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명화

작가 : 함윤덕(咸允德) 제목 : 기려도(騎驢圖)

산곡 2023. 2. 7. 08:56

 

작가 : 함윤덕(咸允德)

제목 : 기려도(騎驢圖)

언제 : 16세기 후반

재료 : 비단에 담채

규격 : 15.6 x 19.2 cm

소장 : 국립중앙박물관

 

해설 : 함윤덕은 16세기에 활약했던 화가로. 윤두서(尹斗緖)의 기졸(記拙)에. 그의 그림에 대한 짤막한 평이 남아 있을뿐, 출신 배경이나 행적등이 전혀 알려져 있지않다. 유작 또한 이 기려도 한점이 유일하게 전해온다. 이그림은 유력(遊歷) 중의 기려고사(高士)를 그린 것으로. 긴여행에 지친 듯 다리를 저는 나귀와. 피어오르는 시흥(詩興)에 잠긴 선비의 단아한 모습이 대조를 보이며. 화의(畵意)의 핵심으로 부각 되어있다. 이와 같이 독립된 주제의 기려인물은. 시객(詩客)으로서의 두보(杜甫)와 소식(蘇軾)의 고아한 풍취를. 염두에 두고 그리는 경우가 많다. 짙고 옅은 먹빛으로 화면의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 촛점을 이루는 인물과 나귀엔는 붉은 색과 갈색을 베풀어 강조했으나. 지금은 거의 탈색되어 묵색이 주조를 이룬다. 구성은 강희안(姜希顔)의 <고사관수도>에서 전형화되었던 소경(小景)산수인물화의 구도를 계승하며. 배경에 암벽과 덩굴나무의 부분만을 배치하는등 인물중심으로 간결하게 짜놓았다. 암벽에 보이는 길고 날카롭게 빠진 부벽준(斧劈皴) 모양의 준찰(皴擦)이라든지. 그옆 공간을 메우고 있는 자생덩굴과 나무잎의 양태 등은. 남송의 마하파(馬夏派)에서 명대의 절파(浙派)로 이어지는. 일련의 특색들을 반영하고 있는데. 화면의 맨 앞에 바위의 일부를 포치하여 전경의 공간을 한정시킨 것은 원말(元末) 이후에 나타나는 경향이다. 인물의 의문(衣紋)또한 마원(馬遠)이래의 전통을 받아들여 겨드랑이와 옷자락 부분을 방사선 모양으로 퍼지게 하였다. 그러나 시필(始筆) 부분의 노봉(露鋒)이 누에 머리처럼 더욱 두드러지면서 짧고 힘차게 삐친 주름의 필선은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당시의 한국적 특징이라 하겠다. 비록 편폭(片幅)에 불과한 소품이지만. 필치도 유연하고 화면 전반에 아운(雅韻)이 감도는 가작이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