 들에 닿으니

獨遊仍佩紫微壺(독유잉패자미호) :

혼자 노닐다가 두자미처럼 술을 샀도다  

雲拖雨脚斜陽外(운타우각사양외) :

구름은 사양 밖으로 빗줄기를 끌어가  

掩却前山半有無(엄각전산반유무) :

앞 산을 덮어버려 절반이나 보일 듯 말 듯 하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野步 2(야보 2)들판을 거닐며

 

郭外人家路盡蕪(곽외인가로진무) :

성 밖의 인가 거리마다 풀이 무성하고 

隔林啼鳥勸提壺(격림제조권제호) :

숲 건너 우는 새는 술병 들라 권하구나 

未成數句前山暮(미성수구전산모) :

몇 귀의 시도 짓지 못했는데 앞 산은 저무니  

老覺詩情澁欲無(로각시정삽욕무) :

시정이 무디어 없어지려는 것 늙어서야 알겠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早春江行 1(조춘강행 1)

​이른 봄 강을 걸으며

 

花遲未放千金笑(화지미방천금소) :

꽃은 늦어 피어 천금 웃음 터뜨리지 않았는데 

柳早先搖一搦腰(류조선요일닉요) :

일찍 핀 버들은 한 웅큼 허리를 먼저 흔드는구나  

魚躍波間紅閃閃(어약파간홍섬섬) :

물고기는 물결 속으로 뛰어들어 붉은 빛 번쩍거리고 

鷺飛天外白飄飄(로비천외백표표) :

하늘 가에 해오라기 날아 흰빛이 표표하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早春江行 2(조춘강행 2)

​이른 봄 강을 걸으며

 

碧岫巉巉攢筆刃(벽수참참찬필인) :

푸른 봉우리는 우뚝 솟아 붓끝을 세운 듯 

蒼江杳杳漲松煙(창강묘묘창송연) :

짙푸른 강은 아득히 소나무에 안개 자욱하구나 

暗雲陣陣成奇字(암운진진성기자) :

어두운 구름은 뭉게뭉게 이상한 글자 만들고 

萬里靑天一幅牋(만리청천일폭전) :

만 리의 먼 푸른 하늘은 한 폭의 그림이로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拾 栗(습 률) 군밤을 주우며

   

霜餘脫實亦斕斑(상여탈실역란반) :

서리 뒤에 터진 열매 반짝거리고 

曉濕林間露未乾(효습림간로미건) :

새벽 습한 숲엔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다. 

喚起兒童開宿火(환기아동개숙화) :

어린아이 불러 묵은 불씨 헤쳐 보니  

燒殘玉殼迸金丸(소잔옥각병금환) :

옥 껍질 다 탄 재에 황금 탄환 터진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燈夕2(등석2)등불 켜진 저녁

 

谷寒未放金鶯囀(곡한미방금앵전) :

골짜기 차가워 황금빛 꾀꼬리 지저귀지 못하고  

風峭難敎海燕來(풍초난교해연래) :

바람이 사나워서 바다제비 오기 어렵게 하는구나 

須信帝城春色早(수신제성춘색조) :

모름지기 믿나니 제성에는 봄빛이 일러서 

銀花千樹徹宵開(은화천수철소개) :

수많은 나무의 은빛 꽃들이 밤 새워 피겠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燈夕1(등석1)등불 켜진 저녁

 

風細不敎金燼落(풍세불교금신락) :

바람이 잦아들어 금불똥을 떨어지지 않더니 

更長漸見玉蟲生(경장점견옥충생) :

밤이 깊으니 차츰 촛불 심지가 생기는구나  

須知一片丹心在(수지일편단심재) :

한 조각 붉은 신하의 마음을 알아야 

欲助重瞳日月明(욕조중동일월명) :

순임금 겹눈동자는 일월 같은 밝음을 도우려함이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暮 春(모 춘) 저무는 봄

  

老來心事向春慵(노래심사향춘용)

늙어감에 심사가  봄에 더욱 게을러져 

睡起空鷺落絮風(수기공로락서풍)

