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율곡 이이(1536) 97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與山人普應下山至豐巖李廣文之元家宿草堂[여산인보응하산지풍암이광문지원 가숙초당]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與山人普應下山至豐巖李廣文之元家宿草堂[여산인보응하산지풍암이광문지원 가숙초당] 산인 보응과 더불어 산을 내려와 풍암 이광문(지원)의 집에 이르러 묵으며.  學道卽無著[학도즉무저] : 도를 배움에 곧 마땅함이 없으니隨緣到處遊[수연도처유] : 인연 따라 배우는 곳에 이르렀네.暫辭靑鶴洞[잠사청학동] : 별안간 푸른 학의 고을 사양하고來玩白鷗洲[래완백구주] : 흰 갈매기 물가에 와서 노는구나.身世雲千里[신세운천리] : 신세는 일 천 리의 구름속이오乾坤海一頭[건곤해일두] : 건곤은 오로지 바다가 시초라네.草堂聊奇宿[초당료의숙] : 초당에 편안히 의지하며 묵으니梅月是風流[매월시풍류] : 매화와 달빛 이것이 풍류로구나.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向臨瀛題祥雲亭[향임영제상운정] 임영(강릉)으로 향하다 상운정에 쓰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向臨瀛題祥雲亭[향임영제상운정]임영(강릉)으로 향하다 상운정에 쓰다. 秋風別楓嶽[추풍별금강] : 가을 바람에 금강산과 헤어지며斜日到祥雲[사일도상운] : 해가 기울어 상운정에 이르렀네.沙上千巖列[사상천암렬] : 모래 위에 많은 바위들 늘어서고松閒一路分[송간일로분] : 소나무 사이로 길 하나를 나누네.殷雷波捲海[은뢰퍄견해] : 격렬한 우레로 바다 물결 거두고疏篆雁成羣[소전안성군] : 篆字 새기던 기러기 무리 이루네.秣馬催程發[말마최정발] : 말에게 꼴먹여 떠날 길 재촉하니前山晚靄昏[전산만무혼] : 앞 산에 저녁 구름이 어두워지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泛 菊 [범 국] 국화를 띄우고.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泛 菊 [범 국] 국화를 띄우고. 爲愛霜中菊[위애상중국] : 가엾게 여기게 되는 서리 속의 국화꽃金英摘滿觴[금영적만상] : 노란 꽃부리를 따서 잔에 가득채웠네.淸香添酒味[청향첨주미] : 맑고 깨끗한 향기 맛있는 술에 보태니秀色潤詩腸[수색윤시장] : 빼어난 빛깔 시를 짓는 마음을 적시네.元亮尋常採[원량심상채] : 원량(도연명)은 항상 찾아서 채취하고 靈均造次嘗[영균조차상] : 영균(굴원)은 거처에서 처음 맛보았네.何如情話處[하여정화처] : 어떠한가 정담을 나누며 은거하면서詩酒兩逢場[시주량봉장] : 시와 술 자리 둘 다 만나는 곳이라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乞退蒙允感著首尾吟四絶名之曰感君恩 (걸퇴몽윤감저수미음사절명지일함군은)

​栗谷 李珥 (율곡 이이).   乞退蒙允感著首尾吟四絶名之曰感君恩(걸퇴몽윤감저수미음사절명지일함군은)퇴직을 간청하여 허락을 받으매 감격스러워서 수미음 4귀절을 읊어 '감군은' 이라 이름하다 君恩許退返鄕園(군은허퇴반향원)임금의 은혜 물러남을 허락받아 고향에 돌아오니, 古木荒灣栗谷邨(고목황만율곡촌)늙은 나무 쓸쓸한 물가 율곡 마을일세. 一味簞瓢生意足(일미단표생의족)도시락밥에 표주박 물 살아가기에 만족하니, 耕田鑿井是君恩(경전착정시군은)밭 갈고 우물 파는 것 모두 임금 은혜일세. 君恩許退謝籠樊(군은허퇴사롱번)임금의 은혜 물러남을 허락받아 얽매임 벗어나니,野逕蕭蕭獨掩門(야경소소독엄문)들녘 길 쓸쓸해라 홀로 문을 닫고 있네. 四壁圖書無外事(사벽도서무외사)네 벽엔 도서이고 바깥일 없으니, 草堂晴日是君恩(초당청일시군은)..

