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日苕川雜詩 7(하일소천잡시 7)
여름날 소내에서 이것저것 읊은 시
[ 제 1 수 ]
磁甕初鳴酒氣香(자옹초명주기향)
사기 항아리에서 빨깍거리며 술 익는 소리가 막 나자 술기운이 향기香氣로워
水邊閒喚賣魚郞(수변한환매어랑)
강가에서 물고기 파는 사내를 한가롭게 부르네.
只消一斗新舂麥(지소일두신춘맥)
새로 찧은 보리 한 말을 한갓 넘겨주고
賖得重脣二尺強(사득중순이척강)
두 자가 넘는 무거운 물고기를 사 왔네.
[ 제 2 수 ]
金色山梨半面黃(금색산이반면황)
금金빛 돌배가 반쪽은 누렇게 되어
含消正待十分香(함소정대십분향)
달고 물 많은 배 함소리含消梨처럼 충분充分히 향기香氣로워지기를 때마침 기다리고 있었네.
高枝已被烏兒啄(고지이피오아탁)
높은 가지에 달린 것은 이미 까마귀들이 쪼아서
仙味輸渠第一嘗(선미수거제일상)
고상高尙한 맛 처음 맛보는 것을 녀석들한테 내주었구나.
[ 제 3 수 ]
溫祚宮墟數里阡(온조궁허수리천)
온조궁溫祚宮 터에서 조금 떨어진 두렁에
年年只作種瓜田(년년지작종과전)
해마다 오이를 심어서 밭을 일구었네.
要沾酒喝憑誰買(요첨주갈빙수매)
술을 더 마시고 싶은데 누구한테 사오라고 하나.
會向蘆洲舴艋邊(회향로주책맹변)
모여서 거룻배 타고 갈대 우거진 강가로 가야겠구나.
[ 제 4 수 ]
雨歇沙堤落漲痕(우헐사제락창흔)
비 그치자 모래 둑에 넘치던 물 줄어들어
崩莎臥柳露全根(붕사와류로전근)
무너진 잔디밭에 누운 버드나무 온 뿌리가 다 드러났네.
試携笭箵隨鄰叟(시휴령성수린수)
종다래끼 들고 이웃집 노인老人 따라가
橬取魚兒到日昏(심취어아도일혼)
날 저물도록 어살로 물고기를 잡는구나.
[ 제 5 수 ]
絳帖重摹一兩章(강첩중모일양장)
진홍색眞紅色 두루마리에 한두 장章 다시 베껴 쓰고 있는데
書樓紅照已斜陽(서루홍조이사양)
서재書齋로 쓰는 다락을 붉게 비추더니 벌써 해 저무네.
小奴新獻靑藜杖(소노신헌청려장)
어린 종이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를 새로 바치니
行取松陰半晌涼(행취송음반상량)
반半나절 소나무 그늘에서 서늘한 바람을 쐬는구나.
[ 제 6 수 ]
連宵雨脚水東西 (련소우각수동서)
여러 날 밤을 계속해서 빗발이 여기저기 퍼붓더니
潦漲潮來上柳堤 (요창조래상류제)
불어난 강물이 버드나무 심은 둑 위로 올라오네.
門外刺舟新有響 (문외자주신유향)
문門밖에서 노 젓는 소리 막 들리더니
帆竿高與屋檐齊(범간고려옥첨제)
높이 솟은 돛대가 처마와 가지런하구나.
[ 제 7 수 ]
野老齊來約剪麻(야노제래약전마)
시골 노인老人들 다 같이 와서 삼 베기로 약속約束하더니
斫柴堆石近溪窊(작시퇴석근계와)
시냇가 우묵한 곳 가까이 땔나무 베고 돌을 쌓았네.
草堂自此無遮翳(초당자차무차예)
초가草家집 이제부터 가림막幕이 없어진 셈이니
全露前村八九家(전로전촌팔구가)
앞마을 여덟아홉 집이 다 드러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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