벼들 꽃 흩는 바람에  자다가 공연히 놀라 깨네  

紅雨濛濛簾捲處(홍우몽몽렴권처)

주렴 걷힌 곳에  꽃비가 몽롱하고  

淸陰漠漠鳥啼中(청음막막조제중)

새들의 울음 속에  푸른 그늘 아득하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書豐壤縣公舍(서풍양현공사)풍양현 공사에 적다

  

峯下人家陽朔境(봉하인가양삭경) :

봉우리 밑의  인가들은 양삭의 경계인데

雲間鷄犬武陵源(운간계견무릉원) :

구름 사이의  닭과 개 소리는  무릉도원이로다 

使君不許黃牛佩(사군불허황우패) :

사군은 도둑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나니 

喜見風前麥浪翻(희견풍전맥랑번) :

바람 앞에 물결치는  보리밭 보는 것을  기뻐하노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內庭寫批有感(내정사비유감)

내정에서 비지를 쓰면서

 

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 :

공작 병풍 깊숙한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  

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 :

원앙 잠든 모습 행복한데  어찌 나누어 날겠는가 

自憐憔悴靑樓女(자련초췌청루녀) :

스스로 불쌍하구나,  초췌한 청루의 처녀가 

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 :

늘 남을 위해 시집갈 옷만  지어 주는 처지임을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宿韓相國書齋(숙한상국서재)

한상국 서제에 묵으며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

흐르는 두 갈래 물길  제비 꼬리 갈라 놓고 

三山杳杳駕鰲頭(삼산묘묘가오두) :

아득한 세 개의 산들은  자라머리를 타고 있구나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

후일에 비둘기 장식 지팡이  짝하기를 허락하면 

共向蒼波狎白鷗(공향창파압백구) :

우리 함께 푸른 물결 향하여  흰 갈매기 벗하리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半月城(반월성) 반월성

 

孤城微灣像半月(고성미만상반월) :

완만히 굽은 외로운 성, 반달을 닮고

荊棘半掩猩㹳穴(형극반엄성㹳혈) :

가시덩굴에 절반만 가려진 다람쥐 굴

鵠嶺靑松氣鬱菍(곡령청송기울념) :

곡령에는 푸른 소나무 기운이 울창하고

鷄林黃葉秋蕭瑟(계림황엽추소슬) :

계림의 노란 나뭇잎에 가을이 소슬하다

自從太阿倒柄後(자종태아도병후) :

이때부터 태아가 칼자루를 거꾸로 내 주었지

中原鹿死何人手(중원녹사하인수) :

중원의 사슴은 누구 손에 죽었는가

江女空傳玉樹花(강여공전옥수화) :

강 마을 여자들은 공연히 옥수화 곡조를 전하고

春風幾拂金堤柳(춘풍기불금제류) :

봄바람은 몇 번이나 김제의 버들나무를 흩날렸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竹醉日移竹 1(죽취일이죽 1)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古今一丘貂(고금일구초) :

진리는 고금이 같아

天地眞蘧廬(천지진거려) :

천지가 정말 같은 집이네

此君獨酩酊(차군독명정) :

그대는 혼자 취하여

兀兀忘所如(올올망소여) :

올올이 갈 곳을 잊었구나

江山雖有異(강산수유이) :

강산은 비록 다르나

風景本無特(풍경본무특) :

대나무 풍경이야 본래 다르지 않으리

不用更醒悟(불용갱성오) :

다시 술 깰 필요 없으니

操戈便逐儒(조과편축유) :

창 잡아 헛된 선비들 쫓아버리세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竹醉日移竹 2(죽취일이죽 2)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司馬賞客遊(사마상객유) :

사마천도 나그네로 떠돌고

夫子亦旅㝢(부자역여우) :

공자님도 천하를 떠돌았다네

新亭相對泣(신정상대읍) :

새 집에 와 서로 눈물 흘리니

數子眞兒女(수자진아녀) :

그대들 몇몇, 정말 아녀자구려

此君恥匏繫(차군치포계) :

박처럼 매달려 있는 것 부끄러워

所適天不阻(소적천부조) :

