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4 8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到右水營閱三鎭戰艦(도우수영열삼진전함)우수영에 이르러 세 진의 전함을 둘러보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到右水營閱三鎭戰艦(도우수영열삼진전함)우수영에 이르러 세 진의 전함을 둘러보다 斜日朱旗閃遠空 (사일주기섬원공)해 질 녘 붉은 깃발이 먼 하늘에서 나부낄 때 柂樓看劍坐秋風 (이루간검좌추풍)가을바람 부는 망루望樓에서 칼 차고 앉아서 바라보네. 淸霜洗海如明鏡 (청상세해여명경)맑은 서리가 바다를 씻겨 주니 맑은 거울 같은데 高視扶桑一路通 (고시부상이로통)한 줄기로 곧장 통하는 해 뜨는 동쪽 바다를 멀리 바라보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觀豐亭(관풍정) 관풍정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觀豐亭(관풍정) 관풍정 引注山泉百折回(인주산천백절회)여러 번 꺾고 굽이굽이 돌며 산의 샘물을 끌어다 대어 水田高下間棲臺(수전고하간서대)높고 낮은 무논 사이에 누대가 있네 想看秋日黃雲滿(상간추일황운만)가을날 누렇게 익은 벼 이삭이 가득할 것을 생각하니 始信君王重食來(시신군왕중식래)양식을 중히 여기는 임금을 비로소 믿는구나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2 (설 2) 눈

農齋 李翊 (농재 이익).    雪 2 (설 2)  눈  積雪應遲夜色歸 (적설응지야색귀)눈이 쌓여서 마땅히 밤의 경치景致가 더디게 돌아올 것이니佳辰判不與心違 (가진판불여심위)경사慶事스러운 날에는 더불어 마음이 어긋나지 않으리라 여겨지네.淸明界裏聊閒步 (청명계리료한보)맑고 밝은 세상 속을 애오라지 한가롭게 거니니空濶天邊欲奮飛 (공활천변욕분비)텅 비고 드넓은 하늘가로 다 떨치고 날아오르고 싶구나. 璐樹千章爭暎肉 (로수천장쟁영륙)수많은 아름다운 큰키나무들이 다투어 내 몸에 비치고緇塵一點不侵衣 (치진일전불침의)검은 티끌 한 점點도 옷에 묻지 않네.擬將椽筆揮平野 (의장연필휘평야)장차將次 서까래만 한 붓을 너른 들에 휘둘러無限瓊瑤助發輝 (무한경요조발희)한없이 아름다운 시문詩文을 펼쳐 나타내도록 도우리라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次疇孫韻(차주손운) 손자 주석의 시에 차운하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次疇孫韻(차주손운) 손자 주석의 시에 차운하다 東西南北此孤身(동서남북차고신)동서남북 떠도느라 외로운 이몸 嶺海安知不死人(영해안지불사인)귀양 가서 죽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死亦由天安受耳(사역유천안수이)죽음 또한 타고난 운명이라 편안히 받아들일 뿐 一毫何敢妄求伸(일호하감망구신)털끝만큼이라도 어찌 감히 헛되이 신원을 구하겠는가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扇(제화선) 그림이 그려져 있는 부채에 쓰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扇(제화선)그림이 그려져 있는 부채에 쓰다 寫出波濤勢動搖 (사출파도세동요)물결 그려 내자 마구 일렁이니 征帆更似受風飄 (정범경사수풍표)항해하는 배는 다시 바람에 나부끼는 듯하네. 海天雲霧蒼茫色 (해천운무창망색)넓고 멀어서 아득한 바다와 하늘, 구름과 안개의 그 빛들이 一扇飜成萬里遙 (일선번성말리요)부채질 한 번 하자 더욱더 아득히 멀어지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2(보 천 2) 하늘을 메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補 天 2(보 천 2) 하늘을 메우다  女主誣民今幾年 (녀주무민금기년)여와씨女媧氏가 백성百姓을 속인 지 지금 몇 해이던가. 吾將上質玉皇前 (오장상절옥황전)내가 옥황상제玉皇上帝 앞에 나아가 대답하리라. 乾坤須用中和位 (건곤수용중화위)하늘과 땅은 모름지기 중中과 화和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元氣安能鍊石連 (원기안능련석련)원기元氣를 어찌 돌을 불에 달구어 이을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