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농재 이익(1629) 93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驪 江 (여 강) 여강驪江에서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驪 江 (여 강) 여강驪江에서 秋風客路轉幽深 (추풍객로전유심)가을바람 부니 나그넷길 더욱 깊숙하고 그윽하니憑仗詩情動旅吟 (빙장시정동여음)시흥詩興에 의지해 나그네 마음을 읊네.晩向淸心樓下渡 (만향청심루하도)저물녘 청심루淸心樓 아래서 강을 건너 卻來神勒寺前臨 (각래신륵사전임)신륵사神勒寺로 돌아가 그 앞에 섰네.天光怳見無塵界 (천광황견무진계)맑게 갠 하늘빛은 청정淸淨한 세상을 보는 듯하고水勢難遮注海心 (수게난차주해심)물살은 바다로 흘러가고 싶은 마음을 감추기 어렵구나.去入靑山山更好 (거입청산산경호)푸른 산에 들어갈수록 산이 더욱 좋으니可能留意此中尋 (가능류의차중심)마음에 새겨 두어 이 산속을 찾아올 수 있을까.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4(북한산 4) 북한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4(북한산 4) 북한산 一度登臨一眼開(일도등임일안개)한번 높은 곳에 오르면 눈이 번쩍 뜨이니山靈與我默相催(산령여아묵상최)산신령은 내게 말없이 오르라고 재촉하네水光上接樓臺逈(수광상접루대형)물빛은 위로 먼 누대에 잇닿았고石幾橫欄日月回(석기횡란일월회)바위를 뒤덮은 안개는 돌아오는 해와 달을 가로막는구나拂袖俄從紅輭出(불수아종홍연출)소매를 떨치고 잠시 티끌세상에서 벗어나扶筇徐踏翠微來(부공서답취미래)지팡이 짚고 천천히 산 중턱을 오르네孤僧引到藤蘿外(고승인도등라외)외로운 승려가 안내하여 등나무 덩굴 밖 절에 이르니無限雲嵐照把桮(무한운람조파배)끝없이 떠가는 구름이 내 술잔에 비치는 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3(북한산 3) 북한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3(북한산 3) 북한산 仙分商量久自知 (선분상량구자지)신선神仙과의 인연因緣을 헤아려 보니 오래된 줄 스스로 알겠는데偶然留滯亦前期 (우연류체역전기)우연히 오래 머물러 있어도 또한 전에 약속한 듯하네.平生長往非無地 (평생장왕비무지)한평생 오래도록 지낼 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終老幽棲合借基 (종로유서합차기)늙어 죽을 때까지 그윽하게 살기에 알맞은 터로구나.正耐從君攜酒處 (정내종군휴주처)때마침 그대를 따라 술을 들고 가기에 좋고更須看我倚樓時 (경수간아의루시)더욱이 모름지기 누대樓臺에 기대 나를 돌아볼 때네.山靑水白微吟罷 (산청수백미음파)푸른 산과 깨끗하고 맑은 물을 작은 소리로 읊고 나니不有玆行定負奇 (불유자행정부기)이번 산행山行이 없었더라면 반드시 절경絶景을 저버렸으리라.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2(북한산 2) 북한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2(북한산  2) 북한산 勝迹何須要衆知(승적하수요중지)뛰어난 경치를 꼭 다 알 필요가 있겠는가羣公好事集如期(군공호사집여기)여러분이 좋은 일에 약속이나 한 듯 모였네關防勢壯開新堞(관방세장개신첩)새 성가퀴를 쌓아서 만드니 관문을 지키는 기세가 장하고寺觀懸高鑿舊基(사관현고착구기)높이 매달린 절은 옛터에 지어졌구나會借遊人盤磗地(회차유인반부지)사람들이 놀던 너럭바위를 빌려 모여서 쉬다가推尋造物攫搏時(추심조물확박시)조물주가 빚어 놓은 절경을 찾아가네也應天餉吾行李(야응천향오행리)하늘이 우리를 놀러 다니게 해준 것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晴靄千峰最現奇(청애천봉최현기)날이 개자 아지랑이가 수많은 봉우리에서 가장 기이한 모습을 드러내는 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1(북한산 1) 북한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1(북한산 1) 북한산 老子晨裝興可知(노자신장흥가지)늙은이의 새벽 옷차림을 보니 흥겨움을 알만하니西巖寺裏趁良期(서암사이진량기)좋은 시절에 서암사 로 가네三峯直載媧皇石(삼봉직재왜황석)세 봉우리는 큰 바위들을 곧게 이소 서 있고百朵爭趨聖祖基(백타쟁추성조기)온갖 꽃들은 