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옹 육 유(1125)

放翁 陸游(방옹 육유). 과야인가유감(過野人家有) 시골집을 지나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산곡 2024. 10. 31. 07:40

放翁 陸游(방옹 육유).   과야인가유감(過野人家有)

시골집을 지나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縱轡江皐送夕暉 (종비강고송석희)

강가에서 말고삐를 늦추며 저무는 해를 배웅하는데

誰家井臼映荊扉 (수가정구영형비)

누구네 집 힘든 살림살이인지 사립문 안에서 비치네.

隔籬犬吠窺人過 (결리견폐규인과)

울타리 너머로 개가 짖으며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엿보는데

滿箔蠶飢待葉歸 (만박잠기대엽귀)

채반에 가득한 굶주린 누에는 뽕잎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네.

世態十年看爛熟 (세태십년간란숙)

세상 돌아가는 형편은 10년 동안 충분히 보았고

家山萬里夢依稀 (가산만리몽의희)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고향 산천은 꿈속에서나마 희미하게 보네.

躬耕本是英雄事 (궁경본시영웅사)

몸소 농사를 짓는 것은 본디 영웅의 일이니

老死南陽未必非 (노사남양미필비)

남양南陽에서 늙어 죽더라도 반드시 잘못된 일은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