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120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遊漢江(유한강)한강놀이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遊漢江(유한강)한강놀이 楊花渡口繫蘭船(양화도구계란선) 양화도 나루에서 배를 타고 놀이를 하니 須言人間別有天(수언인간별유천) 인간 세상에도 별천지 있는 줄을 알겠네 何必神仙同鶴駕(하필신선동학가) 하필 신선과 같이 학을 타고 놀아야 하나 要將圖畵共龍眠(요장도화공룡면) 그림을 그리려면 화가 이백시(李伯時)에게 부탁할까 日明鼈背黃金浪(일명별배황금랑) 해는 자라등을 밝히니 황금빛 물결치는데 風撼龍頭碧玉濺(풍감룡두벽옥천) 비람은 용의 머리 흔드니 푸른 구슬 뿌리네 須挹西湖比西子(수읍서호비서자) 서호가 절경이라 한들 어찌 서시(西施)에 비할고 江山其奈興相牽(강산기내흥상견) 아름다운 이강산은 어찌 흥을 끌지 않으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題 堤川客館(제 제천객관) 제천 객관에서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題 堤川客館(제 제천객관) 제천 객관에서 邑在江山勝(읍재강산승) 고을의 강산이 아름다우니 亭新景物稠(정신경물조) 바라보는 경치도 조밀하다 烟光浮地面(연광부지면) 아지랑이는 지면에 떠 있고 嶽色出墻頭(악색출장두) 산이 담 머리에 솟아 있네 老樹參天立(노수참천립) 노송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고 寒溪抱野流(한계포야류) 시냇물은 들판을 돌아서 흐르네 客來留信宿(객래유신숙) 이곳에 이틀을 묵고 있으니 詩思轉悠悠(시사전유유) 시상이 아득히 떠오르고 있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煎茶(전다) 차를 끊이며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煎茶(전다) 차를 끊이며 絶愛仙茶妙(절애선다묘) 선다의 묘미 몹시도 좋아하여 幼從嶺外來(유종영외래) 어려서부터 령외 로 왔네 澹甁新汲水(담병신급수) 깨끗한 병에 맑은 물 길어다 古鼎故鳴雷(고정고명뢰) 옛 솥에 다림에 우레 소리 같도다 北焙分春早(북배분춘조) 그늘에 말림에 봄이 깊었고 南柯喚夢回(남가환몽회) 남가의 헛된 꿈 불러 깨운다 我如玉川子(아여옥천자) 내 옥천자 와 같아서 三椀要詩催(삼완요시최) 석잔의 차로 시 짓고 싶구나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賞蓮(상련)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賞蓮(상련) 荷花無數艶方池(하화무수염방지) 물이 가득한 연못에 연꽃이 수 없이 피었네 綠影紅香雨更奇(녹영홍향우경기) 푸른잎 그늘 붉은꽃 향기가 빗속에선 다시 기이해지네 盡日看看吟不足(진일간간음부족) 하루 종일 보고 읊어도 오히려 모자라서 晩涼扶杖立多時(만량부장입다시) 해 저물어 서늘해져서 지팡이 짚고 일러서곤 했다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小白山(소백산) 소백산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小白山(소백산) 소백산 小白山連太白山(소백산연태백산) 태백산에서 이어진 소백산은 逶迆百里揷雲間(위이백리삽운간)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 솟았네 分明劃盡東南界(분명획진동남계)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地設天成鬼破慳(지설천성귀파간) 한늘 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病中煎茶(병중전다) 병중에 차를 끊이며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病中煎茶(병중전다) 병중에 차를 끊이며 衰病年來渴轉多(쇠병년래갈전다) 금년들어 쇠한 병에 걸려 갈증 