眉叟 許穆(미수 허목). 獐合舊縣八景 (장합구현팔경)
장합구현팔경
[제 1 경]
卜居近林壑(복거근림학) :
사는 곳이 숲 골짜기에 가까워
愛此山水淸(애차산수청) :
산과 물이 맑아 이곳이 좋아라.
陶然想太古(도연상태고) :
즐겁게 태고의 시절 생각하며
窈窕無俗情(요조무속정) :
고요하여 속된 마음 사라지는구나.
蘭若隔雲壑(란약격운학) :
구름 낀 골짜기 너머 절간에선
淸曉聞鍾聲(청효문종성) :
맑은 새벽 종소리가 들려 오는구나
[제 2 경]
地僻少人事(지벽소인사) :
궁벽한 땅 일도 적으니
豈有塵累嬰(기유진루영) :
어찌 세소의 구속에 얽매이랴.
閑居喜幽獨(한거희유독) :
한가히 사니 외로움도 좋아
伴此林壑淸(반차림학청) :
이 숲의 골짜기 벗하며 알아간다.
日夕山更高(일석산경고) :
해 저물면 산은 다시 높아지고
前村暝色生(전촌명색생) :
앞 마을 어두운 빛 몰려드는구나.
高樹繞虛落(고수요허락) :
높은 나무들 빈 마을 에워싸고
依依烟上平(의의연상평) :
싱싱하게 안개 위에 가지런하여라
[제 3 경]
出谷復溪橋(출곡부계교) :
골짜기 벗어나니 다시 개울 다리
朝日照巖壁(조일조암벽) :
아침 햇살이 암벽에 곱게 비친다.
白雲從壑起(백운종학기) :
흰 구름 골짝에서 일어나고
郊原生草色(교원생초색) :
들판 언덕에 풀빛이 자라는구나.
溪南牧童在(계남목동재) :
시내 남쪽에는 목동 있어
跨牛穩吹笛(과우온취적) :
소 타고 편안히 피리를 부는구나
[제 4 경]
高樹臨西塢(고수림서오) :
큰 나무 서쪽 둔덕에 임해 있고
野亭俯磎橋(야정부계교) :
들판의 정자 개울가 다리를 굽어본다.
有客來相訪(유객래상방) :
길손이 와서 나를 찾아와
竟日話漁樵(경일화어초) :
종일토록 고기 잡고 나무하는 이야기한다.
言語盡淳朴(언어진순박) :
말마다 모두가 순박하니
風俗隔塵囂(풍속격진효) :
풍속이 시끄러운 속세와 막혔어라.
笑罷相送去(소파상송거) :
웃음 다하면 서로 헤어져 떠나는데
還愛古意饒(환애고의요) :
옛 뜻이 넘치는 것이 도리어 좋아라
[제 5 경]
春峽暮愈碧(춘협모유벽) :
봄 산골 저녁은 더욱 푸르고
景物晴更好(경물청경호) :
경치는 갠 뒤가 더욱 좋아라.
崔崒靑犁牛(최줄청리우) :
우뚝 솟은 청리우는
騰踔勢傾倒(등탁세경도) :
나는 듯 뛰는 듯, 형세가 가파르다.
天空月色出(천공월색출) :
텅 빈 하늘에 달빛 솟아오르니
遊氣淨如掃(유기정여소) :
흐르는 기운이 씻은 듯 깨끗하여라.
浩歌動高興(호가동고흥) :
호탕한 노래에 높은 흥취 일고
曠然遺塵惱(광연유진뇌) :
시원한 가슴 세상 근심 잊었어라.
賴有山中人(뢰유산중인) :
다행히 산중에 사람 있어
與我同懷抱(여아동회포) :
나와 함께 회포를 함께 하여라
[제 6 경]
嵺廓任疎蕩(교확임소탕) :
넓고 큰 뜻을 소탕함에 맡겨
得閑心獨忻(득한심독흔) :
한가로움 얻으니 마음은 기쁘다.
雁嶺孤鳥上(안령고조상) :
안령엔 외로운 새 날아오르고
日夕看歸雲(일석간귀운) :
해 지는 저녁 떠가는 구름 바라본다.
浮雲自無心(부운자무심) :
뜬구름은 절로 무심하고
我亦遺世紛(아역유세분) :
나 또한 세상 어지러움 잊고 산다.
拔俗巢與由(발속소여유) :
속세를 벗어난 소부와 허유
千載追淸芬(천재추청분) :
천년토록 그 맑은 향기 따르리라
[제 7 경]
磊落舊學亭(뢰락구학정) :
시원스런 저 구학정
層崖俯淸流(층애부청류) :
절벽에서 맑은 물 굽어본다.
坐石玩游鯈(좌석완유조) :
돌에 앉아 노니는 송사리 떼 구경니
得意仍淹留(득의잉엄류) :
뜻에 맞아은데 그대로 머물러 있다.
潛泳見天機(잠영현천기) :
고요히 헤엄치니 천기가 보이나니
此理何悠悠(차리하유유) :
이러한 이치 어이 그리 심원한가.
曠蕩莊周生(광탕장주생) :
활달하고 호탕한 장주는
相忘濠上遊(상망호상유) :
서로 잊고 호숫가에 놀았어라.
[제 8 경]
聖人旣已遠(성인기이원) :
성인 시대 이미 아득하거늘
鳳鳥久不來(봉조구불래) :
봉황도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至今淸溪濱(지금청계빈) :
지금까지도 맑은 시냇가에는
空餘翠石臺(공여취석대) :
취석대만 속절없이 남아 있어라.
嗟我抱琅玕(차아포낭간) :
슬프다 아름다운 구슬을 안고있지만
悵望徒自哀(창망도자애) :
시름없이 바라보며 스스로 슬퍼한다.
白日碧山靜(백일벽산정) :
낮에도 푸른 산은 고요하기만 한데
澹蕩知春廻(담탕지춘회) :
화창한 날씨에 봄 온 줄 알도다.
尋花恣幽步(심화자유보) :
꽃 찾아 이리저리 걸어다니니
此意何悠哉(차의하유재) :
이 마음 어찌 이리도 한가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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