栗谷 李珥 (율곡 이이). 遊南臺西臺中臺宿于上院(유남대서대중대숙우상원). 남대·서대·중대에서 노닐고 상원사에서 묵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遊南臺西臺中臺宿于上院(유남대서대중대숙우상원)남대·서대·중대에서 노닐고 상원사에서 묵다 洞壑媚新晴(동학미신청)깊은 산골에 날씨 활짝 개었는데, 巖流淸有聲(암류청유성)바위에 흐르는 물소리 맑기도 하구나. 五臺引興深(오대인흥심)오대산 간 데마다 흥취에 끌리어, 苔逕芒鞋輕(태경망혜경)이끼 길에서도 발걸음 가볍다. 攀蘿凌絶頂(반라릉절정)다래 덩굴 휘어잡고 절정에 오르니, 白雲生翠屛(백운생취병)흰 구름 푸른 벼랑에 피어 일고. 俯覽衆山小(부람중산소)웅기중기 작은 산들을 굽어보니, 浩浩煙樹平(호호연수평)여기저기에 연기 낀 나무들이 펀펀하네. 冷冷石竇泉(랭랭석두천)돌 틈에 흐르는 차가운 샘물, 一飮遺世情(일음유세정)한 번 마시니 세상일 다 잊고. 禪房坐蒲團(선방좌포단)선방에서 포단(蒲團..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出東門(출동문) 동문을 나서며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出東門(출동문) 동문을 나서며 乾坤孰開闢(건곤숙개벽)하늘과 땅은 누가 열었으며, 日月誰磨洗(일월수마세)해와 달은 또 누가 갈고 씻었느냐. 山河旣融結(산하기융결)산과 내는 이미 얽혀져 있고, 寒署更相遞(한서갱상체)추위와 더위는 서로 교대한다. 吾人處萬類(오인처만류)우리네 사람은 만물에 처하여, 知識最爲巨(지식최위거)지식이 가장 으뜸 가노라. 胡爲類匏瓜(호위류포과)어찌 한 곳에 매달린 조롱박처럼 되어, 戚戚迷處所(척척미처소)쓸쓸하게 한 처소에 매여 있으랴. 八荒九州間(팔황구주간)팔방과 구주 사이에, 優遊何所阻(우유하소조)어디가 막혀서 자유로이 놀지 못하랴. 春山千里外(춘산천리외)저 봄빛 띤 산천리 밖으로 策杖吾將去(책장오장거)지팡이 짚고 내 장차 떠나가리. 伊誰從我者(이수종아..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新晴 遊通德山[신청 유통덕산] 새로 개이어 통덕산 에서 놀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新晴 遊通德山[신청 유통덕산]새로 개이어 통덕산 에서 놀다​幽人長夏不窺園[유인장하불규원] : 유인이 여름 내 동산을 살피지 못하다가爲多新晴出郭門[위다신청불곽문] : 새로 개이여 더좋게 되니 성곽 문을 나섰네.百派水交川勢闊[백파수교천세활] : 백 갈래 물이 섞이어 내의 기세는 거칠고千章樹合驛程昏[천장수합역정혼] : 무성히 큰 나무가 모여서 역참 길은 어둡구나.芳樽碧藉山頭草[방준벽자산두초] : 향기로운 술통에 산 머리 풀숲 푸른빛 빌리니落照紅拖海外雲[낙조홍타해외혼] : 낙조는 바다 밖의 구름을 붉게 끌어당기네.風弄笛聲挑客興[풍롱적성도객흥] : 바람 희롱하는 피리 소리 나그네 흥을 돋우고僧須留待月紛紛[승수류대월분분] : 스님이 잠깐 머물러 기다리니 달빛만 분분하구나.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贈參寥上人 2[증삼료상인 2] 삼요 스님에게 주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贈參寥上人  2[증삼료상인  2] 삼요 스님에게 주다.  高人冷笑世人忙[고인냉소세인망] : 고상한 사람 쌀쌀하게 비웃으며 세상 사람 애태우니一視衡門與畫堂[일시형문여화당] : 은자의 거처를 한번 보니 그림 같은 대청 함께하네.已判六根歸寂滅[이판육근귀적멸] : 여섯 근본을 이미 구별하여 적멸의 경지로 돌아가니應敎五濁自淸涼[응교오탁자청량] : 다섯가지 혼탁함을 응당 가르쳐서 스스로 청량하네.雲行嶺外難尋迹[운행령외난심적] : 구름이 가는 고개 밖에는 자취를 찾기 어렵고月印波心豈捉光[월인파심기착광] : 달빛이 박힌 물결 마음으로 어찌 세월을 잡을까 ?何似吾家眞樂地[하사오가진락지] : 어찌 우리의 집 같이 참되게 처지를 즐기며不求虛遠履平常[불구허원리평상] : 공허하고 심오한곳 구하지..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贈參寥上人 1[증삼료상인 1] 삼요 스님에게 주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贈參寥上人 1[증삼료상인 1] 삼요 스님에게 주다.  不領叢林爲養眞[불령총림위양진] : 도량을 차지하지 않고 참으로 수양하며 다스리니名韁豈到上根人[명강기도상근인] : 명예의 고삐로 어찌 불도 닦는 사람으로 이를까.一千里外萍蓬客[일천리외평봉객] : 일 천리 밖으로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四十年來雲水身[사십년래운수신] : 사십년이 되었으니 강물과 구름 같은 몸이라네.觀貌便知舂米熟[관모편지용미숙] : 모습을 보니 잘 익은 쌀을 찟 듯 편안함을 알고接機深訝箭鋒新[접기심아전봉신] : 사귈 때는 새로운 화살과 칼날처럼 의심 깊었지.猶嫌未吐煙霞語[유혐미토연하어] : 오히려 안개와 노을의 말씀 펴지 못함 싫어하니 洗却吳儂兩眼塵[세각화농양안진] : 나의 큰소리에 두 눈을 더럽히니 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哭聽松先生(곡청송선생)청송 선생을 곡하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哭聽松先生(곡청송선생)청송선생을 곡하다​嶽精偏毓碩人頎(악정편육석인기) : 산악의 정기 한쪽으로 몰려 위인의 풍채 훤칠하시어坐使儒林仰羽儀(좌사유림앙우의) : 앉아서 유림들로 하여금 신선의 면모 보게 하였네.雲翼未瞻搏北極(운익미첨박북극) : 붕새의 날개 북극에 오르는 것 아직 보지 못하였는데霜英還惜老東籬(상영환석노동리) : 서리 맞은 꽃부리가 동리에서 늙어지는 것이 아까워라.淸和風月流聲影(청화풍월유성영) : 맑고 온화한 바람과 달은 음성과 그림자에 흐르는 듯上下溪山入燕貽(상하계산입연이) : 아래 위의 냇물과 산은 편안히 수양하는 것 도와주었네滴盡平生壯夫淚(적진평생장부루) : 평생 장부의 눈물 여기서 다 뿌렸으니非斯爲慟爲伊誰(비사위통위이수) : 이런 분을 위하지 않고 누구를 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