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마감) 53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感泣奉謝贈金參奉(감읍봉사증김참봉) 감격하여 울면서 받들어 사례하여 김참봉 에게 주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感泣奉謝贈金參奉(감읍봉사증김참봉) 감격하여 울면서 받들어 사례하여 김참봉 에게 주다 此膝何會解屈人(차슬하회해굴인) 내 무릎을 일찍이 남에게 꿇은 적이 있던가 拜書今日却須眞(배서금일각수진) 서신에 절하는 오늘은 진정으로 꿇어야 겠네 白頭薄宦盆城子(백두박환분성자) 백발 나이로 미관말직에 있는 분성자 가 能視人親似已親(능시인친사이친) 남의 어버이를 자기 어버이처럼 생각해 주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2(취시솔의방필배민 2)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2(취시솔의방필배민 2) 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痛飮暢形神(통음창형신) 통음하여 형체와 정신을 풀어주고 諧謔同于人(해학동우인) 남들과 같이 농지거리도 해 가면서 隱惡卽揚善(은악즉양선) 악은 숨겨 주고 선은 드러내 주어 泛愛還有親(범애환유친) 두루 사랑하니 또 친한 이도 있네 田父及野老(전부급야노) 농부들 및 촌 늙은이들과 어울려 狎蕩盡潦倒(압탕진료도) 친압 방탕한 아주 산만한 모습으로 有問無不答(유눈무부답) 질문이 있으면 대답 안 한게 없거니 有邀肯辭造(유요긍사조) 초대가 있으면 어찌 가기를 사양하랴 囚跣或接客(수선혹접객) 쑥대머리에 맨발로 혹 손을 대해도 客喜反無責(객희반무책) 손은 되레 기뻐하고 책망하지 않네 吁汝盧寡悔(우여노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1(취시솔의방필배민 1)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1(취시솔의방필배민 1) 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吾父年丙辰(오부년병신) 내아버니 연세는 병진 생 이 신데 赢瘁自靑春(영췌자청춘) 청춘 시절부터 야위고 초췌하셨고 憂居不薑桂(우거불강계) 상중에는 강계도 못 잡수셨으니 遑望濕脚仁(황망습각인) 각습증이 낫기를 바랄 수 있으리오 吾母年丁巳(오모년정사) 내 어머니 연세는 정사 생 이 신데 勞心疾未已(노심질미이) 노심초사로 질병이 끊이지 않아 不得顧私親(부득고사친) 친정어머니를 돌봐 드리지 못하고 萬事懷孔悝(만사회공리) 오만 일로 걱정이 몹시 많으시네 外祖母誰依(외조모수의) 외조모는 누구를 의지한단 말인가 三歲添者稀(삼세첨자희) 삼세를 더하면 드문 나이라는데 有弟學未就(유제학미취) 아우는 아직..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歲暮戱題(세모희제) 귀양지 진도에서 세모에 장난삼아 짓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歲暮戱題(세모희제) 귀양지 진도에서 세모에 장난삼아 짓다 天地之東國以南(천지지동국이남) 천지의 동쪽 나라 남쪽 沃州城下數間庵(옥주성하수간암) 옥주의 성 밑에 두어 칸의 초당 有難赦罪難醫病(유난사죄난의병) 용서받기 어려운 죄와 고치기 어려운 병이 있고 爲不忠臣不孝男(위불충신불효남) 불충한 신하 불효한 자식이 되었도다 客日三千四百幸(객일삼천사백행) 귀양살이 삼천사백 일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니 生年乙亥丙辰慙(생년을해병진참) 을해년 에 태어나 병진년 지금까지 살아온 일이 부끄러워 汝慮守愼如無死(려노수신여무사) 너 노수신이 죽지 않고 살아서 報得君恩底事堪(보득군은저사감) 임금의 은혜를 무슨 수로 갚으려느냐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耆老宴作(기로연작)기로연 에서 지음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耆老宴作(기로연작) 기로연 에서 지음 壽到稀年且達官(수도희년차달관) 오래 살아 일흔 살에 재상 자리에 올랐지만 九人而已亦才難(구인이이역재난) 구인이 되기엔 재주가 턱없이 모자라네 金章鳩杖聯翩來(금장구장연편래) 금장과 구장을 연이어 