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陵 杜甫(소릉 두보). 復愁十二首 (복수십이수)
다시 수심에 겨워
[ 제 1 수 ]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鶻翻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 제 2 수 ]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녘 가마귀 날개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 제 3 수 ]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전국은 아직도 전쟁 중
故園今若何(고원금야하) :
고향에는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돌아가 봐도 아는 이 더물었으니
早已戰場多(조이전장다) :
일찍이 많은 곳이 이미 전쟁터였다
[ 제 4 수 ]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두려워라
[ 제 5 수 ]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皁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 제 6 수 ]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 제 7 수 ]
貞觀銅牙弩(정관동아노) :
당태종은 구리화살을 쏘고
開元錦獸張(개원금수장) :
당현종기는 금수장 이여
花門小箭好(화문소전호) :
화문의 작은 사리 도할시
此物棄沙場(차물기사장) :
이것을 사장해 버렸도다
[ 제 8 수 ]
今日翔麟馬(금일상린마)
오늘은 기린마를 타고 빙빙 도는데
先宜駕鼓車(선의가고차)
마땅히 북을 치며 수레가 앞서가네
無勞問河北(무로문하북)
하북을 물으나 소용이 없고
諸將覺榮華(제장각영화)
여러 장수들 이름이 빛남 만 깨닫네
[ 제 9 수 ]
任轉江淮粟(임전강회속)
오곡은 양자강이 쓸어가고
休添苑囿兵(휴첨원유병)
대궐의 병사는 휴가를 더하네
由來貔虎士(유래비호사)
말미암아 비휴호랑이가 오니
不滿鳳凰城(불만봉황성)
봉황성은 불만이네
[ 제 10수 ]
江上亦秋色(강상역추색)
강물은 가을색이 비추어 아름답고
火雲終不移(화운종불이)
붉은 구름은 이동하지 않고 멈추었네
巫山猶錦樹(무산유금수)
무산은 오직 비단같은 고운 나무 덮여있고
南國且黃鸝(남국차황리)
남국은 또한 황금 꾀꼬리가 지저 귀네
[ 제 11 수 ]
每恨陶彭澤(매한도팽택)
항상 도연명을 한스럽게 여긴 것
無錢對菊花(무전대국화)
돈 없어서 국화만 바라본 것이라네
如今九日至(여금구일지)
이제 중양절이 다가오나니
自覺酒須賖(자각주수사)
나도 술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네
[ 제 12 수 ]
病減詩仍拙(병감시잉졸)
병이 호전되니 시는 더욱 졸해지고
吟多意有餘(음다의유여)
시구를 읊조리다 보니 뜻은 더욱 유여해지네
莫看江總老(막간강총로)
강총을 늙었다고 하지 마오
猶被賞時魚(유피상시어)
오히려 은 어대를 상으로 받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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