가는 곳이 어디라도 하늘은 막지 않네

何必登樓吟(하필등루음) :

어찌 반드시 누대에 올라 읊조려야하는가

信美亦吾土(신미역오토) :

진실로 아름다워라, 이곳도 내 살 땅이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竹醉日移竹 3(죽취일이죽 3)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

내야 마셔야 몇 잔에 그치지만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

그대는 마신다면 한 섬을 다 마시네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

당연히 거나하게 취하면

至樂相與敵(지락상여적) :

지극한 즐거움이야 서로가 맞수였지

兩臉若春融(양검약춘융) :

두 뺨은 봄기운처럼 무르녹고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

온갖 근심 얼음 녹듯 없어진다네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

어찌 반드시 많고 적음을 헤아리랴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

자기 주량에 따라 마시리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竹醉日移竹 4(죽취일이죽 4)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

승려 지둔도 사안석과 교유하였고

飽照愛惠林(포조애혜림) :

포조도 승려 혜림을 좋아했다네

自古龍象流(자고룡상유) :

예부터 시인은 스님과 교류했고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

수시로 스님은 시인과 놀았다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

시와 불법은 서로 꺼리지 않았으니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네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

다 같이 원숙하고 고요한 진리의 빛에 있으니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

어찌 자리 떠남에 근심하겠소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贈四友 1(증사우 1) 네 친구에게

 

昔在文陣間(석재문진간) :

옛날에는 문인들 속에 이름을 다고

爭名勇先購(쟁명용선구) :

이름 다투어 용맹하게 먼저 날뛰었다

吾嘗避銳鋒(오상피예봉) :

나는 일찌기 날카로운 칼날을 피했지만

君亦飽毒手(군역포독수) :

그대 또한 독한 손에 지쳐버렸구나

如今厭矛楯(여금염모순) :

지금은 창과 방패 싫어하여

相逢但呼酒(상봉단호주) :

서로 만나면 술만 달라고 하노라

宜停雙鳥鳴(의정쌍조명) :

마땅히 두 새 울음 그치게 하고

須念兩虎鬪(수념량호투) :

모름지기 두 호랑 싸움을 조심하여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贈四友 2(증사우 2)네 친구에게

 

陶朱雖相越(도주수상월) :

도주는 월나라 제상이지만

一舸泛溟渤(일가범명발) :

넓은 바다에 조각배 하나 띄웠다네

安石在晉朝(안석재진조) :

안석은 진나라 조정에 있으면서

雅賞東山月(아상동산월) :

동산 달을 운치있게 즐기었도다

今我與夫子(금아여부자) :

오늘날 그대와 나

豈是愛簪紱(기시애잠불) :

내가 어찌 벼슬을 사랑하리오

散盡東海金(산진동해금) :

동해의 금을 모두다 흩어버리고

行採西山蕨(행채서산궐) :

서산의 고사리나 캐러 가리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贈四友 3(증사우 3) 네 친구에게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

나는 겨우 술 몇 잔에 그치고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

그대는 반드시 한 섬 술을 마신다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

그러나 거나하게 취함에 이르러

至樂相與敵(지악상여적) :

아주 즐거워하기는 서로 다름없도다

兩臉若春融(량검약춘융) :

두 볼은 마치 봄이 무르익은 듯 하고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

일천 시름은 얼음인 듯 녹아버리는구나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

어찌 구태어 많고 적음 따질까보냐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

제각기 멋을 얻으면 그만인 것을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贈四友 4(증사우 4)네 친구에게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

지둔 스님은 사안석을 따랐고

鮑昭愛惠休(포소애혜휴) :

포소는 시를 쓰는 혜휴를 사랑하였다

自古龍象流(자고룡상류) :

예부터 고승들은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

항상 귀인들과 한께 놀았도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

시와 불법이 서로 방해되지 않거니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

고금이 한 언덕이 되었도다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

원적광 빛속에 함께 있으니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

어찌 서로 이별할 근심 있으리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寶石亭(보석정) 보석정  

 

石虎宮中有棘生(석호궁중유극생) :

