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송강 정철(1536) 96

松江 鄭澈(송강 정철). 靑溪洞次思菴韻(청계동차사암운) 청계동에서 사암의 운에 차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靑溪洞次思菴韻(청계동차사암운) 청계동에서 사암의 운에 차하다  歲晩幽居卜斷原(세만유거복단원) 세말에 幽居을 끊어진 들에 정하니白茅爲盖石爲門(백모위개석위문) 띠로 지붕 이고 돌로 문을 만들었지요.千章樹合疑無路(천장수합의무로) 천 장의 나무가 서로 어울려 길이 없는 듯 의심가고三峽波深欲問源(삼협파심욕문원) 세 골짝 물이 깊어 그 근원 알고 싶지요.寒竈每聞山鳥語(한조매신산조어) 가난한 부엌에 매번 산새 소리 들리고曉簷時見宿雲痕(효첨시견숙운흔) 새벽 처마엔 때로 구름 자고간 흔적을 보지요.無人喚起庭前鶴(무인환기정전학) 뜰 앞에 학을 불러 일르킬 이 없으니明月孤亭獨對樽(명월고정독대준) 밝은 달 외론 정자에서 홀로 술을 대하지요.

松江 鄭澈(송강 정철). 客懷(객회) 객의 회포

松江 鄭澈(송강 정철).    客懷(객회) 객의 회포  文武非才愧聖明(문무비재괴성명) 문무에 재주 없어 聖德에 부끄럽나니銅章雖貴亦伶俜(동장수귀역령빙) 銅章이 비록 귀하다지만 그 역시 시들부들.夢中屢得西州信(몽중루득서주신) 꿈 속에선 자주 서주의 서신을 받았지만天外遙瞻北極星(천외요첨북극성) 하늘 밖 멀리에 북극성만 바라노라.秋晩海田鴻不到(추만해전홍부도) 늦은 가을 바닷가 밭엔 기러기 아니 오고夜深山澤酒初醒(야심산택주초성) 山澤엔 밤이 깊어 술마저 갓 깨었네.客懷多少誰相問(객회다소수상문) 多少의 나그네 심정 누구와 나누리惟有莎鷄咽小庭(유유사게인소정) 오직 작은 뜰에 베짱이만 울고 있나니.

松江 鄭澈(송강 정철). 枕碧亭次亡兄韻(침벽정차망형운) 침벽정 망형의 운에 차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枕碧亭次亡兄韻(침벽정차망형운) 침벽정 망형의 운에 차하다  亡兄詩句壁間留(망형시구벽간류) 亡兄의 싯구가 벽간에 남았나니小弟今來淚迸眸(소제금래누병모) 아우 이제와 보고 눈물이 솟내라.千里海雲誰祭暮(천리해운수제모) 바닷구름 천리 밖 뉘라서 墓祭를 받들꼬一年寒食獨登樓(일년한식독등루) 일년의 한식날 홀로 루에 오르니堤邊細柳垂垂綠(제변세류수수록) 둑가에 실버들은 츠른츠른 푸르고波上輕鷗點點浮(파상경구점점부) 물결 위 가벼운 갈매기는 점점이 떠있네.風景宛然人事改(풍경완연인사개) 풍경은 이처럼 완연한데 사람은 변하였으니醉生愁死定誰優(취생수사정수우) 취해 삶과, 시름에 죽는 것 어느 것이 나을꼬.

松江 鄭澈(송강 정철). 鷗浦漫興(구포만흥) 구포의 흥치

松江 鄭澈(송강 정철).   鷗浦漫興(구포만흥) 구포의 흥치 槐花陌上繁蟬集(괴화맥상번선집) 길 위 회화나무 꽃에 매미들 모여있고荷葉樓中小醉醒(하엽루중소취성) 연잎 우거진 樓에서 살짝 취했다 깼지요.高閣晩凉乘雨至(고각만량승우지) 높은 누각에 저녁의 서늘한 기운 비 타고서 오는데亂岑斜日隔雲明(란잠사일격운명) 봉긋봉긋한 봉우리에 비낀 해는 구름에 가려서 밝지요.年荒未可收妻子(년황미가수처자) 흉년이라 처자도 거두지 못하거니世難那能卜此生(세난아능복차생) 어려운 세상에 이 생을 어찌할까요.慙愧海天雙白鷺(참괴매천쌍백로) 부끄러이 바닷가에 한 쌍의 해오라기만滄波萬里去來輕(창파만리거래경) 만리 창파를 가벼이 오가네요.

