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師(조지사) 지사를 조롱함

산곡 2025. 2. 6. 07:09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師(조지사) 지사를 조롱함

 

可笑龍山林處士(가소용산임처사)

가소롭구나 용산에 사는 임처사여

暮年何學李淳風(모년하학이순풍)

늘그막에 어찌하여 이순풍을 배웠나.

雙眸能貫千峰脈(쌍모능관천봉맥)

두 눈으로 산줄기를 꿰뚫어 본다면서두

兩足徒行萬壑空(양족도행만학공)

다리로 헛되이 골짜기를 헤매네.

顯顯天文猶未達(현현천문유미달)

환하게 드러난 천문도 오히려 모르면서

漠漠地理豈能通(막막지리기능통)

보이지 않는 땅 속 일을 어찌 통달했으랴.

不如歸飮重陽酒(불여귀음중양주)

차라리 집에 돌아가 중양절 술이나 마시고

醉抱瘦妻明月中(취포수처명월중)

달빛 속에서 취하여 여윈 아내나 안아 주시게.

 

*이순풍(李淳風)은 당나라 사람으로 역산(曆算)에 밝았고

혼천의(渾天儀)를 만들었다. *천체의 형상도 모르면서

땅의 이치를 안답시고 명당이라는 곳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산봉우리와 골짜기를 누비고 다녔으나 모두 헛수고를 한 것이니

그만 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조롱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