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簡易 崔岦(간이 최립). 題散畫六幅(제산화육폭)낱그림 여섯 폭에 쓰다

산곡 2024. 4. 22. 08:53

簡易 崔岦(간이 최립).    題散畫六幅(제산화육폭)

낱그림 여섯 폭에 쓰다

 

[ 제 1 폭 ]   御風遊(어풍유): 바람을 타고 노닐다

 

猶有待而遊(유유대이유)

여전히 바람에 의지해서 노니는 것이니

往來多一事(왕래다일사)

쓸데없이 오갈 필요가 있을까

何如斗室中(하여두실중)

어찌 작은 방 안에서

自在泠然地(자재령연지)

맑소 시원한 경지 속에 스스로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

 

[ 제 2 폭 ]   對書眠(대서면): 책을 보다가 자다

 

日永松陰裏(일영송음리)

긴긴낮에 소나무 그늘 속

翛然老道人(소연노도인)

유유자적한 늙은 도인

看書雖有味(간서수유미)

책 읽는 것이 비록 재미있다고 해도

不似一眠眞(불사일면진)

늘어지게 한잠을 자는 것만 하겠는가

 

[ 제 3 폭 ]  倚松(의송): 소나무에 기대다

 

落落長松身(락락장송신)

가지가 길게 늘어진 키 큰 소나무 줄기에

頎頎人獨倚(기기인독의)

헌칠한 사람 홀로 기대고 있네

前蹊斷往來(전혜단왕래)

앞길에는 오가는 사람들 발길도 끊어졌는데

盡日泓崢裏(진일홍쟁이)

온종일 깊은 산속에서 누구를 기다리는가

 

[ 제 4 폭 ]   泊船(박선): 배를 대다

 

月生江有煙(월생강유연)

달뜨고 강에 안개 끼니

歸翼知脩薄(귀익지수박)

돌아온 새도 숲의 정취를 아는데

漁夫故無詩(어부고무시)

어부는 참으로 시흥도 모른는지

此時船已泊(차시선이박)

이때 벌써 배를 댔구나

 

[ 제 5 폭 ]  休杖(휴장): 지팡이 짚는 것을 멈추다

 

皤皤荷而杖(파파하이장)

짐을 메고 지팡이 짚은 머리가 허옇게 센 노인

何從來息肩(하종래식견)

어디에서 와서 짐을 내려놓고 쉬시 는가

世無西伯養(세무서백양)

세상에 노인을 돌봐주는 주나라 문왕이 없으니

且就淸陰眠(차취청음면)

우선 시원한 그늘 아래 누워서 쉬시려나 보네

 

[ 제 6 폭 ]   枕琴(침금) : 거문고를 베다

 

興在峨洋中(흥재아양중)

기막힌 아양곡 의 흥취가 남아서

醉後亦良己((취후역량기)

술에 취한 뒤에 또한 묵은 병도 벌써 나았네

橫琴而枕之(횡금이침지)

거문고를 타다가 베고 누우면 그만이지

甁空誰復恥(병공수복치)

병이 비었다고 누가 다시 부끄러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