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소재 노수신(1515) 53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臺 上 (대상) 대위에서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臺 上 (대상) 대위에서 如山如海晩天空(여산여해만천공) 산 같고 바다 같은 저물녘 끝없이 열린 하늘 方丈蓬萊卽此通(방장봉래즉차통) 방장산과 봉래산도 곧 이곳에서 통하겠지 勞爾兩間流峙勢(노이양간유치세) 양쪽 사이 강과 고개의 형세가 애쓰니 一時收拾入昏瞳(일시수습입혼동) 잠깐 사이에 거두어져 흐린 눈속으로 들어오는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還表訓(환표훈) 표훈사로 돌아오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還表訓(환표훈) 표훈사로 돌아오다 緇流塡咽闖山門(치류전인틈산문) 승려들이 잔뜩 모여서 산 어귀를 엿보며 凈掃蒼苔駐白雲(정소창태주백운) 푸릇푸릇한 이끼를 깨끗이 쓸어내고 흰구름 머물게하네 賴有英靈如左右(뇌유영령여좌우) 다행스럽게도 영령들이 좌우에 있는 듯이 急馳南北舊移文(급치남북구이문) 북산이문을 남북을로 급하게 전했나 보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落 日 (낙 일) 저무는 해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落 日 (낙 일) 저무는 해 落日在籬根 (락인재리근) 저무는 해가 울타리 밑에 있으니 昏昏煙景重 (혼혼연경중) 연기煙氣 어린 아름다운 경치景致가 더욱 어두워지네. 風來動庭樹 (풍래동정수) 바람이 불어와 뜰의 나무를 흔들더니 復吹枯槁容 (복취고고용) 야위어서 파리한 이 얼굴에 다시 불어오는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和孤峯公佳月(화고봉공가월) 고봉공 김정金「가월(佳月」 시詩에 화답和答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和孤峯公佳月(화고봉공가월) 고봉공 김정金「가월(佳月」 시詩에 화답和答하다 本體曾無息 (본체증무식) 본체本體는 일찍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淸輝竟得全 (청휘경득전) 맑고 깨끗한 빛은 끝내 온전穩全하네. 但能昭萬物 (단능소만물) 다만 만물萬物을 비추면 되지 何必照重泉 (하필조중천) 구태여 저승까지 비출 필요가 있을까……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讀二首 2(야독이수 2) 밤에 책冊을 읽으며 두 수首를 짓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讀二首 2(야독이수 2) 밤에 책冊을 읽으며 두 수首를 짓다 坐久南冠整 (좌구남관정) 남쪽 초楚나라의 죄수罪囚 종의鍾儀처럼 갓을 단정端正히 쓰고 오래도록 앉아서 更長燈火明 (경장등화명) 기나긴 밤에 등燈불 환하게 밝히고 있네. 整冠對明火 (정관대명화) 갓을 바루고 밝은 등불과 마주하고 있으니 無送亦無迎 (무송역무영) 배웅할 사람도 없고 맞이할 사람도 없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讀二首 1(야독이수 1) 밤에 책冊을 읽으며 두 수首를 짓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夜讀二首 1(야독이수 1) 밤에 책冊을 읽으며 두 수首를 짓다 萬念俱灰寂 (만념수회적) 온갖 생각들이 다 사라져 버렸으니 孤襟不鬼窺 (고금불귀규) 외로운 마음을 귀신鬼神도 엿보지 못하리라. 西隣雞欲唱 (서린계욕창) 서쪽 이웃집에서 닭이 울려고 할 때가 是我讀書時 (시아독서시) 바로 내가 책冊을 읽을 때로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蛙 ( 와 ) 개구리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蛙 ( 와 ) 개구리 突眼無他技 (돌안무타지) 눈이 튀어나오고 별다른 재주도 없는데 昂頭妄自尊 (앙두망자존) 머리를 쳐들고 망령妄靈되게 잘난 체하네. 古人焚牡鞠 (고인분모국) 옛사람이 씨 없는 국화菊花를 불태워 너희를 해쳤으니 於汝實爲冤 (어여실위원) 너희에게는 참으로 원통寃痛한 일이었으리라.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蛇 ( 사 ) 뱀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蛇 ( 사 ) 뱀 爾生能毒物 (이생능독물) 네가 살아서는 생명체生命體를 해치지만 爾死能療人 (이사능료인) 네가 죽어서는 사람의 병病을 고치는구나. 利害旣如此 (이해기여차) 이해관계利害關係가 이미 이와 같으니 天公仁不仁 (천공인불인) 조물주造物主는 어질고도 어질지 못하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蟻 ( 의 ) 개 미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蟻 ( 의 ) 개 미 固已識君臣 (고이식군신) 본디 이미 임금과 신하臣下 사이의 의리義理를 알고 있는데 如何事戰爭 (여하사전쟁) 어찌하여 전쟁戰爭을 일삼을까. 紛紛强弱勢 (분분강약세) 어지럽게 강하고 약한 형세形勢에 의지해서 不斷慕羶情 (불단모전정) 누린내 그리워하는 마음을 끊지 못하는구나.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燕 ( 연 ) 제 비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燕 ( 연 ) 제 비 衆雛自識機 (중추자식기) 뭇 새끼들도 저절로 떠날 때를 아는데 却與宿何枝 (각여숙하지) 더불어 어느 가지에 깃들일까. 客興都無戀 (객흥도무련) 나그네의 흥취興趣는 전혀 그리워하지 않는데 遲留爲社期 (지류위사기) 입추立秋가 지나 떠날 날을 기다리며 오랫동안 머무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