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교산 허균(1569) 98

蛟山 許筠(교산 허균). 佛頂臺(불정대) 불정대

蛟山 許筠(교산 허균).   佛頂臺(불정대) 불정대 衆谷星門大(중곡성문대)여러 골짜기에 성문은 크고千巖佛頂尊(천암불정존)온 골짝 중에 불정대는 높아라諸峯齊日觀(제봉제일관)여러 산봉우리를 갠 날에 보니瀑布瀉天門(폭포사천문)폭포는 천문에서 솓아지는 구나窅爾雲平壑(요이운평학)구름은 아득히 골짝에 깔려있는데俄然海浴暾(아연해욕돈)이윽고 바다에서 목욕한 해가 돋는다坐來星斗滅(좌래성두멸)자리에 앉으니 별들은 스러지고曙色動雞園(서색동계원)새벽빛이 계원에 움직여 오는구나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到郡登化鶴樓(도군등화학루) 군에 도착하여 화학루에 오르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到郡登化鶴樓(도군등화학루)군에 도착하여 화학루에 오르다 吏散空庭靜(리산공정정)아전이 흩어져 뜰은 비어 고요하고登樓豁遠情(등루활원정)누대에 오르니 가슴 환히 트여온다四山如拱揖(사산여공읍)사방 산은 팔짱끼고 읍을 하는 듯一水自紆縈(일수자우영)한 가닥 강물은 저절로 얽혀 흘러간다夕鳥迎人語(석조영인어)저녁 새는 사람 맞아 이야기 하고秋花盡意明(추화진의명)가을꽃은 제 뜻대로 피어 밝기만 하다翛然多野趣(소연다야취)온몸이 훌가분 하고 들판의 멋은 짙어가고忘却擁雙旌(망각옹쌍정)원님을 모시는 두 깃발마저 있어버렸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大關嶺(대관령) 대관령

蛟山 許筠(교산 허균).   大關嶺(대관령) 대관령 五日行危棧(오일행위잔)닷새 동안 아스라한 잔도를 건너今朝出大關(금조출대관)오늘 아침 대관령을 벗어났구나弊廬俄在眼(폐려아재안)내 집이 어느새 눈에 보이니遠客忽開顔(월객홀개안)먼 나그네 갑자기 얼굴을 펴는구나鉅野諸峯底(거야제봉저)큰 들에 여러 봉우리들 밑에 있다면長天積水間(장천적수간)긴 하늘을 쌓인 물 사이에 있구나微茫煙靄外(미앙연애외)희미하고 아득히 아지랑이 밖으로一點四明山(일점사명산)한점 솟은 산이 바로 사명산이구나

蛟山 許筠(교산 허균). 郭山東廂(곽산동상) 곽산의 동편 행랑

蛟山 許筠(교산 허균).   郭山東廂(곽산동상) 곽산의 동편 행랑 錦席奏哀絲(금삭주애사)비단 방석에 들려오는 애진한 거문고 소리胡姬復在玆(호희부재자)고운 오랑캐 계집 또다시 여기 있구나秋雲平海盡(추운평해진)가을구름 잔잔한 바다에 끝없이 깔리고瞑色赴杯遲(명색부배지)어둔 빛은 술잔에 더디 드는구나見慣人情熟(견관인정숙)익히 바라보니 인정이 친숙해지고驩終客意悲(환종객의비)즐거움이 다하니 나그네 마음 서글퍼 지는구나寒巖桂花在(한암계화재)차가운 골짜기에 계화가 피어 있으니招隱有新詩(초은유신시)숨어 사는 선비 불러 새로운 시나 지어보세

