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4수(북한산 4수) 북한산
[ 제 1 수 ]
老子晨裝興可知(노자신장흥가지)
늙은이의 새벽 옷차림을 보니 흥겨움을 알만하니
西巖寺裏趁良期(서암사이진량기)
좋은 시절에 서암사 로 가네
三峯直載媧皇石(삼봉직재왜황석)
세 봉우리는 큰 바위들을 곧게 이소 서 있고
百朵爭趨聖祖基(백타쟁추성조기)
온갖 꽃들은 궁궐을 따라 다투어 피었구나
濯足泉淸尋有路(탁족천청심유로)
물 맑은 탁족천 을 찾아가니 길이 있고
洗心樓迥坐移時(세심루형좌이시)
빼어난 세심대에 앉았다가 자리를 옮겨서 쉬네
諸君正促登高去(제군정촉등고거)
여러분이 때마침 재촉해서 높은 곳에 오르는데
把臂相看又一奇(파비상간우일기)
팔을 잡고 서로 바라보니 또한 하나의 기이한 인연 이로다
[ 제 2 수 ]
勝迹何須要衆知(승적하수요중지)
뛰어난 경치를 꼭 다 알 필요가 있겠는가
羣公好事集如期(군공호사집여기)
여러분이 좋은 일에 약속이나 한 듯 모였네
關防勢壯開新堞(관방세장개신첩)
새 성가퀴를 쌓아서 만드니 관문을 지키는 기세가 장하고
寺觀懸高鑿舊基(사관현고착구기)
높이 매달린 절은 옛터에 지어졌구나
會借遊人盤磗地(회차유인반부지)
사람들이 놀던 너럭바위를 빌려 모여서 쉬다가
推尋造物攫搏時(추심조물확박시)
조물주가 빚어 놓은 절경을 찾아가네
也應天餉吾行李(야응천향오행리)
하늘이 우리를 놀러 다니게 해준 것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
晴靄千峰最現奇(청애천봉최현기)
날이 개자 아지랑이가 수많은 봉우리에서 가장 기이한
모습을 드러내는 구나
[ 제 3 수 ]
仙分商量久自知 (선분상량구자지)
신선과의 인연을 헤아려 보니 오래된 줄 스스로 알겠는데
偶然留滯亦前期 (우연류체역전기)
우연히 오래 머물러 있어도 또한 전에 약속한 듯하네.
平生長往非無地 (평생장왕비무지)
한평생 오래도록 지낼 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終老幽棲合借基 (종로유서합차기)
늙어 죽을 때까지 그윽하게 살기에 알맞은 터로구나.
正耐從君攜酒處 (정내종군휴주처)
때마침 그대를 따라 술을 들고 가기에 좋고
更須看我倚樓時 (경수간아의루시)
더욱이 모름지기 누대樓臺에 기대 나를 돌아볼 때네.
山靑水白微吟罷 (산청수백미음파)
푸른 산과 깨끗하고 맑은 물을 작은 소리로 읊고 나니
不有玆行定負奇 (불유자행정부기)
이번 산행山行이 없었더라면 반드시 절경絶景을 저버렸으리라.
[ 제 4 수 ]
一度登臨一眼開(일도등임일안개)
한번 높은 곳에 오르면 눈이 번쩍 뜨이니
山靈與我默相催(산령여아묵상최)
산신령은 내게 말없이 오르라고 재촉하네
水光上接樓臺逈(수광상접루대형)
물빛은 위로 먼 누대에 잇닿았고
石幾橫欄日月回(석기횡란일월회)
바위를 뒤덮은 안개는 돌아오는 해와 달을 가로막는구나
拂袖俄從紅輭出(불수아종홍연출)
소매를 떨치고 잠시 티끌세상에서 벗어나
扶筇徐踏翠微來(부공서답취미래)
지팡이 짚고 천천히 산 중턱을 오르네
孤僧引到藤蘿外(고승인도등라외)
외로운 승려가 안내하여 등나무 덩굴 밖 절에 이르니
無限雲嵐照把桮(무한운람조파배)
끝없이 떠가는 구름이 내 술잔에 비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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