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覺齋 何沆(각재 하항). 西臺八詠 (서대팔영 )

산곡 2024. 4. 29. 10:21

覺齋 何沆(각재 하항).   西臺八詠 (서대팔영 )

 

[제 1 영 ]  淵嶽朝暾(연악조돈)

 

嶽雲朝散日飛空(악운조산일비공)

산의 구름 아침에 흩어지자 해는 솟고

萬像虛明淑氣濃(만상허명숙기농)

온갖 모습 연못에 비치며 맑은 기운이 짙었구나

報道主人黃道去(보도주인황도거)

주인이 말하기를, 해가 궤도에 오르면

靈臺看了一輪紅(령대간료일륜홍)

정자에서 연못에 비치는 둥근 해를 보리라 말한다.

 

[제 2 영 ]  西山暮雨(서산모우)

 

一陰西鏖玉麻霏(일음서오옥마비)

한줄기 비 서쪽을 치니 고운 삼밭이 쏠리고

暝色生林不見輝(명색생림불견휘)

어둠 숲에서 머금어 햇빛은 보이지 않네

上面蒼蒼看帝面(상면창창간제면)

얼굴 들어 아득히 하늘을 바라보려고

主人要自啓松扉(주인요자계송비)

주인은 소나무 문을 열려 하네

 

[제 3 영 ]  沙汀春柳(사정춘류)

 

六霙初眹一溪春(육영초진일계춘)

눈은 시내에 봄소식 처음 알리고

萬柳生沙襯白銀(만류생사친백은)

모래밭의 온갖 버들 은색 옷 입었네,

滿蒼陰消道暍(만창음소도갈 )

땅에 가득한 푸른 그늘 길손의 더위 식혀

三庚儘作九秋人(강강진작구추인)

삼복에 완전히 가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리라

[제 4 영 ]  晴川秋月(청천추월)

 

星漢西流黑道橫(성한서류흑도횡)

은하는 서로 흐르고 달은 하늘을 가로지르는데

下天明處上天明(하천명처상천명)

밝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노니네

人在兩間些子少(인재양간사자소)

천지간에 있는 사람들 하찮다 하여

丹經誤說十洲汀(단경오설십주정)

단경에서는 신선 세상으로 잘못 말하네

 

[제 5 영 ]  孤村綠竹(고촌록죽)

 

猗猗蒼玉任黃荊(의의기창옥임황형)

무성한 대나무들 가시덤불에서 자라지만

自從文武一種生(자종문무일종생)

본래 문무에서 생겨난 품종이라네,

最愛孤村孤客伴(최앵고촌고객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외진 마을 외로운 나그네의 벗이라는 것

滿臺風致半寒莖(만대풍치반한경)

서대의 운치 절만은 차가운 대줄기 덕분이네,

[제 6 영 ]  四野黃雲(사야황운)

 

四野離離雨露深(사야리리우로심)

우로는 깊어 온 들에 곡식 가득하니

帝心無間古猶今(제심무간고유금)

어김없이 천심은 고금에 변함 없네

怪却野淸雲盡後(괴각야청운진후)

이상하구나! 들의 곡식 말끔히 추수했건만

家家一粒貴千金(가가일립귀천금)

집집마다 쌀 한 톨 천금보다 귀하네

 

[제 7 영 ]  苔巖釣魚(태암조어)

 

東海悠悠學太公(동해유유학태공)

동해에서 한가롭게 태공을 배우며

風綸不換萬侯封(풍륜불환만후봉)

바람 쐬며 낚시하는 것을 만후봉과 바꾸지 않네

南極故人難縮地(남극고인난축지)

남쪽에서 온 고인는 종종걸음하기도 어려워

未能從釣主人翁(미능종조추인옹)

주인옹 따라 낚시질 못하네

[제 8 영 ]  驛程行人(역정행인)

 

眼窮杳杳臺東路(안궁묘묘대동로)

시력이 다하도록 아득한 서대 동쪽 길을 바라보니,

白氣渾山客食朝(백기휘산객식조)

흰 기운 온 산을 뒤덮고 나그네 식사하는 아침이라

歸宿不知何處去(귀숙부지하처거)

돌아갈 곳 어디인지 모른채 길을 가니

勞勞驅馬日蕭蕭(노노구마일소소)

수고롭게 말을 몰지만 하루 내내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