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83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早 起 (조 기) 일찍 일어나서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早 起 (조 기) 일찍 일어나서 宿霧初收江岸斜(숙무초수강안사)비탈진 강기슭에 어젯밤부터 끼었던 안개 막 걷히고 朝暾欲上動川華(조돈욕상동천화)아침 해 떠오르니 냇물이 반짝이며 흐르네 夜來一陣沙邊雨(야래일진사변우)밤새 한차례 모래톱에 비 내리더니 瓜蔓新添滿隴花(과만신첨만롱화)오이 덩굴이 두둑 가득 꽃을 새로 피웠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散 步 (산 보) 한산한 걸음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散 步 (산 보) 한산한 걸음 散步虛堂風滿身(산보허당풍만신)텅 빈 마루를 천천히 걸으며 바람이 온몸에 가득한데 蒲團三尺淨無塵(포단삼척정무진)석 자 부들방석은 깨끗해서 티끌 하나 없네 世間苦熱歸何處(세간고열귀하처)인간 세상의 무더위는 어디로 돌아갔을까 應在朱門炙手人(응재주문자수인)마땅히 고대광실에서 권세를 누리는 사람에게 있겠지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贈 僧 (증 승) 승려에세 지어 주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贈 僧 (증 승) 승려에세 지어 주다 少日耽詩兼愛禪(소일탐시겸애선)젊었을 때는 시에 빠지고 참선도 좋아해서 逢僧隨處染華牋(봉승수처염화전)승려를 만나면 가는 곳마다 좋은 종이에 먹을 묻혔네 如今衰懶都無興(여금쇠라도무흥)지금은 몸도 약해지고 게을러서 전혀 흥이 나지 않으니 悄坐暄簷檢舊篇(초좌훤첨검구편)따뜻한 처마 아래 조용히 앉아서 옛 시편이나 검사하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有 感 2(유 감 2) 느끼는 바가 있어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有 感 2(유 감 2) 느끼는 바가 있어 星漢迢迢月滿床(성한초초월만상)은하수는 아득히 멀고 달빛은 평상에 가득한데 夜深風露枕衾涼(야심풍로침금량)밤 깊으니 바람과 이슬에 베개와 이불이 서늘하네 羈人自是愁無寐(기인자시수무매)나그네는 본디 근심으로 잠 못 이루니 不恨蟲聲入耳長(불한충성입이장)벌레 소리 오래도록 들린다고 원망하지 않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有 感 1(유 감 1) 느끼는 바가 있어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有 感 1(유 감 1) 느끼는 바가 있어 八月燕沙早雁飛(팔월연사조안비)8월인데도 북녘 사막에는 기러기가 일찍 날아다니니 家家砧杵擣秋衣(가가침저도추의)집집마다 다듬잇방망이로 가을 옷을 두드리네 鳥蠻館裏悲歌發(조형만리비가발)오만관 안에서는 슬프고 애잔한 노래가 들리니 萬里行人正憶歸(만리행인정억귀)아득히 멀리 떠나온 나그네는 때맞춰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過八渡河(과팔도하) 팔도하를 지나며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過八渡河(과팔도하) 팔도하를 지나며  隴波高低隴水長(롱파고저롱수장)고개는 높았다가는 낮아지고 고개를 따라 흘러내리는물은 길게 뻗어 있는데 春陰垂野怪禽鳴(춘음수야기금명)봄철의 흐린 기운이 들판에 드리우니 괴상하게 생긴 새가 울어 대네 可憐八渡河邊柳(가련팔도하변류)가엾고 불쌍하네 팔도한 가에 늘어선 버드나무는 管送征人幾度行(관송정인기도행)먼 길 떠나는 사람들을 몇 번이나 배웅했을까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暗中棹舟記見(암중도주기견) 어둠 속에서 노를 저어 가면서 보이는 것을 적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暗中棹舟記見(암중도주기견)어둠 속에서 노를 저어 가면서 보이는 것을 적다  星漢玲瓏水府幽(성한령롱수부유)은하수 맑게 빛나고 용궁은 아득한데 櫓聲伊軋下中流(로승이알하중류)노 젓는 소리 삐거덕거리며 중류로 내려오네 江村近遠渾難記(강촌근원혼난기)강 마을은 가깝거나 멀거나 온통 적기 어렵고 明滅漁燈隔暗洲(명멸어등격암주)고깃배 등불만 어두운 물가 저 너머에서 깜빡 거리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贈學靈(증학령)학령 승려에게 지어주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贈學靈(증학령)학령 승려에게 지어주다  浿江形勝說繁華(패강형승설번화)대동강은 풍경이 뛰어나기로 소문이 무성한데 十一年來八度過(십일년래팔도과)11년 동안 여덟 번이나 들렀었네 浮碧永明長入夢(부벽영명장입몽)부벽루와 영명사가 늘 꿈에 보이니 舊遊時復對僧誇(구유시복대승과)옛날에 놀던 일을 이따금 되풀이해서 마주하고 있는 승려에게 자랑하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昨日爭碁滯後村(작일쟁기체후촌)어제는 바둑을 두며 뒷마을에 머물렀고 今朝東舍對淸尊(금조동사대청존)오늘 아침에는 동쪽 집에서 맑은 술동이와 마주하네 兒童見我驚相說(아동견아경상설)아이들이 나를 보고 놀라며 서로 말하기를 此老今年喜出門(차노금년희출문)이 늙은이가 올해는 문밖으로 나오기를 좋아한다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淸川江待舟久坐(청천강대주구좌) 청천강에서 오래도록 앉아서 배를 기다리며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淸川江待舟久坐(청천강대주구좌)청천강에서 오래도록 앉아서 배를 기다리며  蘋花雨過香濕衣(빈화우과향습의)마름꽃에 비 그치니 향기가 옷을 적시고 落日茫茫下沙渚(낙일망망하사저)저무는 해는 어렴풋하고 아득하게 모래톱에 내려않네 山腰黑雲拖雨來(산요흑운타우래)산허리 검은 구름이 비를 끌고 오니 晩風吹過前江去(만풍취과점강거)늦 바람이 불어와 앞 강을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