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양촌 권근(1352) 96

陽村 權近(양촌 권근). 華月吟(화월음) 환한 달을 노래함

陽村 權近(양촌 권근).   華月吟(화월음) 환한 달을 노래함  昊天有華月(호천유화월) : 하늘엔 환한 달이 떠 있어 皎潔三五盈(교결삼오영) : 밝고 맑아 보름이 다가오면 둥글어지네. 淸光無私照(청광무사조) : 맑은 빛은 사사롭게 비추지 않고 萬里同一明(만리동일명) : 만리 먼 곳까지 한결 같이 밝혀주네 美人久不見(미인구불견) : 미인은 오래도록 보이지 않으니 遠在白玉京(원재백옥경) : 저 멀리 백옥같은 서울에 있나보다. 相思坐中夜(상사좌중야) : 한밤중에 생각하며 홀로 앉으니 爽氣侵軒楹(상기침헌영) : 상쾌한 기운이 마루에 가득하네. 彼月有時缺(피월유시결) : 저 달은 이지러질 때 있겠지만此心無變更(차심무변경) : 이 마음은 결코 변치 않는다네.道阻諒難悉(도조량난실) : 길이 막혀 진실로 다 알기 어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耽羅 (탐라) 탐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耽羅 (탐라) 탐라 ​蒼蒼一點漢羅山(창창일점한라산) : 파릇파릇 한 점 한라산이遠在洪濤浩渺間(원재홍도호묘간) : 만경창파 아득한 속에 멀리 있구나人動星芒來海國(인동성망래해국) : 사람이 별따라 이동해 섬나라에 오고馬生龍種入天閑(마생룡종입천한) : 말은 용의 자손을 낳아 하늘 울타리로 들왔구나地偏民業猶生遂(지편민업유생수) : 땅이 구석져도 백성들은 일이 있어 살아가고風便商帆僅往還(풍편상범근왕환) : 바람 불어 장사배가 겨우 오고 갈 뿐이로다聖代職方修版籍(성대직방수판적) : 성군시대의 직방에서 판적을 다시 만들 때此方雖陋不須刪(차방수루불수산) : 이 고장 구석지지만 부디 빠뜨리지 마옵소서

陽村 權近(양촌 권근). 到平壤城(도평양성) 평양성에 이르러

陽村 權近(양촌 권근).   到平壤城(도평양성) 평양성에 이르러 ​天寒重到浿江城(천한중도패강성) : 날은 차가운데 다시 평양성에 당도하니物色依然似有情(물색의연사유정) : 풍경은 의구하여 살아 있는 듯하다.潘鬢自嗟愁裏變(반빈자차수리변) : 반악의 귀밑머리 수심 속에 변해감을 탄식하고楚腰堪愛掌中輕(초요감애장중경) : 초나라 미인의 허리 사랑스러워 손안에도 가볍구나.離歌嫋嫋霏還咽(이가뇨뇨비환인) : 이별 노래 나긋나긋 슬픔 겨워 목이 메고美酒盈盈醉又傾(미주영영취우경) : 좋은 술 넘실넘실 취해도 마셨고 또 마셔奉使往還可日了(봉사왕환가일료) : 왔다갔다 사신 길 어느 날에야 끝이 나나今年却說去年行(금년각설거년행) : 금년에 들어서도 지난해의 일이 행해지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滿卽事(춘만즉사) 늦봄에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滿卽事(춘만즉사)  늦봄에 ​綠樹園林已暮春(녹수원림이모춘) : 동산의 파란 나무 이미 저문 봄이라綿蠻鳥語惱幽人(면만조어뇌유인) : 끝없이 지저귀는 새소리 사람 속을 다 태우네風吹弱柳初飛絮(풍취약류초비서) : 실버들에 바람 불어 버들 솜 날아雨壓殘花已委塵(우압잔화이위진) : 지는 꽃비에 눌리어 티끌에 버려졌네縱飮仍成長日醉(종음잉성장일취) : 실컷 마셔 하루 내내 취하더니吟詩能得幾篇新(음시능득기편신) : 시 읊어 몇 편이나 새로운 것 얻었는가今朝欲解餘醒在(금조욕해여성재) : 오늘 아침 남아있는 술독을 풀겠다고更覓淵明록酒巾(갱멱연명록주건) : 다시 도연명의 녹주건을 찾아보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五加皮(오가피) 오가피