蛟山 許筠(교산 허균). 廣寧(광녕) 광녕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廣寧(광녕) 광녕에서 都護曾開府(도호증개부)일찍이 도호부가 개설되고中丞更築壇(중승경축단)중숭이 다시 단을 쌓았었다旌旗飜日暗(정기번일암)깃발들은 해를 가려 어둑하고戈甲照霜寒(과각ㅂ조상한)갑옷 창은 서리 비쳐 싸늘하구나碣石瞻天近(갈석첨천근)갈석산 쳐다보니 하늘은 가깝고開原拓地寬(개원척지관)개원이라 개척한 땅 넓기도 하다皇圖憑此壯(황도빙차장)중국 영토도 이 든든한 곳 의지하니貙虎尙桓桓(추호상환환)호랑이 같은 군졸들 지금도 당당하도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杏山(행산) 행산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杏山(행산)  행산에서 遠客愁無睡(원객수무수)먼 길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오지 않고新凉入鬢絲(신량입빈사)올 해의 차가운 바람은 귀밑머리 찾아든다雁聲天外遠(안성천외원)기러기 소리 하늘 밖에 멀어지고蟲魚夜深悲(충어야심비)밤 깊어 벌레소리 처량하게 들려온다勳業時裝晩(훈업시장만)공업을 세우기에는 때 장차 늦어지고魚樵計亦遲(어초계역지)어부와 나뭇꾼으로 돌아갈 계획도 늦어진다起看河漢轉(기간하한전)일어나 바라보니 은하수는 돌아가고曉角動城埤(효각동성비)새벽 고동소리는 성벽에 요동치는 구나

蛟山 許筠(교산 허균). 丁酉朝天錄(정유조천록) 정유조천록

蛟山 許筠(교산 허균).    丁酉朝天錄(정유조천록) 정유조천록 傳通抹桑寇(전통말상구)소식들으니 왜국이 우리나라 짓밟아와潛邀下瀨師(잠요하뢰사)바다에 목을 지켜 수군을 기습 하였다 하네戈舡俄渰水(과강아엄수)병선이 파도 속에 뒤집어져都護摠輿屍(도호총여시)통제사라 수사가 다 죽었다 하네漢將能誅粤(한장증주월)한나라 장군은 능히 월나라 베었지 마는周居恐邑岐(주거공읍기)주 나라는 두려워 기산으로 도읍 옮겼 다네中宵坐垂涕(중소좌수체)한밤중에 홀로 앉아 눈물 쏟으니憂憤有誰知(우분유수지)이 근심과 이 분통을 그 누가 알아 주리요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2(유회 2) 감회가 있어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2(유회 2) 감회가 있어 倦鳥何時集(권조하시집)지친 새는 어느때 모여들지 모르고孤雲且未還(고운차미환)외로운 구름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않는구나浮名生白髮(부명생백발)덧없는 이름 때문에 백발만 늘어가고歸計負靑山(귀계부청산)돌아갈 내 계획은 천산을 버리는 구나日月消穿榻(일월소천탑)세월은 부질없이 흘러만 가고乾坤入抱關(건곤입포관)천지는 벌써 밤이 되는구나新詩不縛律(신시불박률)새로운 시는 음률에 구속되지 않아且以解愁顔(차이해수안) 근심스런 얼굴을 풀어주는구나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1(유회 1) 감회가 있어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1(유회 1) 감회가 있어 功名非我輩(공명비아배)공명은 우리들 거 아니니書史且相親(서사차상친)책이나 우선 가까이 해본다泉壑待逋客(천학대포객)자연은 은자를 기다리는데津梁誰故人(진량수고인)진량에는 친구들 누구 있던가危途靑鬢換(위도청빈환)위태한 인생길에 푸른 귀밑 변해가고舊業白雲貧(구업백운빈)옛 살림살이 흰 구름 따라 점점 빈한하다但自賦歸去(단자부귀거)다만 귀거래를 노래한다면山中瑤草春(산중요초춘)산속의 아름다운 풀들은 봄빛이라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平壤旅夜(평양려야) 평양 여관의 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平壤旅夜(평양려야) 평양 여관의 밤 夕霽天氣冷(석제천기랭)저녁 비 개자 날씨 싸늘해지고閒房來遠風(한방래원풍)한가한 여관방에 먼 바람이 찾아든다誰知今夜會(수지금야회)누가 알리 오늘밤 이 자리에却有故人同(각유고인동)뜻밖의 임과 함께 만날 줄을月射金蕉白(월사금초백)차가운 파초에 달빛 비춰 하얗고花依鳳蠟紅(화의봉랍홍)꽃은 밀랍 촛불에 엉기어 빨갛구나鄕園望不極(향원망불극)고향 동산 바라봐도 끝이 없어消息碧雲中(소식벽운중)소식은 저 푸르른 구름 속에 전해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