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상촌 신흠(1566) 101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送吳安州 1(송오안주 1) 오안주를 보내며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送吳安州 1(송오안주 1)  오안주를 보내며  秋浦湘潭臥(추포상담와) : 추포 황신은 귀양가 누워 지내고仙源守塞隍(선원수새황) : 선원 김상용은 변방의 원님이 되었도다纔驚時晦別(재경시회별) : 방금전 시회 정엽과의 이별에 놀라고 又哭范翁亡(우곡범옹망) : 또다시 범옹 이수준가 죽어 곡을 하였다 世事有何好(세사유하호) : 세상사에 그 무슨 좋은 일 있나人生良苦忙(인생량고망) : 인생살이 참으로 고달프기만하다那堪西郭路(나감서곽로) : 어찌 차마 서쪽의 성곽 길가에更擧送君觴(경거송군상) : 그대 보내는 술잔 다시 들것인가

象村 申欽(상촌 신흠). 閑述 2(한술 2) 한가로이 짓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閑述 2(한술 2) 한가로이 짓다 習懶仍成性(습라잉성성) : 게으른 버릇 성격이 되어關門似避人(관문사피인) : 문을 닫고 세상을 피한 사람 같도다.文章眞小技(문장진소기) : 문장이란 참으로 하찮은 재주生事任長貧(생사임장빈) : 인생살이 부유하고 가난함에 맡겨버린다.過雨山容活(과우산용활) : 비 지나가자 산 모습 생기가 돌고濃陰樹影均(농음수영균) : 짙은 그늘 숲 그림자 두루 깔렸다.身名且無玷(신명차무점) : 명예 지위 아직은 탈이 없으나休恠偃經綸(휴괴언경륜) : 경륜 넘어지지 않음을 탓할 것 없도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閑述 1(한술 1) 한가로이 짓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閑述 1(한술 1) 한가로이 짓다 身閑有餘樂(신한유여악) : 한가하여 충분한 즐거움이 있거니一室似招提(일실사초제) : 하나의 이 방안이 절간 같도다.跡豈孫劉合(적기손류합) : 자취는 손권과 유비처럼 맞지 않지만名甘李杜齊(명감리두제) : 이름은 이백 두보가 나란하도다.藥欄踈雨後(약란소우후) : 약초 화단 이슬비 지나간 뒤에山逕宿雲迷(산경숙운미) : 산길의 저문 구름 흐릿하도다.盡日無人問(진일무인문) : 종일토록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어도深林但鳥啼(심림단조제) : 깊은 숲에 새들만 지저귀는구나.

象村 申欽(상촌 신흠). 九日(구일) 중양절 날

象村 申欽(상촌 신흠).   九日(구일) 중양절 날  連年從遠道(련년종원도) : 해마다 먼 길을 찾아가노니明日更重陽(명일경중양) : 내일 중양절에 다시 만나리라佳節那宜客(가절나의객) : 명절이 어찌 나그네에 어울리랴만孤懷只望鄕(고회지망향) : 외로운 속마음은 고향만 그리워한다오村醪應已白(촌료응이백) : 시골 막걸리 이미 익었을 것이고野菊亦能黃(야국역능황) : 들국화도 노랗게 피었을 것이네尙憶昇平樂(상억승평악) : 추억하노라, 즐겁던 태평 시절에携壺上翠岡(휴호상취강) : 술병 가지고 푸른 언덕에 오르던 지난 일들을