대궐의 석호에는 멧대추나무 나 있고

銅駝陌上無人行(동타맥상무인행) :

번화했던 동타 거리엔 다니는 사람 하나 없네

危亭寶石半零落(위정보석반영락) :

우뚝한 보석정은 반이나 허물어지고

殘月依依照古城(잔월의의조고성) :

지는 달 희미하게 옛 성을 비추네

當時絲管盡悽咽(당시사관진처인) :

당시의 음악소리 한결같이 슬프고 목메인데

泛泛金觴隨曲折(범범금상수곡절) :

물 위에 띄운 술잔 굽이 따라 오갔네

中流空惜魏山河(중류공석위산하) :

위 무후는 강 중류에서 공연히 산하를 아까워했고

醉鄕不管陳日月(취향불관진일월) :

진 후주는 술에 빠져 나라를 다스리지 않았다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讀韓信傳(독한신전)한신전을 읽고

 

王孫朝飢依漂母(왕손조기의표모) :

왕손이 아침도 굶어 빨래하는 노파에게 의탁하고

國士無雙心自許(국사무쌍심자허) :

나라에 둘도 없는 선비라 마음속으로 인정 받았네

不將一劒驚少年(부장일검경소년) :

단 한 칼로 아이들을 놀라게 하지 않고

還把千金購降虜(환파천금구강로) :

도리어 천금을 주어 항복한 포로를 구하였네

當時破齊足自王(당시파제족자왕) :

그 당시 제나라 쳐부술 때 스스로 임금 되기 충분했지만

可憐與噲生爲伍(가련여쾌생위오) :

가련하구나, 번쾌와 함께 같은 편이 되다니

從來鳥盡弓必藏(종래조진궁필장) :

종래부터 새를 다잡으면 활은 반드시 감추는데

不用追思蒯生語(불용추사괴생어) :

깊이 생각해 괴생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扈從放榜(호종방방)

임금을 모시고 과거의 방을 붙이며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

주렴이 반만 걷힌 황금빛 찬란한 대궐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열) :

삼천 명 많은 선비 줄지어 늘어섰네

怱從丹階姓名傳(총종단계성명전) :

총총히 임금님 앞 계단에 나와 성명을 아뢰고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

청운의 뜻을 좇아 갈림길 밝히네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

아름다운 문장을 지으니 가치 더욱 높아지고

畫寫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

뱀을 그리는데 발 그리는 어리석음 감추기 어렵구나

老手曾經百戰餘(노수증경백전여) :

익숙한 솜씨 이미 백전의 노련한 사람들인데

今怪吳牛虛喘日(금괴오우허천일) :

시험날인 오늘은 오나라의 소처럼 헐떡이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燈 夕(등 석) 관등하는 저녁

 

電鞭初報一聲雷(전편초보일성뢰) :

번개채찍에 처음 우뢰소리 나자

春色先凝萬歲杯(춘색선응만세배) :

봄빛이 먼저 만수술잔에 엉기는구나

銀燭影中寒漏永(은촉영중한루영) :

은촛불 그림자 속에 누수는 차갑고

玉簫聲裏暖風催(옥소성리난풍최) :

옥피리 소리속에 따스한 바람 제촉하는구나

仙桃帶露枝偏重(선도대로지편중) :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는 가지가 무겁고

瑞莢含煙葉盡開(서협함연엽진개) :

연기를 머금은 상스러운 명협은 잎 활짝 피었다

輦路月明絲管沸(련로월명사관비) :

수레가는 길에 달이 밝고 온갖 풍악 들끓는데

翠蛾爭唱紫雲回(취아쟁창자운회) :

궁녀들 자운곡을 다투어 부르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崔太尉雙明亭(최태위쌍명정)

최태위의 쌍명정에서

謂公巢許寓城郭(위공소허우성곽) :

소부와 허유와 같은 숨어사는 선비라 하려니 성안에 살고있고

謂公虁龍愛林壑(위공기룡애림학) :

기룡 같은 현달한 재상이라 하려니 자연을 너무 사랑했네

千金買斷數畝陰(천금매단수무음) :

