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棣泉雜詩7수(춘일체천잡시 7수) 봄날 체천棣泉에서 이것저것 읊은 시

산곡 2023. 12. 14. 14:03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棣泉雜詩7수(춘일체천잡시 7수)

봄날 체천棣泉에서 이것저것 읊은 시

 

[ 제 1 수 ]

鴉谷新茶始展旗 (아곡신다시전기)

백아곡白鴉谷의 새로 심은 차茶나무 비로소 싹이 나와

一包纔得里人貽 (일포재득리인이)

마을 사람에게 겨우 한 포包를 얻었네.

棣泉水品淸何似 (체천수정청하사)

체천棣泉이라 수질水質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閒就銀瓶小試之 (한축은병소시지)

한가롭게 은병銀瓶에 담아다가 시험試驗 삼아 끓이는구나.

 

[ 제 2 수 ]

崇禮門前市曉開(숭례문전시효개)

숭례문崇禮門 앞 저자가 새벽에 열려

七坡人語隔城來(칠파인어격성래)

모여든 사람들 말소리가 성城 너머로 들려오네.

携筐小婢歸差晚(휴광소비귀차만)

광주리 든 어린 계집종이 조금 늦게 돌아왔는데

能得新魚一二枚(능득신어일이매)

싱싱한 물고기 한두 마리를 얻어 왔구나.

 

[ 제 3 수 ]

層松幽壑晚陰淸 (층송유학만음청)

겹겹의 소나무 늘어선 깊은 산골짜기에 저녁 그늘 맑은데

麗日輕風洴䌟聲 (려일경풍병벽성)

화창和暢한 봄날 산들바람 불어오는 가운데 빨래하는 소리 들리네.

徐就黃莎岸頭坐 (서취황사안두좌)

천천히 누런 잔디 자라고 있는 시냇가에 앉아

隔溪閒對杏花明 (격계한대행화명)

시내 건너 환하게 핀 살구꽃과 한가롭게 마주하는구나.

 

[ 제 4 수 ]

襒𧜔新衣帶酒壺(별재신의대주호)

새 옷을 펄럭이며 술병甁을 차고

三三五五過城鋪(삼삼오오과성포)

서넛 또는 대여섯이 떼를 지어 성城의 저자 앞을 지나가네.

試看童子携箶簏(시간동자휴호록)

살펴보니 사내아이가 화살통筒을 멨는데

全是南山舊射徒(전시남산구사도)

모두들 남산南山의 옛 활잡이들이로구나.

 

[ 제 5 수 ]

澹雲輕靄弄新晴(담운경애롱신청)

엷은 구름과 가벼운 아지랑이 속에 날씨가 말끔히 개니

駘蕩煙光滿一城(태탕연광만일성)

화창和暢한 가운데 안개 기운이 온 성城에 가득하네.

遠遠須看關帝廟(원원수수관제묘)

모름지기 저 멀리 관제묘關帝廟를 바라보아야 하니

百花紅裏露靑甍(백화홍리로청맹)

온갖 꽃 붉게 핀 가운데 푸른 용龍마루가 드러났구나.

 

[ 제 6 수 ]

竹扉淸晝每慵開(죽비청주매용개)

대사립은 밝은 대낮에 늘 열어놓지 않아서

一任溪橋長綠苔(일임계교장록태)

시내에 놓인 다리에 푸른 이끼가 자라도 내버려 두는구나.

忽有客從城外至(홀유객종성외지)

갑자기 성城 밖에서 손님이 찾아왔는데

看花要往弼雲臺(간화요왕필운대)

꽃구경하러 필운대弼雲臺로 간다네.

 

[ 제 7 수 ]

苕水鍾山興杳然(초수종산흥묘연)

초수苕水와 종산鍾山의 흥취興趣가 아득하니

幾廻怊悵送歸船(기회초창송귀선)

몇 번이나 돌아가는 배를 한탄恨歎스럽고 슬프게 배웅했던가.

每逢憶念丘園日(매봉억념구원일)

늘 고향故鄕의 전원田園을 생각하는 날이면

閒誦陶詩一兩篇(한통도시일량편)

도연명陶淵明의 시詩 한두 편篇을 한가롭게 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