松江 鄭澈(송강 정철). 望洋亭(망양정) 망양정에서

松江 鄭澈(송강 정철).   望洋亭(망양정) 망양정에서 驚濤擊石怒雷騰(경도격석노뇌등) 놀란 물결 돌을 치니 성난 우레 튀겨나고 餘沫吹人骨戰兢(여말취인골전긍) 남은 포말 사람에게 불어 뼈가 부들부들.剗却玉山飛片片(잔각옥산비편편) 玉山 깍아내어 조각조각 날리우고折來銀柱落層層(절래은주락층층) 銀柱 찍어내어 층층이 떨어지네.腥傳海雨魚龍鬪(성전해우어룡투) 비린내가 海雨에 전하니 魚龍이 싸우고光射扶桑日月升(광사부상일월승) 광채가 扶桑을 쏘니 日月이 오르네야.行盡關東一千里(행진관동일천리) 關東의 일천리를 다 다니고望洋亭上獨來登(망양정상독래등) 홀로 와서 망양정에 오-르나니.

松江 鄭澈(송강 정철). 西山漫成(서산만성) 서산에서 우연히 읊음

松江 鄭澈(송강 정철).   西山漫成(서산만성)  서산에서 우연히 읊음  明時自許調元手(명시자허조원수)밝은 시대라 정승감 자부했더니 晩歲還爲賣炭翁(만세환위매탄옹)늙으막에 도리어 숯 파는 늙은이 되었네進退有時知有命(진퇴유시지유명)진퇴는 때가 있어 命 있음을 알겠지만是非無適定無窮(시비무적정무궁)시비는 맞음이 없으니 정녕 끝없이 이어지리膏肓未備三年艾(고황미비삼년애)고항에 병들어도 삼년 쑥 못 구하고飄泊難營十畝宮(표박난영십무궁)유랑생활에 열 이랑 집도 못 가추었나니惟是老來能事在(유시로래능사재)오직 늙어감에도 능사가 있어百杯傾盡百憂空(백배경진백우공)백잔 술 모두 비워 백가지 근심을 잊고져.

松江 鄭澈(송강 정철). 原韻(원운) 원운을 붙이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原韻(원운) 원운을 붙이다  琴書顚倒下龍山(금서전도하용산)琴書 지고 허둥지둥 용산을 내려가니一棹漂然倚木蘭(일도표연의목란)노 하나에 쓸쓸히 목란배에 기대었네霞帶夕暉紅片片(하대석휘홍편편)놀은 저녁빛을 띠어 조각조각 붉고 雨增秋浪碧漫漫(우증추랑벽만만)갈물은 비 더하여 아실아실 푸르네라江蘺葉悴騷人怨(강리엽췌소인원)강리의 잎은 시들어 시인이 원망하겠고水蓼花殘宿鷺寒(수료화잔숙로한)수료화는 쇠잔하여 잠든 해오라기 춥겠구나. 頭白又爲江漢客(두백우위강한객)머리 센 이 몸이 또한 江漢의 객이 되어滿衣霜露泝危灘(만의상로소위탄)서리 이슬 옷 젖은채 겁한 여울을 거스르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李夢賴家看梅(이몽뢰가간매) 몽뢰의 집에서 매화를 보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李夢賴家看梅(이몽뢰가간매) 몽뢰의 집에서 매화를 보다 病後尙餘垂死骨(병후상여수사골) 앓은 후라 뼈만 앙상히 남았고야 春來還有半邊梅(춘래환유반변매) 봄이 와서 매화는 반 가지만 피었지야. 氣味一般憔悴甚(기미일반초췌심) 초췌한 氣味는 너와 내가 한가지니 黃昏相値兩三杯(황혼상치양삼배) 황혼에 서로 만나 두세 잔 마시고야.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霞翁韻(차하옹운) 하옹의 운에 차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霞翁韻(차하옹운) 하옹의 운에 차하다 幽人忽起尋春興(유인홀기심춘흥) 幽人이 문득 일어나 봄 흥을 찾나니 川上夕陽經短橋(천상석양경단교) 夕陽이 냇물 위의 짧은 다리를 지나네. 萬壽芳菲烟景暮(만수방비연경모) 온갖 나무와 화초들이 저녁 연기 속에 있느니 野村新酒兩三瓢(야촌신주양삼표) 시골의 갓 익은 술을 두세 잔 마시어라.  - 芳菲: 향기가 나는 화초.- 烟景: 아지랑이가 낀 경치. 봄 경치.

松江 鄭澈(송강 정철). 燕子樓次韻(연자루차운) 연자루에 차운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燕子樓次韻(연자루차운) 연자루에 차운하다  深夜城南獨倚樓(심야성남독의루) 깊은 밤 성 남쪽 홀로 누각에 기대옵나니 玉川秋月影悠悠(옥천추월영유유) 玉川의 가을 달 그림자 아득아득 淸光吾欲美人贈(청광오욕미인증) 맑은 빛 고운 님께 보내련만 路斷蓬萊山上頭(로단봉래산상두) 봉래산 꼭대기라 길이 끊겼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