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浩然齋(김호연재). 對月思家(대월사가) 달을 보고 집 생각을 하다
草堂漏聲殘(초당누성잔)
초당에 물 떨어지는 소리 쇠잔하고
簾外月輪高(염외월륜고)
주렴 밖 둥근달 높이 솟아있네.
愁人自不寢(수인자불침)
시름 많은 사람 잠들지 못하고
寥寥坐淸宵(요요좌청소)
쓸쓸히 맑은 밤에 앉아있도다.
凄凄葉露色(처처엽로색)
처량한 나뭇잎엔 이슬이 맺히고
咽咽泉水聲(인인천수성)
샘물 소리 목메어 우는 듯하구나.
凉風逼我衣(량풍핍아의)
서늘한 바람 나의 옷 파고들고
河漢己西傾(하한기서경)
은하수 이미 서쪽으로 기울었네.
離情不可禁(이정불가금)
이별의 정 막을 길 없으니
對此空傷神(대차공상신)
달을 마주하여 부질없이 마음만 아프지.
南北憶弟兄(남북억제형)
남북으로 흩어있는 형제 생각하노니
天涯作孤身(천애작고신)
하늘가에 외로운 신세 되었어라.
春雁己歸盡(춘안기귀진)
봄 기러기들은 다 돌아가고
素書無處托(소서무처탁)
편지는 부탁할 데가 없구나.
一吟復一歎(일음복일탄)
한 번 읊고 또 한 번 탄식하나니
潸然淚自落(산연누자락)
눈물이 절로 뚝뚝 떨어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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