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重三日雨(중삼일우)
花心齊蓄銳(화심제축예) :
꽃 마음 가지런히 예민함을 기르니
麗景千林積(려경천림적) :
화사한 볕 온 숲에 쏟아진다.
平生曲水想(평생곡수상) :
평생을 곡수놀이 생각하다
庶幾酬素昔(서기수소석) :
옛 생각 이제 거의 이루리라 믿었다네.
朝雨如俗士(조우여속사) :
아침 비는 속세의 선비 같아
雲禽遭鎩翮(운금조쇄핵) :
구름을 나는 새도 날개를 부딪는다.
閉戶慙笠屐(폐호참립극) :
문 닫으니 나막신이 부끄럽고
林邱山川隔(림구산천격) :
숲 언덕은 산천이 가로막혔네.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으로 나서
遂爲風雨役(수위풍우역) :
이제 비바람의 부림이 되고 말았네.
上春足他日(상춘족타일) :
봄 구경은 다른 날도 좋지만
重三不可易(중삼불가역) :
삼월 삼일 날을 바꿀 수는 없도다.
奈此獨命酌(나차독명작) :
이 홀로 마시는 술잔을 어찌할까.
朋素並離析(붕소병리석) :
친구들도 아울러 서로 떨어져 사는 것을
焚香當聽花(분향당청화) :
향 사르며 꽃들의 소리를 들으려니
細煙縈爐栢(세연영로백) :
가는 연기 소나무 화로를 싸고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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