簡易 崔岦(간이 최립). 題散畫六幅(제산화육폭)
낱그림 여섯 폭에 쓰다
[ 제 1 폭 ] 御風遊(어풍유): 바람을 타고 노닐다
猶有待而遊(유유대이유)
여전히 바람에 의지해서 노니는 것이니
往來多一事(왕래다일사)
쓸데없이 오갈 필요가 있을까
何如斗室中(하여두실중)
어찌 작은 방 안에서
自在泠然地(자재령연지)
맑소 시원한 경지 속에 스스로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
[ 제 2 폭 ] 對書眠(대서면): 책을 보다가 자다
日永松陰裏(일영송음리)
긴긴낮에 소나무 그늘 속
翛然老道人(소연노도인)
유유자적한 늙은 도인
看書雖有味(간서수유미)
책 읽는 것이 비록 재미있다고 해도
不似一眠眞(불사일면진)
늘어지게 한잠을 자는 것만 하겠는가
[ 제 3 폭 ] 倚松(의송): 소나무에 기대다
落落長松身(락락장송신)
가지가 길게 늘어진 키 큰 소나무 줄기에
頎頎人獨倚(기기인독의)
헌칠한 사람 홀로 기대고 있네
前蹊斷往來(전혜단왕래)
앞길에는 오가는 사람들 발길도 끊어졌는데
盡日泓崢裏(진일홍쟁이)
온종일 깊은 산속에서 누구를 기다리는가
[ 제 4 폭 ] 泊船(박선): 배를 대다
月生江有煙(월생강유연)
달뜨고 강에 안개 끼니
歸翼知脩薄(귀익지수박)
돌아온 새도 숲의 정취를 아는데
漁夫故無詩(어부고무시)
어부는 참으로 시흥도 모른는지
此時船已泊(차시선이박)
이때 벌써 배를 댔구나
[ 제 5 폭 ] 休杖(휴장): 지팡이 짚는 것을 멈추다
皤皤荷而杖(파파하이장)
짐을 메고 지팡이 짚은 머리가 허옇게 센 노인
何從來息肩(하종래식견)
어디에서 와서 짐을 내려놓고 쉬시 는가
世無西伯養(세무서백양)
세상에 노인을 돌봐주는 주나라 문왕이 없으니
且就淸陰眠(차취청음면)
우선 시원한 그늘 아래 누워서 쉬시려나 보네
[ 제 6 폭 ] 枕琴(침금) : 거문고를 베다
興在峨洋中(흥재아양중)
기막힌 아양곡 의 흥취가 남아서
醉後亦良己((취후역량기)
술에 취한 뒤에 또한 묵은 병도 벌써 나았네
橫琴而枕之(횡금이침지)
거문고를 타다가 베고 누우면 그만이지
甁空誰復恥(병공수복치)
병이 비었다고 누가 다시 부끄러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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