내려주시어 入溪敞宇華筵開(입계창우화연개) 계곡의 탁 트인 집에서 축하 자리 벌였네 小至霜風振駞駱(소지상풍진타락) 소지 풍설이 락산 에 불어오니 今者不樂餘幾日(금자불락여기일) 오늘 아니면 몇 날이나 즐기리 我如老牛鞭不動(아여노우편부동) 채찍질해도 꼼짝 못하는 늙은 소 같은 이몸 未罷歡娛更蕭瑟(미파환오갱소슬) 즐거움이 끝나기 전에 다시 울적해 지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除夜獨酌有懷愴然(제야독작유회창연) 섣달 그믐날 밤 홀로 술을 마시다 슬픈 생각이 들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除夜獨酌有懷愴然(제야독작유회창연) 섣달 그믐날 밤 홀로 술을 마시다 슬픈 생각이 들다 落度羈鞿固(락도기기고) 불우한 신세는 굳게 속박되었지만 蕭條性命全(소조성명전) 적막한 곳에서 목숨은 보전하였네 連年逢竹爆(련년봉죽폭) 해마다 폭죽놀이 하는 날을 만나면 敍序逼天穿(서서핍천천) 명절 차례와 천천일 이 다가오누나 暮雨過沙谷(모우과사곡) 저녁 비는 사곡을 지나갈 터이고 東風散漢川(동풍산한천) 다슨 동풍은 한천에 흩어 지련만 屠蘇無所與(도소무소여) 도소주를 함께 마실 곳이 없으니 不守取拳眠(불수취권면) 수세도 말고 주먹 베고 잠이나 자련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4(적거사미 4)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4(적거사미 4)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靜夜深深意(정야심심의) 고요한 밤의 깊고 깊은 뜻을 十年今始諳(십년금시암) 오랜만에 오늘에야 비로소 알았네 更無時俗語(갱무시속어) 전혀 시속의 말은 하지를 않고 聊與聖賢談(료여성현담) 즐겨 성현들과 담론을 하노라니 散却孤燈影(산각고등영) 외로운 등잔 불빛을 흩뜨려서 尊爲百晦庵(존위백회암) 존귀한일백 회암이 되나니 昏沈何處着(혼침하처착) 혼탁한 이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造次見前參(조차견전참) 아무리 급한 때라도 앞에 드러나야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3(적거사미 3)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3(적거사미 3)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卓午微風度(탁오미풍도) 한낮에 실바람이 솔솔 지나갈 제 窓間獨坐安(창간독좌안) 창 앞에 홀로 편안히 앉았노라니 日光熏滿眼(일광훈만안) 훈훈한 햇볕은 시야에 가득하고 春氣盎歸肝(춘기앙귀간) 온화한 봄기운은 폐간까지 스며드네 忘裏襟懷叔(망리금회숙) 백사를 잊은 가운데 마음은 고요하고 閑中宇宙寬(한중우주관) 한가로운 가운데 우주는 넓기만 하네 政宜居敬釣(정의거경조) 정히 간략함으로 곤경에 처해야 하니 無所用心難(무소용심난) 마음 쓰는 데가 없는 건 어렵고 말고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2(적거사미 2)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2(적거사미 2)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晏飯眞當肉(안반진당육) 늦게 먹는 밥은 참으로 고기와 맞먹거니와 母陽又不多關(모양우불다) 밥을 식혀 급하게 먹지않고 많이도 안 먹네 齗須泉冷瀨(은수천랭뢰) 잇몸은 반드시 찬 샘물로 양치질하고 腹要手溫摩(복요수온마) 배는 반드시 손으로 따습게 문지르고 緩趾無踰閾(완지무유역) 바걸음은 천천히 하되 사립 밖을 안 나가고 怡顔且眄柯(이안차면가) 정원 나뭇가지 바라보며 얼굴을 펴기도 하네 萬錢誰飫筋(만전수어근) 그 누구는 만 전어치씩을 실컷 먹으면서 九陌競鳴珂(구맥경명가) 장안거리에 옥가를 타투어 울렸던고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1(적거사미 1)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謫居四味 1(적거사미 1) 귀양살이의 네 가지 맛수 力疾迎淸曉(역질영청효) 병을 무릅쓰고 맑은 새벽 맞이하여 閑梳百下輕(한소백하경) 한가히 머리 백번을 선뜻 빗어 내리니 血行通有竅(혈행통유규) 혈액은 잘 