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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讀史述 九章 (독사술구장)

산곡 2023. 12. 10. 09:56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讀史述九章 (독사술구장)

 

[ 제1장 ]  夷齊(이제) : 伯夷(백이)와 숙제(叔齊).

 

二子讓國(이자양국),

두 아들은 나라를 양보하고

相將海隅(상장해우)。

서로 이끌고 바닷가로 달아났네.

天人革命(천인혁명),

하늘과 백성의 뜻에 따라 혁명을 일으키자

絕景窮居(절영궁거)。

자취를 감추고 외진 곳에서 살았다네

采薇高歌(채미고가),

고사리 캐며 높이 노래 부르고

慨想黃虞(개상황우)。

개탄하며 황제와 순임금을 생각하였네.

貞風淩俗(정풍릉속),

곧은 지조는 세속을 초월해

爰感懦夫(완감나부)。

겁 많은 자를 감동시키누나.

 

[ 제2장 ]   箕子(기자)

 

去鄉之感(거향지감)

고향을 떠나는 심정

猶有遲遲(유유지지)。

오히려 주저함이 있었네.

矧伊代謝(신이대사),

하물며 나라가 바뀌었으니 보이는 것

觸物皆非(촉물개비)。

모두 예전 같지 않았네.

哀哀箕子(애애기자),

애달픈 기자여,

雲胡能夷(운호능이)!

어찌 마음을 평정시킬 수 있었겠는가!

狡童之歌(교동지가),

교동(狡童)의 노래

淒矣其悲(처의기비)。

처량하고 슬프구나.

 

[ 제3장 ]   管鮑(관포) : 관중(管仲)과 포숙(鮑叔)

 

知人未易(지이미이),

사람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으며

相知實難(상지실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실로 어렵다네.

淡美初交(담미초교),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여야 아름다우며

利乖歲寒(이괴세한)。

이익이 어긋나도 변함이 없는 것이네.

管生稱心(관생칭심),

관중(管仲)이 만족스러우면

鮑叔必安(포숙필안)。

포숙(鮑叔)도 마음이 편했다네.

奇情雙亮(기정쌍량)

보기 드문 우정 서로를 빛나게 하니

令名俱完(영명구완)。

높은 명성이 영원히 전해오네.

 

[ 제4장 ]  程杵(정저) : 정영(程嬰)과 공손저구(公孫杵臼)

 

遺生良難(유생양난),

살아남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士為知己(사위지기)。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다네.

望義如歸(망의여귀),

의(義)를 위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允伊二子(윤이이자)。

두 사람은 참으로 훌륭하였네.

程生揮劍(정생휘검),

정영(程嬰)이 검을 들어 죽은 것은

懼茲餘恥(구자여치)。

부끄러움이 남아 두려워서였다네.

令德永聞(영덕영문),

아름다운 덕 영원토록 전해지고

百代見紀(백대현기)。

백대(百代)에 이르도록 기록되어 남으리라.

 

[ 제5장 ]  七十二弟子(72제자) : <孔子의 72제자>

 

恂恂舞雩(순순무우),

공손히 무우(舞雩)에서 수업 받은 공자의 제자들은

莫曰匪賢(막왈비현)。

현자(賢者)가 아닌 사람이 없었다네.

俱映日月(구영일월),

모두 해와 달처럼 빛났으니

共餐至言(공찬지언)。

함께 지극한 말씀 깨달았다네.

慟由才難(통유재난),

공자는 인재를 얻기 어려움에 애통해하였고

感為情牽(감위정견)。

마음은 제자들의 정에 이끌렸다네.

回也早夭(회야조요),

안회(顔回)는 일찍 죽었으나

賜獨長年(사독장년)。

오직 자공(子貢)만은 장수했다네.

 

[ 제6장 ] 屈賈(굴가) : 굴원(屈原)과 가의(賈宜)

 

進德修業(진덕수업),

도덕(道德)에 힘쓰고 학업을 닦는 것은

將以及時(장이급시)。

장차 때가 오면 세상 위해 일하려는 것이네.

如彼稷契(여피직설),

순임금 때 후직(后稷)과 설(契)과 같은 이들

孰不願之(숙불원지)?

누가 그들을 원하지 않았겠는가?

嗟乎二賢(차호이현),

아아, 굴원(屈原)과 가의(賈宜) 두 현자(賢者)는

逢世多疑(봉세다의)。

의심 많은 세상을 만났네.

候瞻寫誌(후첨사지),

굴원은 정첨윤(鄭詹尹)에게 점을 보며 자신의 뜻을 토로했고

感鵩獻辭(감복헌사)。

가의(賈宜)는 느끼는 바가 있어 복조부(服烏賦)를 지었네.

 

[ 제7장 ]  韓非(한비) 

 

豐狐隱穴(풍호은혈),

풍성한 털을 가진 여우는 깊은 굴속에 숨어 있어도

以文自殘(이문자잔)。

아름다운 털 때문에 스스로를 손상시키게 된다네.

君子失時(군자실시),

군자가 때를 놓치면

白首抱關(백수포관)。

머리가 허옇게 세도록 관문(關門)이나 지킨다네.

巧行居災(교행거재),

교묘한 행동은 재앙에 처하기 쉽고

忮辯召患(기변소환)。

거스르는 언변은 환란을 불러온다네.

哀矣韓生(애의한생),

슬프다 한비(韓非)여,

竟死《說難》(경사<세난>)。

결국 <세난(說難)>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었구나.

 

[ 제8장 ]  魯二儒(노2유) : <노나라의 두 선비>

 

易代隨時(역대수시),

왕조(王朝)가 수시로 바뀌니

迷變則愚(미변즉우)。

변화를 알지 못함은 어리석다고 하였네.

介介若人(개개약인),

강직한 노(魯) 땅의 두 선비는

特為貞夫(특위정부)。

덕이 출중하고 꿋꿋한 장부였다네.

德不百年(덕불백년),

덕을 쌓은 지 백 년이 못 되니

汙我詩書(오아시서)。

성현의 시서(詩書)를 더럽히는 것이라 하였네.

逝然不顧(서연불고),

결의하며 뒤돌아보지 않고

被褐幽居(피갈유거)。

거친 베옷 입고 숨어 살았다네.

 

[ 제9장 ]  張長公(장장공) : 장지(張摯)

 

遠哉長公(원재장공),

멀리 떨어져 있구나, 장공(長公)이여,

蕭然何事(소연하사)?

어찌하여 쓸쓸하게 지냈는가?

世路多端(세로다단),

세상의 길 갈림길이 많고

皆為我異(개위아이)。

모두 나의 뜻과 다르기 때문이었네.

斂轡朅來(염비걸래),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와서는

獨養其誌(독양기지)。

홀로 그 뜻을 지켰네.

寢跡窮年(침적궁년),

자취를 감추고 일생을 마치니

誰知斯意(수지사의)?

누가 이런 뜻을 알아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