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1786)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重三日雨(중삼일우)

산곡 2024. 10. 30. 05:11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重三日雨(중삼일우) 

 

花心齊蓄銳(화심제축예) :

꽃 마음 가지런히 예민함을 기르니

麗景千林積(려경천림적) :

화사한 볕 온 숲에 쏟아진다.

平生曲水想(평생곡수상) :

평생을 곡수놀이 생각하다

庶幾酬素昔(서기수소석) :

옛 생각 이제 거의 이루리라 믿었다네.

朝雨如俗士(조우여속사) :

아침 비는 속세의 선비 같아

雲禽遭鎩翮(운금조쇄핵) :

구름을 나는 새도 날개를 부딪는다.

閉戶慙笠屐(폐호참립극) :

문 닫으니 나막신이 부끄럽고

林邱山川隔(림구산천격) :

숲 언덕은 산천이 가로막혔네.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으로 나서

遂爲風雨役(수위풍우역) :

이제 비바람의 부림이 되고 말았네.

上春足他日(상춘족타일) :

봄 구경은 다른 날도 좋지만

重三不可易(중삼불가역) :

삼월 삼일 날을 바꿀 수는 없도다.

奈此獨命酌(나차독명작) :

이 홀로 마시는 술잔을 어찌할까.

朋素並離析(붕소병리석) :

친구들도 아울러 서로 떨어져 사는 것을

焚香當聽花(분향당청화) :

향 사르며 꽃들의 소리를 들으려니

細煙縈爐栢(세연영로백) :

가는 연기 소나무 화로를 싸고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