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退溪 李滉 [퇴계이황]. 戲作七臺三曲詩 10수[희작칠대삼곡시 10수] 재미로 일곱 대와 세 굽이 시를 짓다

산곡 2024. 10. 9. 18:47

退溪 李滉 [퇴계이황].   戲作七臺三曲詩 10수[희작칠대삼곡시 10수]

재미로 일곱 대와 세 굽이 시를 짓다

 

 [ 제 1 수 ] 丹砂曲[단사곡]

靑壁欲生雲[청벽욕생운] : 푸른 벽에는 구름이 생겨나려 하고

綠水如入畫[녹수여입화] : 푸른 강물이 그림처럼 드는것 같네.

人居朱陳村[인거주진촌] : 사람 사는곳은 주씨 진씨 마을인데

花發桃源界[화발도원계] : 꽃이 피어나니 무릉도원 경계로다.

安知萬斛砂[안지만곡사] : 어찌 알리오 일만 섬 들이 단사를

中藏天秘戒[중장천비계] : 속에 감춘 하늘의 비밀 경계하네.

嗟我昧眞訣[차아매진결] : 갑작스레 나는 참된 비결 탐하나

悵望聊興喟[창망료흥위] : 시름겹게 바라보며 한숨만 짓네.

 

[ 제 2 수 ]  川沙曲[천사곡] 

川流轉山來[천류전산래] : 흐르는 내 산을 맴돌아 돌아오니

玉虹抱村斜[옥항포촌사] : 예쁜 무지개 굽은 마을을 품었네.

岸上藹綠疇[안상애록주] : 언덕 위에는 푸른 이랑 윤택하고

林邊鋪白沙[임변포백사] : 숲 가에는 하얀 모래가 펼쳐졌네.

石梁堪釣遊[석량감조유] : 돌 다리는 낚시 즐기기 뛰어나고

墟谷可經過[허곡가경과] : 골짜기 언덕은 지나다니기 좋구나.

西望紫霞塢[서망자하오] : 서쪽을 보니 자주빛 노을진 마을

亦有幽人家[역유유인가] : 또한 그윽한 사람의 집이 있구나.

 

[ 제 3 수 ]   石潭曲[석담곡]

奔流下石灘[분류하석탄] : 세차게 흘러 돌 여울로 내려가서

一泓湛寒碧[일홍담한벽] : 한 웅덩이로 차고 푸르게 고였네.

躑躅爛錦崖[척촉란금애] : 철쭉 나무 비단 언덕에 화려하고

莓苔斑釣石[매태반조석] : 이끼가 낚시하는 돌에 아롱졌네.

白鷗似我閒[백구사아한] : 흰 물새는 나와 같이 한가하고

鯈魚知爾樂[조어지이락] : 피라미 물고기는 그 즐거움 아네.

何時辦小艇[하시판소정] : 어느 때에나 작은 배를 갖추어

長歌弄明月[장가롱명월] : 항상 노래하며 밝은 달 즐길까.

 



[ 제 4 수 ]  凌雲臺[능운대]

下有淸淸水[하유청청수] : 아래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있고

上有白白雲[상유백백운] : 위에는 희고 하얀 구름 넉넉하네.

斷峯呼作臺[단봉호작대] : 끊긴 봉우리 대로 이르러 부르고

登臨萬象分[등림만상분] : 임하여 오르니 많은 형상 베푸네.

盪胸生浩氣[탕흉생활기] : 가슴을 씻으니 큰 기백이 생겨나

超然離垢氛[초연리구분] : 초연하게 티끌 기운이 흩어지네.

豈但劉天子[기단유천자] : 다만 유 천자(한무제)와 화락하게

飄飄賞奇文[표표상기문] : 표표한 기이한 빛깔 완상하리라.

 

[ 제 5 수 ]    御風臺[어풍대]

至人神變化[지인신변화] : 사람 이르니 마음 감화돼 변하고

出入有無間[출입유뮤간] : 들어오고 나감 있고 없고 사이네.

泠然馭神馬[냉연어신마] : 경쾌하게 신령스런 말을 부려서

旬有五乃還[순유오내환] : 십 오일이에야 비로소 돌아왔네.

嗟哉聞百人[차재문백인] : 아 아 ! 일백 사람에게 들어보니

夏蟲不知寒[하충부지한] : 여름 벌레는 추위를 알지 못하네.

