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1786)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禮山(예산) 예산에서

산곡 2024. 10. 18. 10:13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禮山(예산) 예산에서

 

禮山儼若拱(예산엄약공) :

예산 땅은 두 손을 맞잡은 듯 의젓하고

仁山靜如眠(인산정여면) :

인산은 잠자는 듯 조용하구나.

衆人所同眺(중인소동조) :

사람이 모두 같이 보지마는

獨有神往邊(독유신왕변) :

따로 신이 다니는 곳이 있다네.

渺渺斷霞外(묘묘단하외) :

아득히 멀리 떨어진 노을 밖이요

依依孤鳥前(의의고조전) :

아련히 외로운 새 날고 있는 앞이라네.

廣原固可喜(광원고가희) :

넓은 언덕은 진실로 기쁘고

善風亦欣然(선풍역흔연) :

좋은 바람도 만족스럽구나.

長禾埋畦畛(장화매휴진) :

벼가 길게 자라나 밭두둑 묻어버려

平若一人田(평약일인전) :

모두가 평평하여 한 사람의 논과 같구나.

蟹屋連渙灣(해옥연환만) :

바닷게는 여기저기 바다에 흩어져 있고

蛩雨襍雁煙(공우잡안연) :

메뚜기는 비 내리듯 기러기 날아가는 안개 속에 섞여있네.

秋柳三四行(추유삼사행) :

가을 버들은 서너 줄 늘어져

顦悴蒙行塵(초췌몽행진) :

초췌하게 길 먼지를 다 덮어쓰고 있네.

紛紛具畫意(분분구화의) :

이것저것 그림의 의미를 디 갖추었으니

夕景澹遠天(석경담원천) :

저녁 풍경이 저 먼 하늘에 해맑게 젖어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