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260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1(만한첨지 1)한 첨지에 대한 만사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挽韓僉知 1(만한첨지 1)한 첨지에 대한 만사 如蘭養子豈須科 (여란양자기수과)난초蘭草 같은 자식子息을 키웠으니 어찌 과거科擧가 필요할까. 九十全歸莫薤歌 (구십전귀막해가)아흔에 온전穩全히 돌아갔으니 만가輓歌는 부르지 마오. 生長邊城能辦此 (생장병성능변차)변경邊境의 성城에서 나서 자라 이처럼 힘써 일해 왔으니 吾將韓老向人誇 (오장한노향인과)내가 한 씨韓氏 어른을 사람들에게 자랑할 거외다.

澤堂 李植( 택당 이식). 歸休亭八景 4(귀휴정팔경 4) 귀휴정 주변 여덟 군데의 경치

澤堂 李植( 택당 이식).    歸休亭八景 4(귀휴정팔경 4)귀휴정 주변 여덟 군데의 경치문암귀승(門巖歸僧) : 문암門巖으로 돌아가는 승려僧侶 齋鐘隱隱何山寺 (재종은은하산사)범종梵鐘 소리 은은隱隱하게 들려오니 어느 산사山寺인가. 杖錫翩翩底處僧 (장석편편저처승)석장錫杖 짚고 나는 듯이 가니 어디 가는 승려僧侶일까. 歸去莫愁蘿逕黑 (귀거막수라경흑)돌아가면서 담쟁이덩굴 우거진 오솔길 어둑하다고 걱정하지 마시게. 夕陽猶在斷巖層 (성양유재단암층)층암절벽層巖絕壁에 저녁 햇빛이 아직도 남아 있으니……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前池柳絮(전지류서)앞 연못의 버들개지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前池柳絮(전지류서)앞 연못의 버들개지 飄然飛下自林端(표연비하자림단)숲 가에서 가볍게 나부끼며 날아내려더니 亂入方塘履碧湍(란입방당이벽단)네모진 연못에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 푸른 여울을 덮네 恰似洞房明鏡裏(흡사동방명경리)마치 규방의 맑은 거울속에 長風吹落雪花寒(장풍취락설화한)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운 눈송이를 불어 떨어뜨리는 듯 하구나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石室漫詠(석실만영)석실에서 마음대로 읊다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石室漫詠(석실만영)석실에서 마음대로 읊다 文章飽謝終何用(문장포사종하용)포조와 사령운 같은 뛰어난 문장을 어디에 쓸 것이며 動業蕭曹竟未奇(동업소조경미기)소하와 조참이 이룬 공적도 결국 기이한 것이 아니었지 林下日高春睡足(임하일고춘수족)숲속에 해 높이 뜨자 봄철의 노곤한 졸음이 넉넉한데 乾坤都付一希夷(건곤도부일희이)온 세상 모두 도의 본체에 맡기노라

蛟山 許筠(교산 허균). 與景武宿學仙堂(여경무숙학선당) 경무와 학선당에서 묵다

蛟山 許筠(교산 허균).    與景武宿學仙堂(여경무숙학선당) 경무와 학선당에서 묵다 故人能命駕(고인능명가)친구는 늘 나를 찾아와仍伴郡齋眠(잉반군재면)서로 어울려 고을 관아에 묵었다寵辱驚今日(총욕경금일)총애와 욕됨에 놀란 오늘悲懽說舊年(비환설구년)슬픔과 기쁨의 옛날을 이야기 한다天長霜雁怨(천장상안원)놓은 하늘 서리가 한스러운 기러기漏盡燭花偏(루진촉화편)밤은 깊어가고 촛불 꽃이 지는구나吏體吾方傲(리체오방오)관리의 품위 유지에 오만해 지는나滄洲憶釣船(창주억조선)창강에서 낚시배를 추억하노라

石洲 權韠(석주 권필). 正月三日,見雪有作(정월삼일,견설유작) 정월 초사흘에 눈을 보고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正月三日,見雪有作(정월삼일,견설유작)정월 초사흘에 눈을 보고 짓다 去年今日龍灣館 (거년금일룡만관)지난해 오늘 용만龍灣의 객사客舍에서 把酒曾題春雪詩 (파주증제춘설시)술잔을 들고 일찍이「춘설(春雪-봄눈)」시를 지었었지. 好事只今歸夢寐 (호사지금귀몽매)그 좋았던 술자리가 지금은 꿈속 같은 일이 되었고 天時依舊鬢如絲 (천시의구빈여사)계절은 변함이 없는데 귀밑털만 허옇게 세었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3(봉추 3) 가을을 맞아

象村 申欽(상촌 신흠).   逢秋 3(봉추 3) 가을을 맞아 百年今過半(백년금과반) : 인생 백년 이제 반을 넘겨雙鬢久成翁(쌍빈구성옹) : 양 귀밑머리 늙은이된 지 오래구나閉門秋色裏(폐문추색리) : 가을 경색 속에 문 닫아 걸고欹枕雨聲中(의침우성중) : 빗소리 들으며 베개에 기대어본다漂梗生涯薄(표경생애박) : 나뭇동강처럼 기구한 이 인생浮雲世事空(부운세사공) : 뜬 구름처럼 세상일은 허망하구나 鄕園長入望(향원장입망) : 멀리 고향 동산 바라보며天外送飛鴻(천외송비홍) : 하늘 밖 멀리 기러기를 날려보낸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8(월선정십영 8) 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月先亭十詠 8(월선정십영 8)월선정 주변의 열 가지를 읊다청설락장송(晴雪落長松) : 맑게 갠 날 큰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눈  滕六纔收萬木酣 (등육재수만목감)눈이 겨우 걷히니 수많은 나무들이 술에 취한 듯 蒼髥渾似老瞿曇 (창염혼사노구담)잿빛이 된 수염鬚髥이 흡사 늙은 부처 같네. 朝暾欲上微風起 (조돈옥상미풍기)아침 해 떠오르는데 산들바람이 일어 眩眼瓊葩落玉毿 (현안경파락옥삼)옥玉 같은 꽃이 옥 털처럼 떨어지니 눈이 부시어 어지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