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6 10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山村學長(조산촌학장)산골 훈장을 놀리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山村學長(조산촌학장) 산골 훈장을 놀리다 山村學長太多威(산촌학장태다위)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高着塵冠揷唾排(고착진관삽타배)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大讀天皇高弟子(대독천황고제자)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尊稱風憲好明주(존칭풍헌호명주)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每逢兀字憑衰眼(매봉올자빙쇠안)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輒到巡杯籍白鬚(첩도순배적백수)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一飯횡堂生色語(일반횡당생색어)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今年過客盡楊州(금년과객진양주)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서울 사람이라 하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春日(춘일) 봄날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春日(춘일) 봄날 翰墨情緣重(한묵정연중)붓을 들어 한묵(文筆)의 정 매우 중하니 彌深竹栢眞(미심죽백진)죽백의 참된 마음 더욱 깊어라.梅花銅坑雪(매화동갱설)매화 가득한 저산에 아직 눈도 녹지 않았는데 杯酒玉山春(배주옥산춘)한 잔 술에 취한 나에게 봄은 벌써 와 있구나明月千金夜(명월천금야) 밝은 달 금빛 같은 밤.靑眸萬里人(청모만리인)젊은 날의 아름다운 청년은 아득한 추억篆煙曾結就(전연증결취) 이제는 붓 가는 대로 내 마음도 가기에 槎屐不迷津(사극불미진)나막신을 신고서도 나루를 건널 수 있는 마음이네.

紫蝦 申緯(자하 신위). 卞僧愛女史(변승애여사)

紫蝦 申緯(자하 신위).   卞僧愛女史(변승애여사) 澹掃蛾眉白苧衫(담소아미백저삼) : 눈썹 곱게 단장하고 흰모시 적삼을 입고서 訴衷情語鶯呢喃(소충정어앵니남) : 정감어린 말을 꾀꼬리처럼 이야기하네 佳人莫問郎年幾(가인막문낭년기) : 님이여 내 나이를 묻지를 마오 五十年前二十三(오십년전이십삼) : 오십년 전에는 스물 셋이였다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離荷潭(이하담) 하담荷潭을 떠나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離荷潭(이하담) 하담荷潭을 떠나며 四休亭下水漣漣(사휴정하수련련) 사휴정四休亭 아래 강물 잔잔히 흐르는데 客馬悲鳴上渡船(객마비명상도선) 나그네의 말 슬피 울며 나룻배에 오르네. 行到嘉興江口望(행도가흥강구망) 가흥嘉興에 닿아 강어귀에서 바라보니 薔薇山色杳東天 (장미산색묘동천)장미산薔薇山 산빛이 동쪽 하늘에 아득하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暮 春 ( 모 춘 ) 늦 봄

弘齋 正祖(홍재 정조).    暮 春 ( 모 춘 ) 늦 봄 簷日如年病起遲 (첨일여년병기지)처마 밖 해는 1년이 지나간 것 같은데 병든 몸 더디 일어나니 經春不作玩春詩 (경춘부작완춘시) 봄이 다 지나도록 봄을 즐겨 구경하는 시를 짓지 못했네. 園鶯喚我聲相近 (원앵환아성상근)동산의 꾀꼬리가 나를 불러 그 소리 서로 가까운데 萬樹花生豔景移 (만수화생염경이)온갖 나무에 꽃이 피어 아름다운 경치를 옮겨 적었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小 雨 (소 우) 이슬비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小 雨 (소 우) 이슬비 石竹花開紅不齊(석죽화개홍부제)패랭이꽃이 들쭉날쭉 붉게 피었고 黃鷄上屋午時啼(황계상옥오시제)누런 닭이 지붕에 올라 점심때를 알리네 最憐小雨隨人至(최련소우수인지)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사람 따라 이슬비가 함께 왔는데 一半溪堂樹影低(일반계당수영저)나무 그림자 절반이 산골짜기를 향하여 지은 집을 덮었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23(영동사 23)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23(영동사 23)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弁韓始祖不知何(변한시조부지하)변한의 시조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北屬辰漢南接倭(북속진한남접왜)북으로는 진한에 귀속되었고 남으로는 왜와 교류했네 統國莫言皆十二(통국막언개십이)모두 열두 나라를 거느렸다고 말하지 마오 歸降畢竟在新羅(귀강필경재신라)결국 싸움에 져서 신라에 항복하고야 말았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7 (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7)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7(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7)차유령을 지나 무산을 거쳐 회령에 이르다 麗代開邊文肅公 (려대개변문숙공)고려 시대 북쪽 변경을 개척한 문숙공 윤관 장군 先春高碣立胡中 (선춘고갈립호중)이른 봄에 오랑캐 땅에 높다란 비석碑石을 세웠네. 古人不作今人恨 (고인불작금인한)옛사람은 지금 사람들의 한恨을 만들어 내지 않았으니 邊將誰堪語此功 (변장수감어차공)변경의 장수將帥 누가 이런 공功을 세우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