천금으로 몇 이랑의 땅을 사서

碧瓦朱欄開小閣(벽와주란개소각) :

푸른 기와 붉은 난간 갖춘 작은 집을 지었네

淸風冷冷午枕凉(청풍냉냉오침량) :

맑은 바람 시원하고 낮잠은 시원하고

蒼雲陣陣空庭落(창운진진공정락) :

두둥실 떠 있는 푸른 하늘의 구름, 그림자 뜰에 드리우네

求閑得閑識閑味(구한득한식한미) :

한가함 찾아 한가함을 얻으니 한가한 맛 알아

舊遊不夢翻階藥(구유불몽번계약) :

지난 날 놀던 섬돌 약초 뒤집을 꿈꾸지 않으리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傷杜相宅(상두상댁)두 제상의 집을 슬퍼하며

 

藥階會賞謝公苔(약계회상사공태) :

작약꽃 뜰에서 제상인 사공의 이끼를 감상했을 때

金鼎親調傅說梅(금정친조부설매) :

부열의 매실을 금 솥에서 친히 조리했었다

自許披雲開日月(자허피운개일월) :

구름을 헤치고 해와 달을 열라 스스로 허락했건만

時稱無地起樓臺(시칭무지기루대) :

누대 지을 땅 없다고 사람들 말했었다

炎州忽被蒼蠅弔(염주홀피창승조) :

염주에서 문득 파리 떼를 조상함을 보았단 말인가

華表難逢白鶴回(화표난봉백학회) :

화표로 돌아오는 백학을 만나기 어렵겠구나

新壁未乾三易主(신벽미건삼역주) :

새 벽이 마르기도 전에 세 번이나 바뀌는 주인

一聲隣笛不勝哀(일성린적불승애) :

이웃집 한 가닥 피리소리에 슬픈 마음 이길 수 없도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扈從放牓(호종방방) 방방을 호종하며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

황금 대궐, 반쯤 걷은 주렴에 붉은 해가 비춰들고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렬) :

많은 선비 삼천이나 기러기처럼  떼 지어 모여들었다.

忽從丹陛姓名傳(홀종단폐성명전) :

총총히 붉은 뜰에 올라 성명을 전하고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

푸른 구름에 걸음을 걸으니  길도 넓어지는구나.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

봉을 토해 글을 만드니 값은 더욱 높고

畫蛇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

화사착족 하다니 졸렬한 것 감추기 어려워라.

老手曾經百戰餘(로수증경백전여) :

익숙한 솜씨가 일찍 백 여 회 싸움 겪었는데

今怪吳牛虛喘月(금괴오우허천월) :

오나라 소가 보고 헐떡이는 것이 지금은 이상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 음중 팔 신선을 노래하다 

 

長齋蘇晉愛逃禪(장재소진애도선) :

장재하는 소진은 선으로 달아나기 좋아하고

脫帽張顚草聖傅(탈모장전초성부) :

모자 벗은 장전은 초서로 성인이로다

賀老眼花眠水底(하로안화면수저) :

하지장은 눈이 아찔하여 물속에서 잠자고

宗之玉樹倚風前(종지옥수의풍전) :

최종지는 옥수가 바람 앞에 기대고

汝陽日飮須三斗(여양일음수삼두) :

여양왕 진은 하루에 반드시 술 서말은 마셨고

左相晨興費萬錢(좌상신흥비만전) :

좌상 이적지는 새벽부터 만전을 썼도다

太白千篇焦遂辯(태백천편초수변) :

이태백의 시 천 수와 초수의 웅변

八人眞箇飮中仙(팔인진개음중선) :

여덟이 참으로 술 마시는 신선이로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韓相國江居(한상국강거)한상국의 강변 거처

 

鑿破雲根構小樓(착파운근구소루) : 

바위를 뚫어 작은 다락을 얽어놓으니

江山無限入簾鉤(강산무한입렴구) : 

무한한 강산이 발갈퀴에 들어오는구나

謝公不惜千金費(사공불석천금비) : 

