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1786)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翁星原小影(제옹성원소영) 옹성원의 작은 초상화에 글을 붙임

산곡 2024. 9. 17. 10:35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翁星原小影(제옹성원소영)

옹성원의 작은 초상화에 글을 붙임

 

端莊雜流麗(단장잡유려) :

단정하고 씩씩함에 유창하고 아름다움이 섞여있다면

剛健含阿娜(강건함아나) :

굳세고 건장함에 곱고 연약함을 머금었구나.

坡公論書句(파공논서구) :

소동파가 평론한 글귀들

以之評君可(이지평군가) :

그것들로 그대를 평하는 게 옳은 것 같네.

此圖十之七(차도십지칠) :

이 그림의 십 분의 칠은

莊健則未果(장건칙미과) :

씩씩하고 건장하다고는 못하겠노라.

弗妨百千光(불방백천광) :

결코 방해되지 않노니, 백 가지 천 가지 빛깔이여

都攝牟珠顆(도섭모주과) :

모니의 청정한 구슬 한 덩이로 모두 거두어버리는구나.

惟是致君來(유시치군래) :

옳도다. 이곳으로 그대를 불러서

共我一堂中(공아일당중) :

나와 함께 한 집에서 마주 보는구나.

烏雲萬里夢(오운만리몽) :

오운이라 만 리 먼 곳의 꿈

海濤廻天風(해도회천풍) :

바다에는 거센 물결, 하늘에는 바람 회오리치네.

覃室儼侍歡(담실엄시환) :

담실을 공손히 모심이 기쁘고

蘇筵執役同(소연집역동) :

소연과도 일을 함께 한다.

文字聚精靈(문자취정영) :

문자는 정력과 영혼이 모여진다면

神理合圓通(신리합원통) :

신령스런 이치도 원활히 통할 것이다.

愧我慙雌甲(괴아참자갑) :

보잘것없는 내가 짝수의 날을 맞은 것이 부끄럽고

生辰又特別(생진우특별) :

태어난 시간 또한 특별하도다.

以君家墨緣(이군가묵연) :

그대의 집안과 그림의 인연으로 헤아리면

宜君生臘雪(의군생랍설) :

그대는 섣달 출생이 마땅하도다.

如何我生日(여하아생일) :

하필이면 이 내가 태어난 날이

而復在六月(이복재육월) :

유월달이란 말인가.

依然蘇與黃(의연소여황) :

소동파와 황산곡을 우연하게도

君我各分一(군아각분일) :

그대와 내가 하나씩 각기 나눠가졌구나.

飆輪轉大世(표윤전대세) :

바람바퀴 큰 세상을 돌아다니니

前夢吾夙因(전몽오숙인) :

지난날의 내 꿈은 나에게는 오랜 세월의 인연이구나.

笠屐存息壞(입극존식괴) :

입극은 저 식양 땅에 남아있거니

石帆叩梁津(석범고양진) :

양진은 석범에 물어보는구나.

秋虹結丹篆(추홍결단전) :

단전에 맺혀있는 가을 무지개

吐氣蟠嶙峋(토기반린순) :

토해낸 기운이 서리어 높이 솟아라.

回首石幢影(회수석당영) :

고개 돌려 석당의 그림자를 바라보니

息息與塵塵(식식여진진) :

숨결마다 속된 일들이도다.

擧似匡廬偈(거사광려게) :

사광려의 게송을 들어 보이니

坡像涪翁拜(파상부옹배) :

파상 소식 앞에 부옹 황정견이 절을 드리는구나.

金石申舊約(금석신구약) :

금석에다 옛 언약을 드러내니

銖縷窮海外(수루궁해외) :

저울 눈금 실오리도 바다 밖으로 다하는구나.

石銚鳴松風(석요명송풍) :

돌솥에 솔바람이 울리니

琅琴答天籟(랑금답천뢰) :

구슬 거문고는 천뢰에 답하는구나.

一念逾新羅(일념유신라) :

한 생각이 신라로 들어가니

竟有何人解(경유하인해) :

끝내 어떤 사람이 이치를 이해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