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山中卽事(산중즉사) 산속에 살면서
雨後山中石澗暄(우후산중석간훤) : 비 갠 산속에 골짜기 물 요란하고
沈吟竟日獨憑軒(침음경일독빙헌) : 생각에 잠겨 시를 읊으며 종일토록 집에 있네.
平生最厭紛囂地(평생최염분효지) : 평생에 가장 싫은 일 분분한 세상사
惟此溪聲耳不煩(유차계성이불번) : 오직 계곡 물 소리 듣기도 좋구나.
臥對前山月色新(와대전산월색신) : 누워서 앞산을 보니 달빛도 새롭고
天敎是夕慰幽人(천교시석위유인) : 하늘이 오늘 저녁 숨어사는 나를 위로하신다.
沈痾忽去神魂爽(침아홀거신혼상) : 묵은 지병 물러가니 정신도 상쾌하고
胸次都無一點塵(흉차도무일점진) : 가슴 속에는 한 점 티끌도 없어라
幽鳥聲中午夢闌(유조성중오몽란) : 그윽한 새소리에 낮 꿈을 깨어
臥看巖上白雲閑(와간암상백운한) : 누워서 바라보니 바위 위엔 흰 구름이 한가하다.
年來世事渾無意(년래세사혼무의) : 해마다 세상일에 아무 생각 없고
吾眼猶宜對碧山(오안유의대벽산) : 내 눈은 여전히 푸른 산만 바라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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