순환해라 통하는 혈관이 있고 風退散無聲(풍퇴산무성) 풍증은 물러가서 소리없이 흩어져 버렸네 落處疎疎鬊(락처소소순) 떨어진 고엔 듬성듬성 헐클어진 난발이요 勻來箇箇莖(균래개개경) 가저런히 빗은 머리는 낱낱 흰 실이로다 敬加程子服(경가정자복) 삼가 정자관을 머리에 쓰고 牢結仲由纓(뢰결중유영) 중유의 갓끈을 단단히 매노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3(야좌읍서삼율 3)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3(야좌읍서삼율 3)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義已如端木(의이여단목) 의리는 이미 단목사와 같거니와 恩何啻直卿(은하시직경) 은혜는 어찌 직경의 정도뿐이리오 頑甥辱敎訓(완생욕교훈) 못난 사위는 큰 교훈을 입었는데 順婦誤平生(순부오평생) 유순한 아내는 평생을 그르 쳤도다 薄命紅顔落(박명홍안락) 운명 기박해 고운 얼굴은 시들지만 深情白骨明(심정백골명) 깊은 정은 죽어서도 변함없고 말고 三從已無計(삼종이무계) 삼종의 계획이 이미 어긋났으니 死別莫呑聲(사별막탄성) 나와 사별하더라도 흐느껴 울지마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2(야좌읍서삼율 2)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2(야좌읍서삼율 2)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天地從夫義(천지종부의) 남편만 따르는 게 천지의 정의요 夷蠻出贅風(이만출췌풍) 처가살이하는 건 오랑캐 풍속인데 更緣虞薄業(경연우박업) 게다가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難與樂同宮(난여락동궁) 한집에서 같이 지내기도 어렵구나 汝弟猶圖永(여제유도영) 그래도 동생 너는 장구한 계책이 있지만 吾兄豈克終(오형기극종) 이 형이야 어찌 좋게 죽을 수 있겠느냐 滂沱萬行淚(방타만행루) 만 줄의 눈물 끝없이 줄줄 흘러라 獨坐在樊籠(독좌재번롱) 유배지에 갇혀 홀로 앉은 이몸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1(야좌읍서삼율 1)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坐泣書三律 1(야좌읍서삼율 1) 밤에 앉아 울면서 쓰다 邊徼烏音短(변요오음단) 변방 까마귀 울음소리는 짧은데 庭闈鶴髮雙(정위학발쌍) 두 어버이는 모두가 백발이로다 病悲權以制(병비권이제) 병든 슬픔은 그때 그때 억제하지만 喪欲失於庬(상욕실어방) 관직 잃은 도리는 풍요함을 잃었네 自覺心爲火(자각심위화) 화병이 생김은 스스로 깨닥거니와 誰看涕似瀧(수간체사롱) 줄줄 흐르는 눈물은 누가 보리오 百思終不極(백사종불극) 온갖 생각이 끝내 다하니 않아서 萬古有深江(만고유심강) 만고에 깊은 강처럼 한이 없어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又 題 (우 제) 또 제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又 題 (우 제) 또 제하다 臺榭凭高敞(대사빙고창) 높이 선 정자는 탁 트였고 窓欞逼海安(창령핍해안) 격자창은 바다에 가까워 안온하여라 佛來船霧重(불래선무중) 부처가 타고 온 배엔 안개가 짙고 仙去穴風寒(선거혈풍한) 신선이 떠난 암혈엔 바람만 차갑네 弱水三千里(약수삼천리) 약수는 삼천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銀河十二湍(은하십이단) 은하는 쏟아져 열두 여울이 됐는데 多歧在何處(다기재하처) 갈림길이 많기도 하니 선경이 그 어드 메뇨 擧首一天寬(거수일천관) 머리 들어 보니 하늘은 넓기만 하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偶 吟 (우 음) 우연히 읊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偶 吟 (우 음) 우연히 읊다 寄也歸而免(기야귀이면) 벼슬을 그만두고 전원에 돌아오니 居然到者稀(거연도자희) 슬그머니 찾는 사람 드물구나 誰從聖人欲(수종성인욕) 성인의 도를 따르고자 애는 썼지만 久昧大夫非(구매대부비) 오랜 벼슬살이에 그만 잊고 살았네 一理君臣契(일리군신계) 천리로 이어져 임금과 신하로 만났지만 深衷老病違(심충노병위) 늙고 병들어 