궁궐을 따랄 다투어 피었구나濯足泉淸尋有路(탁족천청심유로)물 맑은 탁족천 을 찾아가니 길이 있고洗心樓迥坐移時(세심루형좌이시)빼어난 세심대에 앉았다가 자리를 옮겨서 쉬네諸君正促登高去(제군정촉등고거)여러분이 때마침 재촉해서 높은 곳에 오르는데把臂相看又一奇(파비상간우일기)팔을 잡고 서로 바라보니 또한 하나의 기이한 이연 이로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次肯思亭韻(차긍사정운) 긍사정 시에 차운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次肯思亭韻(차긍사정운) 긍사정 시에 차운하다 壓水簷楹敞 (압수첨영창)물 위에 널찍한 정자亭子가 서 있으니經營費十秋 (경영비십추)짓는 데 10년이 걸렸네.疇能高倚檻 (주능고의함)누가 높이 난간欄干에 기댈 수 있겠는가. 便欲去垂釣 (편욕거수조)곧바로 가서 낚시를 드리우고 싶구나.往迹知何歲 (왕적지하세)예전의 자취는 그 어느 해이던가.新題又此樓 (신제우차수)이 누각樓閣에서 또 새로 시詩를 짓네.江湖流不盡 (강호유부진)강江과 호수湖水는 끝없이 흘러가고今古有飛鷗 (금고유비구)예나 지금이나 갈매기는 늘 날아다니는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仁叔兵使惠靉靆鏡(사인숙병사혜애체경) 병사 인숙이 안경을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仁叔兵使惠靉靆鏡(사인숙병사혜애체경)병사 인숙이 안경을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病眼昏花甚 (병안혼화심)병病든 눈이라 침침沈沈한 것이 심했는데玻瓈頓助明 (파려돈조명)유리琉璃를 끼니 갑자기 밝아졌다오.曾聞泰西制 (증문태서제)일찍이 듣기로는 서양西洋에서 만들었다는데今自嶺南營 (금자령남영)지금 영남嶺南의 병영兵營에서 보냈구려.數墨纖毫別 (수묵섬호별)글을 짚어가면서 읽을 수 있고 작은 것도 구별區別할 수 있으니許珍拱璧輕 (허진공벽경)그 어떤 보물寶物보다 더 진귀珍貴하네.方徵駒馬變 (방징구마변)바야흐로 말이 망아지로 변하는 것을 몸소 증명證明하고 있으니強作少年情 (강작소년정)억지로 젊은이의 마음을 지녀 보는구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牧丹盛開, 羣蠭競集, 惟蜜蠭一不到, 感而賦(목단성개, 군봉경집, 유밀봉일부도, 감이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牧丹盛開, 羣蠭競集, 惟蜜蠭一不到, 感而賦(목단성개, 군봉경집, 유밀봉일부도, 감이부)牧丹이 활짝 피자 벌 떼가 다투어 모여들었는데 오직 꿀벌만이 한 마리도 오지 않아서 느끼는 바가 있어 짓다 殉國忘身卽至誠 (순국망신즉지성)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은 곧 지극한 정성精誠이니 勞心事上獵羣英 (노심사상렵군영)마음으로 애쓰며 위를 섬겨 여러 가지 꽃들을 사냥하네. 牧丹叢裏何曾到 (목단총리하증도)牧丹꽃 떨기 속에는 어찌하여 일찍이 오지 않는 것일까. 應避花中富貴名 (응피화중부귀명)마땅히 꽃 가운데 富貴하다는 명성名聲을 피해서겠지.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族姪聖肯惠竹帚(사족질성긍혜죽추) 조카뻘 되는 성긍이 대빗자루를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謝族姪聖肯惠竹帚(사족질성긍혜죽추)조카뻘 되는 성긍이 대빗자루를 보내 주어 고마운 뜻을 전하다 颸颸竹帚寄將來 (시시죽추기장래)시원스러운 바람을 일으키는 대빗자루를 보내 왔는데 整束琅玕綠一圍 (정속랑간록일위)푸른 옥玉 한 다발을 가지런히 묶었구나. 也識山門便杖屨 (야식간문편장구)알겠구나, 산 어귀에서 지팡이 짚고 신 신고 爲君重掃落花開 (위군중소락화개)자네를 위해서 떨어진 꽃잎 자주 쓸리라는 것을…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綠玉杖(녹옥장) 신선의 지팡이

農齋 李翊 (농재 이익).   綠玉杖(녹옥장) 신선의 지팡이 雉岳高嶺綠玉杖(치악고령녹옥장)치악산 높은 꼭대기 신선의 지팡이를 만들 가지 我來攀折卽仙期(아래반절즉선기)내가 여기까지 더위잡고 와서 꺾은 것은 곧 신선이되겠다는 약속 때문이네 携將一抹靑山色(휴장일말청산색)약간이나마 푸른 산빛을 띤 지팡이를 들고 拄向滄浪有所思(주향창랑유소사)굴원처럼 맑고 푸른 물결을 바라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