사공은 천금 비용도 아끼지 않았고

范相應將一舸遊(범상응장일가유) : 

범제상이 응당 쪽배 타고 노닐것이니라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 

두 강물이 금실금실 제비꼬리처럼 갈라지고

三山杳杳隔鼇頭(삼산묘묘격오두) : 

세 산은 가물가물 자라머리처럼 떨어져있구나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 

지팡이 뒤를 따르기를 다른 해에 허락하면

共向滄洲狎白鷗(공향창주압백구) : 

함께 바다로 가서 갈매기와 친하겠습니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詠 雪(영설) 눈을 읊다

 

千林欲瞑已棲鴉(천림욕명이서아)

온 숲이 저물어 갈가마귀 깃드는데

燦燦明珠尙照車(찬찬명주상조거)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仙骨共驚如處子(선골공경여처자)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세상

春風無計管光花(춘풍무계관광화)

봄바람도 저 꽃들은 어쩌지 못하네

聲迷細雨鳴窓紙(성미세우명창지)

가랑비 소리인 듯 창호지를 울리고

寒引羈愁到酒家(한인기수도주가)

추위에 시름은 주막으로 발길 끌어

萬里都盧銀作界(만리도로은작계)

만리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

渾敎路口沒三叉(혼교로구몰삼차)

뿌여니 동구 앞 세 갈래 길 덮었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續行路難 1(속행로난 1) 속행로난

登山莫編怒虎鬢(등산막편노호빈) :

산에 올라서는 성난 호랑이의 수염 만지지 말고

蹈海莫採眠龍珠(도해막채면룡주) :

바다에 가서는 잠든 용의 여의주 구슬 캐지 마라

人間寸步千里阻(인간촌보천리조) :

인간의 잘못된 작은 한 걸음 천리를 망치고

大行孟門眞坦途(대행맹문진탄도) :

대행과 맹문 같은 험한 길, 오리려 평탄한 길

蝸角戰酣閙蠻觸(와각전감료만촉) :

작은 싸움에 오랑캐만 시끄럽게 한고

路岐多處泣楊朱(노기다처읍양주) :

갈림길 많아 양주도 울었다

君不見(군불견)그대 보지 못했는가,

嚴陵尙傲劉文叔(엄릉상오유문숙) :

엄자릉 오히려 유문숙 없신 여겨

七里灘頭一竿竹(칠이탄두일간죽) :

칠리난두에서 낚시질 한 것을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續行路難 2(속행로난 2) 속행로난

 

我欲飇車叩閶闔(아욕표거고창합) :

나는 바람수레로 하늘의 문을 두드리고 싶고

請挽大河洗六合(청만대하세육합) :

은하수를 당겨다 우주를 씻어내고 싶소

狂謀謬算一不試(광모류산일불시) :

어리석고 잘못된 계산이라 한번도 시험하고 싶지 않고

蹄涔幾歲藏鱗甲(제잠기세장린갑) :

자국에 고인 물처럼 작은 일에 몇 년이나 마음 버렸던가

峨洋未入子期聽(아양미입자기청) :

산과 바다 같은 이상, 받아줄 종자기 같은 친구 없고

熊虎難逢周后獵(웅호난봉주후렵) :

웅호는 주후의 사냥 행열 만나지 못 하였네

行路難歌正悲 (행로난가정비 ) :

행로난 노래는 정말 서글픈 것

匣中雙劍蛟龍泣(갑중쌍검교룡읍) :

갑속의 쌍검에 교룡이 우는구나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續行路難 3(속행로난 3)속행로난

 

顔巷枕肱食一簞(안항침굉식일단)

안회는 누항에서 팔을베고 한 바구니 밥을 먹었으며

東陵晝膳脯人肝(동릉주선포인간)

(도척은)동릉에서 점심으로 사람의 간을 회 쳐 먹었네

世間萬事眞悠悠(세간만사진유유)

세상의 모든 일이 진실로 아득하여

直道由來作人難(직도유래작인난)

곧은 길엔 원래 사람 노릇 어렵다네

我欲伸鉤斬曲几(아욕신구참곡궤)

