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山木(산목)산 속의 나무
首夏氣布濩[수하기포호] :
첫 여름의 기운이 널리 퍼지니
山木交蔥蒨[산목교총천] :
산의 나무들 섞이어 푸르게 우거지네.
嫩葉含朝暉[눈엽함조휘] :
여린 잎들은 아침 햇살 머금어
通明曬黃絹[통명쇄황견] :
황금 비단에 쪼이듯 밝게 통하네.
濃綠遞相次[농록대상차] :
짙은 녹음 서로 차례로 두르니
邐迤引界線[리이인계선] :
비스듬히 이어져 경계선을 늘이네.
松栝羞老蒼[송괄수노창] :
솔과 노송은 푸르게 늙음이 부끄러워
新梢吐昭絢[신초토소현] :
새로운 가지끝에 밝은 무늬를 드러내네.
壽藤亦生心[수등역생심] :
장수하는 등나무 또한 꽃술이 나오고
裊裊舒蔓莚[뇨뇨서만연] :
간들간들 퍼지며 덩쿨을 뻗는구나.
要皆非俗物[요개비속물] :
요컨대 모두다 속물이 아닌지라
熙怡共幽眄[희이공유면] :
화락하며 즐거워 함께 그윽이 바라보네.
幸無簪組累[행무잠조누] :
다행히 벼슬에도 연루되지 않는데
奚復室家戀[해부실가연] :
어찌 다시 아내와 집을 그리워하리오.
躋攀旣費勞[제반기비로] :
의지하고 오름에 이미 힘써 지쳐도
享受宜自便[향수의자편] :
마땅히 받아들이니 절로 화목하여 편하구
靜究生成理[정구생성리] :
생성의 이치를 조용히 연구하니
足以當書卷[족이당서권] :
마땅히 글과 책으로 써 충족하오.
高秋滿山紅[고추만산홍] :
하늘 높은 가을 온 산이 붉게되니
重來覽時變[중래람시변] :
자주 와서 계절의 변화를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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