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翁 陸游(방옹 육유). 초하한거즉사(初夏閒居卽事)
초여름 한가롭게 지내며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巾脫冠欹八尺牀 (건탈관의팔척상)
두건頭巾과 갓 벗고 긴 평상平床에 기대니
竹陰槐影有餘涼 (죽음괴영유여량)
대나무 숲 그늘과 회화나무 그림자가 서늘하기 그지없네.
隨風花墮殘棋上 (수풍화타잔기상)
바람 따라 꽃잎이 두다 만 바둑판 위에 떨어지는데
引睡書抛倦枕傍 (인수서포권침방)
졸음에 겨워 베갯머리에 책 내던져 버렸네.
水漲沙鷗向人熟 (수창사구향인숙)
강물이 넘치니 모래밭의 갈매기도 사람한테 정답게 굴고
雨餘巢燕哺雛忙 (우여소연포추망)
비 갠 뒤 보금자리의 제비도 새끼 먹이느라 바쁘네.
尙嫌未愜幽情在 (상협미협유정재)
아직 만족스럽지도 않고 그윽한 정취情趣가 있을 것만 같아서
又喚漁舟渡野塘 (우환어주도야당)
다시 고깃배 불러서는 들녘의 연못을 건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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