깊은 충정은 어그러졌네 只應梅柳色(지응매류색) 다만 매화와 버드나무의 맑은 빛만은 依舊入霑衣(의구입점의) 예전처럼 옷깃 적시누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昇平百韻(승평백운) 승평에 대하여 100운을 읊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昇平百韻(승평백운) 승평에 대하여 100운을 읊다 絶鎭三韓外(절진삼한화) 머나먼 고을은 삼한의 밖이요 荒城百濟墟(황성백제허) 황량한 성은 백제의 옛터로다 原田甘咾堇(원전감로근) 들밭에 나는 제비쑥 을 달게 먹고 民庶盛觀旟(민서성관여) 백성들은 준여가 성대한 볼거리로다 瘴雨秋仍濕(장우추잉습) 장기 머금은 비는 가을에도 내리고 腥煙曉不祛(성연효불거) 비린 연기는 새벽까지 걷히질 않네 鑿耕親島嶼(착경친도서) 착경한 이들은 섬사람과 친근하고 遷도어虁魖(천도어기허) 유배된 사람은 기허를 방어하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別無悔(취별무회) 취하여 무회와 작별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別無悔(취별무회) 취하여 무회와 작별하다 烽火年三月(봉화연삼월) 봉화는 석 달을 연달아 올라갔고 艱虞劇半年(간우극반년) 고생 근심은 반년 동안 극심하였네 那堪會面地(나감회면지) 어찌 견디랴 서로 만난 이곳이 卽是送行筵(즉시송행연) 바로 송별의 자리가 되는 것을 歌扇侵罇淥(가선침준록) 가무하는 부채 그림자는 맑은 술잔에 비치고 吟髭落棗川(음자락조천) 읊조리는 턱수염은 조천에 비추이누나 북운천리모(북운천리모) 북쪽으로 천리 멀리 저녁 구름은 一望一潸然(일망일산연) 한 번 바라보고 한 번 눈물짓노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月夜寺門聽杜宇李崔請賦 (월야사문청두우이최청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月夜寺門聽杜宇李崔請賦 (월야사문청두우이최청부) 달밤에 절 문앞 두견새 우는 소리 듣고 이자정과 최경창 이 나에게 시 읊기를 청하다 向晩風涼進(향만풍량진) 석양 바람에 서늘한 기운 들어오고 長空素月懸(장공소월현) 너른 하늘엔 밝은 달이 걸렸는데 迢迢鳥聲苦(초초조성고) 저 멀리 두견새는 괴로이 울어대고 耿耿客愁連(경경객수련) 나그네 시름은 끝없이 이어지느나 尊酒三更盡(존주삼경진) 술잔은 삼경이 다하도록 기울이고 襟懷十載前(금회십재전) 회포는 십 년 전의 정을 토로하였네 平生杜員外(평생두원외) 평생에 두 원외는 不拜淚如泉(불배루여천) 절하지 못하여 눈물이 샘솟듯 했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崔正字慶昌攜酒相看(최정자경창휴주상간)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崔正字慶昌攜酒相看(최정자경창휴주상간) 정자 최경창이 술을 가지고 와서 만났다 瘧癘三秋忍(학려삼추인) 삼추의 학질이야 누가 견딜 수 있으랴만 風塵一月開(풍진일월개) 전란의 먼지는 한달 만에 할짝 걷혔네 賢人酒冷洌(현인주랭렬) 현인주의 맛은 시원하기만 하고 正字意胚胎(정자의배태) 정자의 뜻은 술을 시작하게 함이겠지 破戒緣生興(파계연생흥) 금주의 경계를 깬 건 흥이 나기 때문이요 忘言爲死灰(망언위사회) 말을 잊은 건 식은 재가 됐기 때문이라네 摧頹老癡漢(최퇴노치한) 쇠퇴한 이 늙은이 어리석은 놈을 非子復誰哀(비자부수애) 자네가 아니면 그 누가 슬퍼해 주겠는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自 挽 (자 만) 내 자신에 대한 挽詞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自 挽 (자 만) 내 자신에 대한 挽詞 自謂奇男子(자위기남자) 스스로 뛰어난 남자라 생각했지만 時稱惷丈夫(시칭준장부) 세상에서는 어리석은 사내라 일컬었네 山河眼孔入(산하안공입) 광활한 산하는 눈 안에 쏙 들어오고 纖芥復中無(섬개복중무) 뱃속에는 털끝만한 거리낌도 없었지 士欲懷綿漬(사욕회면지) 선비들은 술에 솜 담가 조문하려 하고 官須檢布憮(관수검포무) 관에서는 의당 포무를 살펴 지급하리 孤魂却先返(고혼각선반) 외로운 넋은 문득 먼저 고향에 돌아가 兩弟二親隅(량제이친우) 두 어버이 두 아우의 곁에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