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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山大師(서산대사). 登香爐峯(등향로봉) 향로봉에 올라

西山大師(서산대사). 登香爐峯(등향로봉) 향로봉에 올라 萬國都城如蟻질(만국도성여의질) 만국의 도성들은 개미집 같고 千家豪傑若醯鷄(천가호걸약혜계) 천하의 호걸들도 파리와 같다 一窓明月淸虛枕(일창명월청허침) 맑고 그윽한 달빛 베고 누우니 無限松風韻不齊(무한송풍운불제) 끊없는 솔바람 소리 고르지 않구나

西山大師(서산대산). 楓岳山(풍악산)

西山大師(서산대산). 楓岳山(풍악산) 壮哉楓岳山 (장재풍악산) 장할시고 풍악산 截然高屹屹 (절연고흘흘) 높이도 솟았구나 幾經風與雨 (기경풍여우) 비바람 수없이 겪어왔으련만 脊梁長不屈 (척량장불굴) 푸르른 네 등줄기 굽히지 않았구나 幾經雪與霜 (기경설여상) 눈서리 맞은 적 또 얼마이랴 落落扶千立 (낙낙부천립) 우뚝한 그 기상 하늘을 떠이고 섰네 亦多老松杉 (역다노성삼) 무성한 늙은 소나무와 전나무숲 靑海通雲濕 (청해통운습) 바다구름 몰아다가 추겨주누나 珍重古之人 (진중고지인) 례절 바른 옛사람들 與山猶相揖 (여산유상읍) 산을 마주하여 손잡고 절하는 天生大丈夫 (천생대장부) 대장부로 이 세상에 태여났다면 節義要先習 (절의요선습) 절개와 의리부터 익혀야 하리 我來一登臨 (아래일등림) 내 지금 산에 올라 굽어살..

西山大師(서산대사). 示碧泉禪子(시벽천선자) 벽천선자에게

西山大師(서산대사). 示碧泉禪子(시벽천선자) 벽천선자에게 閃電光中坐(섬전광중좌) 번쩍이는 번갯빛 속에 앉아 對人能殺活(대인능살활) 사람을 대하면 능히 죽이고 살리네 無頭無尾棒(무두무미봉)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는 몸둥이로 打破虛空骨(타파허공골) 허공의 뼈를 쳐서 깨뜨린다. 十年呑栗棘(십년탄률극) 십 년을 밤송이를 삼키며 수행했건만 猶是野狐精(유시야호정) 아직도 참선이 그릇된 야호정 일세 若欲敵生死(약욕적생사) 만약 생사의 이치를 깨달으려면 寒灰爆一聲(한재폭일성) 불꺼져 차디찬 잿 속에서 임제의 할을 들어라. 莫要會佛法(막요회불법) 불법을 깨닫으려 하지 말고 大臥三條椽(대와삼조연) 세 서까래 위에 크게 누우라 道人宜痴鈍(도인의치둔) 도 닦는 수행자는 마땅히 어리석고 둔해야 하나니 令我憶南泉(령아억남천) 나..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2首(사선정2수) 사선정 회선정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2首(사선정2수) 사선정 회선정 海枯松亦老 (해고송역노) 저 바다 마를 때면 솔도 늙으리 鶴去雲悠悠 (학거운유유) 학은 가고 구름만 유유히 감도누나 月中人不見 (월중인불견) 달빛 아래 신선은 보이지 않고 三十六峰秋 (삼십육봉추) 서른 여섯 봉우리엔 가을빛 짙었어라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 1首(사선정 1수)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 1首(사선정 1수) 乘槎遊海上(승사유해상) 떼 타고 바다위에 놀아보세나 何必永郞仙(하필영랑선) 영랑만이 그 풍경 즐길소냐 小雨藏西嶽(소우장서악) 서켠의 뫼부리에 보슬비 내리고 長波接北天(장파접북천) 북쪽의 바다에는 물결이 세차구나 乾坤元無極(건곤원무극) 본래부터 하늘땅은 끝이 없는 것 風月亦無邊(풍월역무변) 바람도 달도 한이 없어라 却想三生事(각상삼생사) 인간의 한생을 돌이켜 보면 新羅八百年(신라팔백년) 신라의 팔백년도 잠간 이여라

西山大師(서산대사). 上鑑湖主人2首(상감호주인2수) 감호의 주인 에게

西山大師(서산대사). 上鑑湖主人2首(상감호주인2수) 감호의 주인 에게 鑑湖追憶賀風流 (감호추억하풍류) 감호를 생각하면 그대 모습 새로워라 開鑿豊巖任去留 (개착풍암임거류) 바위 우에 글 새기며 마음대로 오가던 그 東海臨軒先得月 (동해임헌선득월) 대문밖은 동해바다 뜨는 달 남 먼저 바라보고 西山當戶易逢秋 (서산당호이봉추) 창 너머 산 있으니 가을맞이 쉬웠으리 近村聞笛多傾耳 (근촌문적다경이) 이웃마을 피리소리 귀기울여 들어보고 遠寺觀燈數擧頭 (원사관등수거두) 먼 곳 절간 등불놀이 머리 들어 바라보네 富貴本非吾輩事 (부귀본비오배사) 부귀란 본래부터 우리의 일 아니거니 樂夫天命更何求 (락부천명경하구) 자기 운명 즐길 뿐 무엇을 더 바라리

西山大師(서산대사). 上鑑湖主人1首(상감호주인1수) 감호의 주인 에게

西山大師(서산대사). 上鑑湖主人1首(상감호주인1수) 감호의 주인 에게 主人氣宇呑山海 (주인기우탄산해) 주인의 그 기상 산과 바다 삼킬 듯 早賦歸來道益尊 (조부귀래도익존) 과거 보고 돌아서니 높은 뜻 더욱 고상쿠나 袖裏劒衝强楚越 (수리검충강초월) 소매 안에 지닌 검 강한 원쑤 무찌르고 筆端雲濕早乾坤 (필단운습조건곤) 붓끝에서 이는 구름 마른 천지 적셔주네 胸盤李白詩千首 (흉반이백시천수) 가슴 속엔 리백인 양 천 편의 시 간직하고 口吸陶潜酒一樽 (구흡도잠주일준) 입으로는 도잠처럼 술 마를 줄 모르누나 讀易鳴琴誰與友 (독이명금수여우) 책 읽고 거문고 타니 누구와 그 벗 될가 清風明月入重門 (청풍명월입중문) 밝은 바람 밝은 달만 그대의 집 찾아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