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題扇(제선) 부채에 글을 쓰다
鑠景流空地欲蒸(삭경류공지욕증) :
쇠가 햇볕에 녹아 흐르고 땅도 찌는 듯한데
午窓揮汗困多蠅(오창휘한곤다승) :
점심때 창가에서 땀을 뿌리며 몰리는 파리에 성가시다
憐渠解引淸風至(련거해인청풍지) :
저 부채가 청풍을 끌어올 줄 아니 기특하니
何必崑崙更踏氷(하필곤륜경답빙) :
어찌 반드시 곤륜산에 가 얼음을 밟아야만 하랴
團扇生風足(단선생풍족) :
둥근 부채 바람이 잘 일으키니
秋來奈爾何(추래내이하) :
가을이 오면 너를 어이할까
爲君多少感(위군다소감) :
너를 위해 다소간 느낌이 있나니
寒熱不同科(한열불동과) :
차고 더움이란 본래 같이 논할 수는 없는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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