부쩍 심해지니 有時快意不如茶(유시쾌의불여차) 이따금 즐겁기는 차 마실 때 뿐이로다 淸晨危汲寒泉水(청신위급한천수) 맑은 새벽 찬 샘물을 길어와서는 石鼎閑烹金露芽(석정한팽금로아) 돌솥에다 한가로이 노아차(露芽茶)를 달인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送昌原府使朴公之任(송창원부사박공지임) 창원부사 박공의 임지로 보내며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送昌原府使朴公之任(송창원부사박공지임) 창원부사 박공의 임지로 보내며 憶昔重過月影臺(억석중과월영대) : 생각하면 옛날에 몇 번 월영대를 지났거니 檜山依舊翠成堆(회산의구취성퇴) : 회산은 옛날처럼 푸른빛이 무더기를 이루었구나. 高吟落日欲將去(고음낙일욕장거) : 지는 해를 읊조리며 데리고 가려 하여 爲喚孤雲猶不來(위환고운유불래) : 외로운 구름 불렀으나 여전히 오지 않는구나. 滄海有潮環古壘(창해유조환고루) : 넓은 바다에 조수가 있어 옛 진터를 감도는데 短碑無字半荒苔(단비무자반황태) : 작은 비석에 글자가 없어지고 거친 이끼가 반이나 되네. 風流太守仍文雅(풍류태수잉문아) : 풍류 태수는 문장의 멋을 알 것이니 爲我閑登酒一杯(위아한등주일배) : 나를 위해 한가히 올라 술 한 잔을..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林亭晩吟次岑上人韻(임정만음차잠상인운)숲 정자에서 산위의 사람의 운을 빌어 저녁에 시를 읊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林亭晩吟次岑上人韻(임정만음차잠상인운) 숲 정자에서 산위의 사람의 운을 빌어 저녁에 시를 읊다 城市那無隱者家(성시나무은자가) : 도시엔들 어찌 은자의 집이 없으랴 林亭幽絶隔鹿譁(임정유절격록화) : 숲 속 정자가 고요하여 세상의 어지러움 없도다. 年年爲種幾多樹(년년위종기다수) : 해마다 심은 나무 얼마나 되는지 續續自開無數花(속속자개무수화) : 저절로 피는 무수한 꽃들 白蟻戰酣山雨至(백의전감산우지) : 흰 개미 싸움이 한참인데 산에는 비 내리고 黃蜂衙罷溪日斜(황봉아파계일사) : 누런 벌 떼들 일을 마치니 개울물에 석양이 진다 移時軟共高僧話(이시연공고승화) : 시간이 지나 한가히 고승과 대화를 나누러니 石鼎松聲送煮茶(석정송성송자다) : 돌솥에 솔바람 일어 차를 다리게 한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휴일견기를 차운하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휴일견기를 차운하여 平生性癖愛吾廬(평생성벽애오려) : 평생 고질이 내 집을 좋아하는 것이라 閉闇焚香淨掃除(폐암분향정소제) : 한가히 향불 살라 깨끗이 소제한다네. 陶令但知樽有酒(도령단지준유주) : 도연명은 다만 단지에 술 있는 것만 알고 馮郞空嘆出無車(풍랑공탄출무거) : 붕랑은 부질없이 외출에 수레 없는 것만 한탄했네. 病餘身世渾成夢(병여신세혼성몽) : 병든 이 몸은 모든 것 꿈이 되고 老去文章欲著書(노거문장욕저서) : 늙어진 후에는 문장으로 책이나 쓰고 싶네. 名利到頭從自苦(명리도두종자고) : 명리는 스스로 괴로워지니 會須歸問鹿門居(회수귀문록문거) : 모름지기 돌아가 산간에 살 곳을 물어보리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懷(추회) 가을 회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懷(추회) 가을 회포 硫光冉冉不曾留(류광염염불증류) : 세월은 끝없이 흘러 머물지 않아 鳥帽西風怯白頭(조모서풍겁백두) : 벼슬이 서풍에 날아가 백두 될까 겁나네. 出處由來難自斷(출처유래난자단) : 나가고 물러서기 스스로 정하기 어렵고 閑忙自古不相謀(한망자고불상모) : 물러난 한가한 생활 예부터 바라지 않네. 陶潛歸去欣瞻宇(도잠귀거흔첨우) : 도잠은 돌아가 옛집을 기쁘게 바라보고 杜甫行藏獨倚樓(두보행장독의루) : 두보는 숨어 혼자 누각에 기대어 살았네. 