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이암(李巖) : 모견도(母犬圖). 화조구자도(花鳥拘子圖)

산곡 2023. 1. 17. 06:42

 

작가 : 이암(李巖)

제목 : 모견도(母犬圖)

언제 : 16세기 전반

재료 : 족자 종이에 담채

규격 : 73.2 x 42.4 cm

소장 : 국립중앙 박물관

 

해설 : 이암은 정5품의 두성령(杜城令)에 제수되었던 세종(世宗)의 현손으로. 그당시에도 영모(翎毛)에 가장 뛰어난 인물로 손꼽혔다. 그는 매그림과 초상화에도 능통했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으나. 지금까지 그의 화명(畵名)을 대변해온 것은 이 모견도 이다. 안개에 가려 윗부분이 수평으로 절단된 듯한 느낌을 주는. 한그루의 나무를 화면 상단부에 일산(日傘)처럼 배치하고. 그 아래에 어미개와 어미의 젖가슴을 파고드는 새끼 강아지들의 정겨운 한때를 담아놓았다. 성글고 거친 붓자국을 남기며 분방하게 처리된 배경의 나무는. 짙은 먹으로 도색하듯 곱고. 편평하게 훈염(暈染)하여 오려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개의 간결한 형태에 양감을 부여하고. 또 개를 그림의 핵심으로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개의 목걸이에 칠해진 붉은 색은. 화면에 액선트를 주면서 오른편 상단의 나뭇가지 밑에 찍혀있는 이암(李巖) 이라는 주문(朱文)의 향로형인(香爐形印)과 정중(靜仲) 이라는 백문방인(白文方印)이 동일색조로 시선을 유도하여 오행감(奧行感)을 조성하고. 묘사법의 심한 대조로 분리될 듯한 배경과의 관계를 연결시켜 준다. 이러한 구성과 더불어 이 작품을 보다 가치있게 해주는 것은 눈가에 하얀 테두리를 남긴 개의 순진무구한 표정. 새끼강아지들의 귀엽고 천진스런 동작들을 성공적으로 묘사한 한국적 정취가 물씬배인 온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표출이라 하겠다. 이암이 개그림을 통하여 이룩했던 회화 세계는 그의 창의력의 발로이기도 하지만. 당시 화단의 독창적 성장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 : 이암(李巖)

제목 : 화조구자도(花鳥拘子圖)

언제 : 16세기 전반

재료 : 족자 종이에 채색

규격 : 85.6 x 45 cm

소장 : 호암미술관

 

해설 : 이암은 개나 고양이와 같은 작은 동물들의 순진무구한 모습과. 아름다운 화조의 배경이 한데 어루러져 자아내는. 평화스럽고도 정감어린 분위기의 묘출을 통하여. 조선시대 영모화의 한국적 전통수립에 중추적 역활을 했다. 이 화조구자도는 그의 이러한 명성과 회화 세계의 특색을 잘 엿보여주는 수작중의 하나이다. 백도화(白桃花) 향기 그윽한 어느 포근한 봄날의 정경을. 꽃내음 맡으며 굽어진 가지위에 앉아있는 한쌍의 새. 꽃을향해 날아드는 호랑나비와 꿀벌. 그리고 나무밑에서 제각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세마리의 강아지들을 통해서 엮어놓았다. 구성도 짜임새 있지만. 가는 묵선으로 윤곽을 두르고. 그 안을 고운 설채로 메운 구륵전채(鉤勒搷彩)와. 수묵몰골(水墨沒骨)의 조화로운 대비 또한 훌륭하다. 그리고 강아지 들의 때묻지 않은 천진난만함을 강조하기 위해. 특이한 훈염(暈染)으로 형태와 빛깔을 나타냈으며. 주변의 바위에는 16세기 우리나라에서만 유행했던 단선점준(短線點皴)을 구사하여 화면의 정취를 한층 돋구어 놓았다. 일본의 화가 타니분쬬오 도 고화비고(古畵備考)에 유조선화풍(有朝鮮畵風) 이라고 특기해 놓았던 이암의 이러한 회화세계는 뒤에 김식(金埴)과 변상벽(卞相璧) 등에게도 계승되어 조선시대 영모화풍의 근간을 이루었다. 특히 묵훈(墨暈)의 음영법으로 다루어진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은 17세기 전반경에 할동한 일본의 화가 소오겐의 개그림 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서 한동안 그를 자기네 나라의 화가로 잘못 알고 있었고. 또 그의 그림들이 일본에 더 많이 전래되었던 사실 등은 그의 화풍이 일본 화단에 미쳤을 영향관계를 추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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