陽村 權近(양촌 권근).    五加皮(오가피) 오가피 吾加稱有五星精(오가칭유오성정) : 오가피에 다섯 별의 정기 있다 하여 十月收根五月莖(십월수근오월경) : 시월에는 뿌리를 거두고, 오월에는 줄기를 거두었네. 豈但飮時喉自潤(기단음시후자윤) : 어찌 마실 때 목구멍만 부드러울 뿐이리오 能令老去眼還明(능령노거안환명) : 늙은이의 어두운 눈도 도로 밝혀준다네. 烹來茶鼎味何苦(팽래다정미하고) : 차 볶는 솥에 삶은 맛은 그리도 쓰더니 點入酒杯香益淸(점입주배향익청) : 한 방울 술잔에 들면 향기 더욱 맑아지네. 倘是仙方眞有效(당시선방진유효) : 아무튼 이 선약 참 효험 있나니 衰年齒髮可成嬰(쇠년치발가성영) : 늙은이의 치아와 모발이 어린아이 되겠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大同江(대동강) 대동강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大同江(대동강) 대동강  箕子遺墟地自平(기자유허지자평)기자의 옛터라서 땅이 절로 평탄한데 大江西拆抱孤城(대강서탁포고성)큰 강물 서쪽으로 틔어 외로운 성 감쌌구려 烟波縹渺連天遠(연파표묘련천원)물결은 아득아득 하늘 닿아 아스라하고 沙水澄明徹底淸(사수등명철저청)모래는 맑고 맑아 바닥까지 보이누나 廣納百川常混混(광납백천상혼혼)온갖 내 받아들여 언제고 넘실넘실 虛涵萬像更盈盈(허함만상경영영)만상이 잠기어라 빈 속에 가득찼네 霈然入海朝宗意(패연입해조종의)바다로 들어가는 조종의 뜻을 보소 正似吾王事大誠(정사오왕사대성)대국을 섬기는 우리님의 정성일레

陽村 權近(양촌 권근). 感懷(감회) 감회

陽村 權近(양촌 권근).    感懷(감회) 감회 大道有興替(대도유흥체)아! 대도는 성쇠가 있고 浮生多是非(부생다시비)부생은 시비도 많네 仲冬天氣暖(중동천기난)동지라 날씨가 따사로우니 宿霧日光微(숙무일광미)묵은 안개 햇빛이 희끄무레하네 朝市風流變(조시풍류변)조시에는 풍속조차 변해 버리고郊墟煙火稀(교허연화희)들녘에는 연화가 드물게 이네 時危無補效(시위무보효)위태로운 이 시대에 보탬은 없고 袍笏謾牙緋(포홀만아비)부질없이 관복에 큰 띠만 맸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還平壤登浮碧樓(환평양등부벽루) 평양에 돌아와 부벽루에 오르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還平壤登浮碧樓(환평양등부벽루)평양에 돌아와 부벽루에 오르다 ​古寺依蒼巘(고사의창헌) : 옛 절은 푸른 봉우리에 의지해 있고高樓拱碧波(고루공벽파) : 높은 누각은 푸른 물결 끼고 서있네.長郊平縹緲(장교평표묘) : 길고 넓은 들판은 아득하고遠岫列嵯峨(원수열차아) : 우뚝우뚝 먼 봉우리 늘어서있네.登眺煩懷豁(등조번회활) : 올라보니 답답한 마음 펴이고留歡醉興多(유환취흥다) : 머물러 즐기니 취흥이 가득하다.江中査可得(강중사가득) : 강에서 뗏목을 얻는다면直欲上銀河(직욕상은하) : 곧바로 저 은하수로 오르고 싶어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봄날 성남에서 본대로 느낀대로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봄날 성남에서 본대로 느낀대로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봄바람에 어느덧 청명절이 다가오니 細雨霏霏晩未晴(세우비비만미청) 가랑비 부슬부슬 늦도록 개질 않네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집 모퉁이 살구꽃 두루 활짝 피려 하는데 數枝含露向人傾(수지함로향인경) 이슬 먹은 두어 가지 내게로 기울이네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夜直書懷(야직서회) 야직하면서 적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夜直書懷(야직서회) 야직하면서 적다 ​院落深深夏夜淸(원락심심하야청) : 깊고 깊은 관아 건물에 여름밤이 청명한데 ​風吹錦帳暗香生(풍취금장암향생) : 바람이 비단 휘장에 불어 은은한 향기 풍기네. ​愚衷只是憂天意(우충지시우천의) : 어리석은 이내 충정 임금님 걱정에 ​耿耿無眠過五更(경경무면과오갱) : 생생히 잠 못 든 채 오경이 다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