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 6수 (절구 6수) 절구시

산곡 2023. 12. 15. 17:40

 

少陵 杜甫(소릉 두보).     絶句 6수 (절구 6수) 절구시

 

[ 제 1 수 ]

日出籬東水(일출리동수)

해는 울타리 동쪽 물가에서 떠오르고

雲生舍北泥(운생사북니)

구름은 초당 북쪽 진흙탕 속에서 생겨나네

竹高鳴翡翠(죽고명비취)

대나무 높은 가지에 물총새 심심쿠나 울고

沙僻舞鵾雞(사벽무곤계)

모래밭 저쪽에선 새들이 연신 우툴 우줄 대네

 

[ 제 2 수 ]

藹藹花蘂亂(애애화예란)

향기로운 꽃술은 여기저기 어지러이 피고

飛飛蜂蝶多(비비봉접다)

이리저리 벌과 나비는 정신없이 날아드네

幽棲身懶動(유서신라동)

묻혀 살면 몸은 게을러져 대낮까지 늘어지니

客至欲如何(객지역여하)

이러다가 객이라도 불쑥 들이 닥치면 산통이로세

 

[ 제 3 수 ]

鑿井交棕葉(착정교종엽)

종려나무 옆에 우물을 힘겹게 파고

開渠斷竹根(개거단죽근)

대나무 뿌리를 잘라 도랑도 시원스레 텃네

扁舟輕褭纜(편지경요람)

조각배는 밧줄에 매달려 연신 살랑거리고

小径曲通村(소경곡통촌)

오솔길은 요리조리 달려 마을로 통한다네

 

[ 제 4 수 ]

急雨捎溪足(급우소계족)

소나기는 시내 바닥을 사정없이 때리고

斜暉轉樹腰(사휘전수요)

석양빛은 나무허리로 살포시 옭겨가네

隔巢黃鳥幷(격소황조병)

둥지 너머 꾀꼬리 한 쌍이 속삭이듯 앉아 있고

翻藻白魚跳(번조백어도)

물풀을 헤집으며 물고기 마음껏 뛰는구나

 

[ 제 5 수 ]

舍下筍穿壁(사하순천벽)

초막 아래 죽순은 어느덧 벽을 뚫었고

庭中藤刺簷(정중등자첨)

뜨락 등덩굴 가시는 처마까지 감아 올렸네

地晴絲冉冉(지청사염염)

땅에선 아지랑이 가물가물 피어오르고

江白草纖纖(강백초섬섬)

강가엔 백초가 가늘가늘 자라나네

 

[ 제 6 수 ]

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

일렁거리는 강물 속 달빛은 바위로 옮겨 앉고

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

텅 빈 계곡 속 구름은 꽃 옆에 내려앉네

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

새들은 어제도 다니던 길을 날아 깃으로 상큼 들어가는데

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

둥둥 떠있는 저 돛단배 뉘집 에서 묵으 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