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峰정도전(鄭道傳). 中秋歌(중추가) 추석날의 노래
去年中秋翫月時(거년중추완월시) 지난해 추석날 달구경 할 때
歌舞縱謔開華筵(가무종학개화연) 가무와 해학으로 화려한 자리 열었지.
高堂簾捲夜如晝(고당염권야여주) 높은 집 발을 걷으니 밤은 낮 같았고
淸光凝座羅神仙(청광응좌라신선) 맑은 빛 엉긴 자리 신선이 늘어 있었지.
醉中呼月作金盆(취중호월작금분) 취중에 달을 부르니 달은 금항아리 되어
玉壺美酒詩百篇(옥호미주시백편) 옥술잔 향기로운 술에 백 편의 시를 지었지.
今年遠謫會津縣(금년원적회진현) 올해는 멀리 회진 고을로 귀양 와서
竹籬茅屋荒山前(죽리모옥황산전) 대 울타리 초갓집 거친 산 앞이어라.
秋風颼颼動林莽(추풍수수동림망) 가을 바람 우수수 우거진 숲을 흔드는데
物像蕭條何悄然(물상소조하초연) 자연은 쓸쓸한데 어이하여 우수인고.
是時對月倍怊悵(시시대월배초창) 지금은 달을 대하니 슬픔이 배가하여
廻首舊遊散如煙(회수구유산여연) 머리 돌리니 옛친구들 연기처럼 흩어졌네.
此身由來非異身(차신유래비이신) 이 몸도 전과 다른 몸이 아니고
今年明月似前年(금년명월사전년) 올해 밝은 달도 지난 해와 같도다.
自是人情有異感(자시인정유이감) 때로 사람 정은 다른 느낌이 있으나
造物賦與原非偏(조물부여원비편) 조물주가 준 것은 원래 편벽되지 않음이라.
爲問明月之所照(위문명월지소조) 묻노니 밝은 달이 비치는 곳에
幾人歡樂幾人悲(기인환락기인비) 몇 사람이 즐기고 몇 사람이 슬퍼하는가.
明年見月又何處(명년견월우하처) 내년에는 또 어느 곳에서 달을 볼지
歡歟悲歟未可知(환여비여미가지) 기쁨일지 슬픔일지 알 수 없도다.
明月無言夜將半(명월무언야장반) 밝은 달은 말없이 한밤중인데
獨立蒼茫歌怨詩(독립창망가원시) 홀로 서서 아득히 원한의 시를 노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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