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棋(기) 바둑
縱橫黑白陳如圍(종횡흑백진여위)
흑백이 종횡으로 에워싼 것처럼 진을 치니
勝敗專由取舍機(승패전유취사기)
승패는 오로지 때를 잡고 못 잡음에 달렸네.
四皓閑秤忘世坐(사호한칭망세좌)
사호가 은거하여 바둑으로 시국을 잊었고
三淸仙局爛柯歸(삼청선국난가귀)
삼청 신선들 대국에 도끼자루 다 썩더라.
詭謨偶獲擡頭點(궤모우획대두점)
뜻밖의 속임수로 세력 뻗을 점도 얻고
誤着還收擧手揮(오착환수거수휘)
잘못 두고 물러 달라 손 휘두르기도 하는구나.
半日輪贏更挑戰(반일윤영갱도전)
한나절 승부를 걸고 다시금 도전하니
丁丁然響到斜輝(정정연향도사휘)
바둑알 치는 소리에 석양이 빛나네.
*사호(四皓) : 진시황 때 난을 피해 상산(商山)에 숨은 네 은사(隱士).
동원공(東 園公), 기리계(綺里季),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녹里先生).
*삼청(三淸) :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으로 신선들이 산다는 궁의 이 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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