나는 굽은 갈고리를 펴고 굽은책상을 베고자하니

要須平直如金矢(요수평직여금시)

바르고 곧기가 쇠 화살 같아야 하네

黃河正漲碧琉璃(황하정창벽유리)

황하를 푸른 유리 같이 맑게 하여

不著一點秋毫累(부저일점추호루)

추호의 더러움도 묻지 않게 하고 싶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送朴察院赴西都留臺(송박찰원부서도류대)

서도 유수로 부임하는 박찰원을 보내며

 

百雉城盤九仭巖(백치성반구인암) : 

아홉 길 암벽 위에 백 가퀴 둘린 성

繞城流水碧恬恬(요성류수벽념념) : 

성을 둘러 흐르는 물 푸르고 잔잔하도다

垂楊古驛煙迷路(수양고역연미로) : 

수양버들 늘어선 옛 역은 연기에 길이 아득하고

隔岸人家水拍簷(격안인가수박첨) : 

강 건너 인가엔 물이 처마 끝에 닿은 듯 하도다

往事如波山獨在(왕사여파산독재) : 

지난일은 물결같은데 산만 홀로 남았고

夕陽聞笛淚應霑(석양문적루응점) : 

석양에 피리소리 들으면 눈물을 금치 못하리라

風霜十月乘驄去(풍상십월승총거) : 

바람서리 치는 10월에 총마 타고 그대 가리니

始覺寒威倍舊嚴(시각한위배구엄) : 

추위가 지난 번보나 갑절이나 엄함을 비로소 깨닫도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崔尙書命樂府送耆老會侑歡

(상서명악부송기로회유환)

최상서가 악사들을 기로회에 보내어 놀이를 돕다

 

白髮相懽笑語開(백발상환소어개) :

백발노인들 모여 서로 즐기며 담소하니

只餘風月侑金盃(지여풍월유금배) :

오직 남은 바람과 달이 금빛 술잔을 권하는구나

却愁軒騎悤悤散(각수헌기총총산) :

도리어 수레와 말탄 손님 총총히 헤어질까 근심되어

故遺笙歌得得來(고유생가득득래) :

피리와 노래로 일부러 덩실덩실 보냈구나

醉倒始知天幕闊(취도시지천막활) :

유령은 취해 넘어져 하늘 막이 넓은 줄 알았고

歸時爭見玉山頹(귀시쟁견옥산퇴) :

비틀거리며 돌아갈 때, 옥산이 무너짐을 다투어 보았도다

夜闌草屋眠初覺(야란초옥면초각) :

밤 깊어 초갓집에서 자다가 깨어나니

正似瑤臺曉夢回(정사요대효몽회) :

신선 사는 요대의 새벽 꿈결에서 깨어난 듯 하도다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憩炭軒村二老翁携酒見尋(게탄헌촌이로옹휴주견심)

탄헌촌에 쉬는데 첨지가 술을 가지고 찾아 와서

  

​幽尋荒草徑(유심황초경) :

잡초 우거진 길을 그윽히 찾아나서

下馬繫枯柳(하마계고류) :

버들가지에 말을 매어놓았다네

何處白頭翁(하처백두옹) :

어디 사는 늙은인지

竝肩來貿貿(병견래무무) :

어깨를 나란히 터벅터벅 얼어오시네

山盤獻枯魚(산반헌고어) :

소반에는 마른 고기 올렸고

野榼供濁酒(야합공탁주) :

물통에는 막걸리 채워져 있다네

荒狂便濡首(황광편유수) :

골목에서 미친 듯이 정신없이 취해 떨어져

笑傲虛落間(소오허락간) :

오만함을 비웃는 듯이 빈 곳에 처하도다

雖慙禮數薄(수참례수박) :

비록 예절에는 보잘것 없어도

尙倚恩情厚(상의은정후) :

그 정의 터움은 오히려 고맙도다

倒載赴前程(도재부전정) :

거꾸로 말을 타고 앞길 말리니

村童齊拍手(촌동제박수) :

마을 아이들 일제히 손뼉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