我亦歸田曾有賦(아역귀전증유부) : 나도 전원으로 돌아가 글을 지으며 欲將身世老扁舟(욕장신세로편주) : 작은 배에 몸 실어 늙어가고 싶어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淸晨(청신) 맑은 새벽에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淸晨(청신) 맑은 새벽에 淸晨小坐擁緜錦(청신소좌옹면금) : 맑은 새벽 솜이불 안고 조금 앉아있으려니 窓日暉暉淨客心(창일휘휘정객심) : 창밖의 빛나는 햇살은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한다. 歲月幾何詩是史(세월기하시시사) : 흘러간 세월이 얼마인가, 내 시가 바로 역사인데 顔容如此酒爲箴(안용여차주위잠) : 얼굴이 이와 같으니 술을 조심해야 하오. 防身只有杜陵劒(방신지유두릉검) : 몸 지키는 일 오로지 두릉의 칼이요 垂橐曾無陸賈金(수탁증무육고금) : 늘어뜨린 주머니에는 일찍이 육고의 금은 없었다. 何日歸還仍乞骨(하일귀환잉걸골) : 어느 날에야 돌아와 강직함을 구걸하여 向鑱歸去斲人蔘(향참귀거착인삼) : 보습을 가지고 인삼을 캐어볼까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朝坐(조좌) 아침에앉아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朝坐(조좌) 아침에앉아 小窓扶坐倚烏床(소창부좌의오상) : 작은 창문을 붙들고 앉아 오상을 기대니 瘦骨如峰鬢似霜(수골여봉빈사상) : 여윈 뼈는 산봉우리 같고 살쩍은 서리 같구나. 多病已會嘗藥遍(다병이회상약편) : 병이 많아 이미 여러 가지 약 먹었고 怯凉猶復攬衣忙(겁량유부람의망) : 추위가 겁이나 옷 끌어당기기 바쁘구나. 蕪菁細切靑蔬軟(무청세절청소연) : 무우를 가늘게 썰으니 푸른나물이 연하고 薏苡新炊白粥香(의이신취백죽향) : 율무를 새로 끓이니 흰 죽이 향기로워라 萬事不如眠食隱(만사불여면식은) : 만사는 잠자고 먹는 것의 안온함만 못하거니 何須苦覓養生方(하수고멱양생방) : 어찌 모름지기 괴로이 양생하는 방범을 찾을 것인가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少日(소일) 젊은 날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少日(소일) 젊은 날 少日豪談奮雨髥(소일호담분우염) : 젊을 때에는 호방하여 말 탈 때 두 수염을 떨쳤는데 年來斂鑰遠人嫌(년래렴약원인혐) : 몇 년 전부터는 칼날을 거두어 남의 눈치도 멀리한다. 徒前宦路羊腸險(도전환로양장험) : 지금까지의 벼슬길은 양의 창자처럼 험했지만 抵老才名鼠尾尖(저로재명서미첨) : 늙어가니 재주와 명성은 쥐꼬리처럼 뾰족해졌네. 詩不驚人吟又改(시불경인음우개) : 시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못하니 읊고 또 고치고 酒能忘我醉還添(주능망아취환첨) : 술은 나를 잊게 하니 취하고 또 마신다. 欲書折簡招碁伴(욕서절간초기반) : 편지를 써서 바둑 친구를 불러 친구하려하나 凍筆如錐不可拈(동필여추불가념) : 언 붓이 송곳 같아서 집을 수조차 없구나.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風(추풍) 가을바람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風(추풍) 가을바람 茅齋連竹逕(모재련죽경) 띠풀 지붕의 서재는 대나무 길에 이어 있고 秋日艶晴暉(추일염청휘) 가을 날 곱고 맑은 햇살 비추네. 果熟擎枝重(과숙경지중) 열매는 익어 높은 가지에 무겁게 달려 있고 瓜寒著蔓稀(과한저만희) 오이는 차갑게 성근 덩굴에 매달려 있네. 游蜂飛不定(유봉비부정) 노는 벌은 쉴 새 없이 날기만 하고 閑鴨睡相依(한압수상의) 한가한 오리는 서로 기대어 조네. 頗識心身靜(파식심신정) 자못 몸과 마음이 고요한 줄 알았으면 棲遲願不違(서지원불위) 한가히 지내는 것 어기지 않기를 바라노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독좌(獨坐) 나 홀로 있으면서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독좌(獨坐) 나 홀로 있으면서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 찾는 이 없어 홀로 앉아 있으니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 뜰은 조용하고 날씨는 비올 듯 어둡네.