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난고 김병연(1807)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溺缸(요항) 요강

산곡 2025. 2. 16. 07:41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溺缸(요항) 요강 

 

賴渠深夜不煩扉(뢰거심야부번비)

네가 있어 깊은 밤에도 사립문 번거롭게 여닫지 않아

令作團隣臥處圍(영작단린와처위)

사람과 이웃하여 잠자리 벗이 되었구나.

醉客持來端膽膝(취객지래단담슬)

술 취한 사내는 너를 가져다 무릎 꿇고

態娥挾坐惜衣收(태아협좌석의수)

아름다운 여인네는 널 끼고 앉아 살며시 옷자락을 걷네.

堅剛做體銅山局(견강주체동산국)

단단한 그 모습은 구리산 형국이고

灑落傳聲練瀑飛(쇄락전성연폭비)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는 비단폭포를 연상케 하네.

最是功多風雨曉(최시공다풍우효)

비바람 치는 새벽에 가장 공이 많으니

偸閑養性使人肥(투한양성사인비)

한가한 성품 기르며 사람을 살찌게 하네.

 

 

*오줌이 거름이 되고 또 비바람 치는 새벽에도 문밖에 나가지 않고

편안히 일을 보게 하므로 사람을 살찌게 한다.

그때까지 어느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택하여 자유자재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