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김호연재(여) 1681)

金浩然齋(김호연재). 對月思家(대월사가) 달을 보고 집 생각을 하다

산곡 2024. 12. 9. 06:54

 

金浩然齋(김호연재).   對月思家(대월사가) 달을 보고 집 생각을 하다

 

草堂漏聲殘(초당누성잔)

초당에 물 떨어지는 소리 쇠잔하고

簾外月輪高(염외월륜고)

주렴 밖 둥근달 높이 솟아있네.

愁人自不寢(수인자불침)

시름 많은 사람 잠들지 못하고

寥寥坐淸宵(요요좌청소)

쓸쓸히 맑은 밤에 앉아있도다.

凄凄葉露色(처처엽로색)

처량한 나뭇잎엔 이슬이 맺히고

咽咽泉水聲(인인천수성)

샘물 소리 목메어 우는 듯하구나.

凉風逼我衣(량풍핍아의)

서늘한 바람 나의 옷 파고들고

河漢己西傾(하한기서경)

은하수 이미 서쪽으로 기울었네.

離情不可禁(이정불가금)

이별의 정 막을 길 없으니

對此空傷神(대차공상신)

달을 마주하여 부질없이 마음만 아프지.

南北憶弟兄(남북억제형)

남북으로 흩어있는 형제 생각하노니

天涯作孤身(천애작고신)

하늘가에 외로운 신세 되었어라.

春雁己歸盡(춘안기귀진)

봄 기러기들은 다 돌아가고

素書無處托(소서무처탁)

편지는 부탁할 데가 없구나.

一吟復一歎(일음복일탄)

한 번 읊고 또 한 번 탄식하나니

潸然淚自落(산연누자락)

눈물이 절로 뚝뚝 떨어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