象村 申欽(상촌 신흠). 排悶(배민) 걱정을 떨쳐내고

象村 申欽(상촌 신흠).   排悶(배민) 걱정을 떨쳐내고 寂寞無人問(적막무인문) : 적막하여라, 찾는 이 하나 없고 支離有病吟(지리유병음) : 지루하며 고달픈 노래만 있구나干戈雖自昔(간과수자석) : 전쟁은 비록 예부터 있어왔지만喪亂少如今(상란소여금) : 지금과 같은 비참한 전쟁은 드물었다小草那宜出(소초나의출) : 소초가 어찌 산을 나옴이 타당하리오長途已息心(장도이식심) : 먼 길에서 이미 내 마음 가라앉혔다오平生流水曲(평생류수곡) : 평생에 양양하던 유수곡이여愁絶伯牙琴(수절백아금) : 백아의 거문고에 시름만 깊었구나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江陰縣獨坐(강음현독좌) 강음현에 홀로 앉아 世道有如此(세도유여차)세상 도리는 이러함이 있는데 天心知若何(천심지약하) 하늘의 마음은 대체 어떠한지 알겠는가才雖慙報主(재수참보주) 재주는 임금님께 보답 못함 부끄러워도國耳敢言家(국이감언가) 국사에 전념할 뿐 가사를 감히 말하리오古縣人烟盡(고현인연진) 옛 고을에는 사람의 자취 다하였고空林鬼火多(공림귀화다) 빈숲에는 도깨비불 자주 나타나는구나危途無限意(위도무한의) 위험한 세상 길 무한한 생각에獨立望京華(독립망경화) 나 홀로 서서 서울을 바라보고 있노라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 2首(영사 2수) 일을 읊어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 2首(영사 2수) 일을 읊어  丙辰秋九月(병진추구월)병진년 가을인 구월에 名姓再書丹(명성재서단) 이름과 성 또다시 죄안에 올랐다.丁巳年人日(정사년인일) 정사년 정월 인일 초이렛 날 蒼黃又出關(창황우출관) 황급하게 다시 관문 나왔었다. 經來五寒暑(경래오한서)추위와 더위 다섯 번 거쳐오며 歷盡幾艱難(력진기간난)몇 가지나 어려운 일 겪었던가. 却笑餘生在(각소여생재) 우습구나, 남은 인생살이 區區寄世間(구구기세간) 쓸모없이 세간에 붙어 있사는구나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淚洒壬辰歲(루쇄임진세) 임진년에 눈물 뿌렸는데 魂驚癸丑年(혼경계축년) 계축년에는 혼백이 놀래었단다. 浮生有如此(부생유여차) 덧없는 인생 이와 같은데 不死又胡然(불사우호연) 죽지 않음은 건 또 무슨 일인가.脚氣春猶重(각기춘유중) 각기병은 봄에는 더 뻣뻣하고 脾寒夜未眠(비한야미면) 엉덩이 차가워 밤엔 잠 못 이룬다.殘釭空耿耿(잔강공경경) 등잔불 공연히 깜박거리는데 伴我五更天(반아오경천) 나와 함께 오경의 밤을 친구한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秋夜(추야) 가을밤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산기운 차갑게 문에 드는데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 기운 숲 적셔 방울 진다.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은 몸과 함께 멀어지고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시골 사람들 자취는 벌써 한가하다.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은 시름 따라서 함께 길고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은 기러기와 함께 돌아왔구나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낙엽은 떨어지고 숲속 정자 고요한데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싸늘한 달은 푸른 물결에 떠내려간다.

象村 申欽(상촌 신흠).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

象村 申欽(상촌 신흠).    病後(병후)  앓고 난 다음  棄捐那足道(기연나족도) 버려짐을 어찌 족히 거론하랴 隨分且溫存(수분차온존) 분수를 따름은 또한 편안한 일이라. 不願公候伯(불원공후백)공후백 높은 벼슬 원치 않고 相依父子孫(상의부자손)아비, 자식, 손자가 의지하며 산다. 菜翻屧埋步(채번섭매보) 채소잎 무성하여 신이 묻히고 砧急響江村(침급향강촌) 방아소리는 급하게 강촌을 울린다. 倚杖疏林外(의장소림외)성긴 수풀 밖, 지팡이에 몸 기대니 蒼茫月掛園(창망월괘원)아득히 동산 위에 이미 달이 걸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