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수(기행절구 6수)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산곡 2023. 12. 13. 08:10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수(기행절구 6수)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 제 1 수 ]   과대탄작(過大灘作) : 대탄을 지나며 짓다

 

暗柳晴莎一字堤(암류청사일자제)

어둡게 푸른 버드나무가 늘어서고 고운 잔디로 덮인 둑이 똑바로 뻗었는데

數家洴澼在前溪(수가병벽재전계)

몇 집 아낙들이 앞내에서 솜을 빠네.

停驂爲問灘亭路(정참위문탄정로)

말을 세우고 탄정灘亭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還倩兒童指水西 (환천아동지수서)

다시 아이를 시켜서 강江 서쪽을 가리키는구나.

 

[ 제 2 수 ]  迎竹値雨  :  영죽 迎竹에서 비를 만나다

 

礮雲飛電曳騰蛇(포운비전예등사)

구름을 내던지고 번개 치며 날아다니는 뱀을 잡아끄는데

風掣油衫幅幅斜(풍체유삼폭폭사)

바람이 기름에 결은 비옷을 끌어당기니 폭幅마다 비끼네.

震震俄收天色澈 (진진아수천색철)

우렛소리가 잠시 그치자 하늘빛이 맑아지고

夕陽江畔起微霞(석양강반기미하)

해 저무는데 강江가에 엷은 노을이 지는구나.

 

[ 제 3 수 ]   망탄금대(望彈琴臺) : 탄금대彈琴臺를 바라보며

 

縹緲琴臺水岸高(표묘금대수안고)

아득히 멀리 탄금대彈琴臺는 강江 언덕에 우뚝하고

永郞遺跡入雲濤(영랑유적입운도)

신라新羅의 화랑花郞 영랑永郞의 남아 있는 자취가

물결치듯이 사납게 일어나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至今申砬行營處(지금신립생여처)

지금도 신립申砬 장군將軍이 진陣을 쳤던 자리에는

陰雨時時見羽旄(음우시시견우모)

구질구질하게 비 내리는 날이면 이따금 깃발이 보인다네.

 

[ 제 4 수 ]  현구전사정재금탄(玄龜篆沙亭在金灘)  :  金灘에 있는

玄龜亭과 전사정篆沙亭)

 

空庭寥落數枝花(공정료락수지화)

꽃가지 몇 개 남은 텅 빈 뜰 황폐荒廢하여 쓸쓸한데

無跡玄龜舊篆沙(무적현구구전사)

현구정玄龜亭은 자취도 없고 전사정篆沙亭은 오래되었네.

隔巷新居差可羨(결항신거차가선)

건넛마을에 새집 지어 사니 견주어 부럽기만 한데

春來依舊有桑麻(춘래의구유상마)

봄이 되니 옛날 그대로 변함없이 뽕나무와 삼이 우거졌구나.

 

[ 제 5 수 ]  과진천북촌(過鎭川北村) : 진천鎭川의 北村을 지나며

 

峭壁回谿草木蓁(초벽회계초목진)

가파른 절벽絶壁과 굽이진 골짜기에 풀과 나무가 우거졌으니

舊來人虎與爲鄰(구래인호여위린)

예로부터 사람과 호랑이가 더불어 이웃했지.

試看絶頂燒畬火(시간절정소여화)

잠시 바라보는데 산山꼭대기에 화전火田을 일구는 불이 번지니

猶是司農籍外民(유시사농적외민)

이것은 여전히 호조戶曹에 세금稅金을 내지 않는 백성百姓들이 아닌가.

 

[ 제 6 수 ]   도안산섬촌(到安山剡村) : 안산安山의 섬촌에 이르러

 

海門西望積雲霞(해문서망적운하)

서쪽 해협海峽을 바라보니 구름과 노을이 머무르고

蕭瑟村墟或數家(소슬촌허혹수가)

쓸쓸한 마을에는 몇 집만 남아 있네.

前月潮多堤水破(전월조석제수파)

지난달 밀물이 넘치는 바람에 둑이 무너져

野人辛苦集鉏鋘(야인신고집서오)

시골 사람들이 호미와 가래 들고 모여 몹시 애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