請君登此臺[청군등차대] : 그대에게 청하니 이 대에 오르면

不用朝霞餐[불용조하찬] : 아침 노을을 거두어 쓰진 말게나.

 

[ 제 6 수 ]   朗詠臺[낭영대]

躋攀出風磴[제반출풍등] : 잡고 오르니 돌비탈에 바람이 나오고

一眼盡山川[일안진산천] : 눈길 하나에 산과 내가 최고일뿐이네.

不有妙高處[불유묘고처] : 오묘하고 뛰어난 장소는 많지 않은데

焉知雲水天[언지운수천] : 수면같은 하늘과 구름을 어찌 알리오.

俯仰宇宙間[부앙우주간] : 굽어보고 우러러보며 우주에 섞이니

峨洋思古賢[아양사고현] : 높고 성대한 옛 어진이를 생각하네.

借問擲金聲[차문척금성] : 쇳 소리를 내 던지며 물어보니

何如沂上絃[여하기상현] : 기수 위의 거문고와 어찌 같으리오.

 

[ 제 7 수 ]   凝思臺[응사대]

褰裳度寒磵[건상도한간] : 바지 걷고서 찬 골짜기 물을 건너서

捫葛陟高崖[문갈척고애] : 칡을 붙잡고 높은 언덕에 올라보네.

老松盤巖顚[노송반암전] : 늙은 소나무 바위 꼭대기에 서리어

百霆猶力排[백무유력배] : 백번의 천둥을 오히려 힘써 밀쳤네.

刊除舊叢灌[간제구총관] : 깎아 다스려 오래된 숲에 물을대니

面勢幽且佳[면세유차가] : 드러난 형세 그윽하고 또 아름답네.

窅然坐終日[요원좌종일] : 한가한 듯이 종일토록 앉아 있으니

無人知我懷[무인지아회] : 나의 생각 알아주는 사람도 없구나.

 

[ 제 8 수 ]   考槃臺[고반대]

層臺俯絶壑[층대부절학] : 끊어진 골짜기의 높은 대에 누우니

下有泉鳴玉[하유천명옥] : 아래 있는 샘은 아름다운 소리내네.

西臨豁而曠[서림활이광] : 서쪽 내려다 보니 뚫린 골짜기 넓고

東轉奧且闃[동전오차격] : 동쪽에 옮기니 또 고요하고 깊구나.

翦蔚得佳境[전위득가경] : 숲을 베어내 아름다운 경치 얻으니

茅茨行可卜[모자행가거] : 띠풀 지붕이어 가히 헤아려 행하리.

隱求復何爲[응구부하위] : 숨어 탐구하니 다시 무엇을 위하나

優游歌弗告[우유가불고] : 품위있게 놀며 노래 알리지 않으리.

 

[ 제 9 수 ]   月瀾臺[월란대]

高山有紀堂[고산유기당] : 산 높아 나오고 평평함 있으니

勝處皆臨水[승처개림수] : 뛰어난 곳 모두 강물에 임하네.

古庵自寂寞[고암자적막] : 오래 된 절은 자연히 적막하니

可矣幽棲子[가의유처자] : 가히 쉬는 사람 조용할 뿐이네.

長空雲乍捲[장공운사대] : 긴 하늘에 구름이 잠깐 걷히니

碧潭風欲起[벽담풍요기] : 푸른 못에 바람 일어나려 하네.

願從弄月人[원종롱월인] : 바램은 달을 즐기는 사람 따라

契此觀瀾旨[계차관란지] : 인연 맺어 물결의 뜻을 보리라.

 

[ 제 10 수 ]   招隱臺[초은대]

晨興越淸溪[신흥월청계] : 새벽에 흥겹게 맑은 시내를 건너서

杖策尋雲壑[장책심운학] : 지팡이 짚고 구름 골짜기를 찾았네.

幽人在何許[유인재하허] : 조용히 사는 이 어느 곳에 있을까 ?

鬱鬱松桂碧[울울송계벽] : 무성한 소나무 계수나무 푸르구려.

山中何所樂[산중하소락] : 산 가운데 어떤 장소가 편안할까 ?

鳥獸悲躑躅[조수비척촉] : 새와 짐승들 머뭇거리며 슬퍼하네.

永懷不易見[영회불이현] : 오래 생각해도 만나기가 쉽지 않아

躊躇長太息[주저장태식] : 머뭇거려 망설이며 길게 한숨 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