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 연못에 물고기 요동치니 연꽃잎 움틀움틀 鵲踏樹梢飜(작답수초번) : 나무에 까치 앉으니 가지가 흔들흔들 琴潤絃猶響(금윤현유향) : 흐린 날씨에 거문고 눅어도 소리는 여전해 爐寒火尙存(로한화상존) : 화로는 차가워도 불기는 남아 있네. 泥途妨出入(니도방출입) : 진흙길에 우리집 출입이 어려우니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 종일토록 빗장은 걸어두어도 괜찮으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日(추일) 가을날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秋日(추일) 가을날 茅齋連竹逕(모재연죽경) : 대나무 오솔길로 이어진 초가 한 채 秋日艶晴暉(추일염청휘) : 가을날 맑고 고운 햇살 果熟擎枝重(과숙경지중) : 과일이 익어서 높은 가지 무거워 늘어지고 瓜寒著蔓稀(과한저만희) : 참외밭 싸늘해라, 참외 달린 덩굴이 드물다 遊蜂飛不定(유봉비부정) : 떠도는 꿀벌들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閑鴨睡相依(한압수상의) : 한가로운 오리, 떼 지어 노는구나 頗識身心靜(파식신심정) : 내 몸, 내 마음 편안한 것을 이제야 알아 棲遲願不違(서지원불위) : 고향에 물러나 편안히 쉬는 일이 이뤄졌구나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山居(산거) 산에 살면서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山居(산거) 산에 살면서 花潭一草廬(화담일초려) : 개성 땅 화담에 초가 한 간 瀟灑類僊居(소쇄유선거) : 신선처럼 맑고 깨끗하게 산다네 山簇開軒面(산족개헌면) : 앞쪽 창 열면 뭇 산들이 모여들고 泉絃咽枕虛(천현연침허) : 샘물은 베개머리에서 거문고처럼 노래하고 洞幽風淡蕩(동유풍담탕) : 골이 깊으니 바람소리 맑고 시원해 境僻樹扶疎(경벽수부소) : 사는 곳 구석지니 나무 울창하구나 中有逍遙子(중유소요자) : 이 가운데 한가하고 자유로운 사람 있으니 淸朝好讀書(청조호독서) : 청명한 아침 책 읽기를 좋아한다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憶村家(억촌가)시골집을 생각하며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憶村家(억촌가) 시골집을 생각하며 梅迎今日雨(매영금일우) : 매화는 오늘 비를 반기고 麥送故園秋(맥송고원추) : 보리는 고향 가을을 보내어온다. 最識還家好(최식환가호) : 고향에 돌아감이 좋은 줄 아나 那堪作宦愁(나감작환수) : 벼슬길 시름을 어찌 견딜까 江山雙蠟屣(강산쌍랍사) : 강산은 한 쌍의 밀랍 신발이요 天地一漁舟(천지일어주) : 천지는 한 척 고기잡이 배라네 歸去知何日(귀거지하일) : 돌아갈 날이 어느 날인지 안았다면 吾能昨夢遊(오능작몽유) : 나는 능히 어젯밤 꿈속을 고향에서 놀았으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處世(처세) 세상살이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處世(처세) 세상살이 處世三無慍(처세삼무온) 세상을 살아감에 세 가지에 성내지 말아야하니 安貧百無憂(안빈백무우) 분수에 만족하면 백가지 일이 근심이 없다네. 病中親藥餌(병중친약이) 병이 나면 직접 약과 음식을 잘 먹어야하는데 慵裏度春秋(용리도춘추) 게을러 세월만 보냈구나. 矍鑠身難健(확삭신난건) 굽히지 않으려도 몸이 이미 어려워 伶俜跡已浮(령빙적이부) 영비안 자취가 이미 허망하다 十年歸老計(십년귀로계) 십년간 돌아가려던 노인의 계획 湖海一扁舟(호해일편주) 강과 바다의 한 척 조각배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