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율곡 이이(1536)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出東門(출동문) 동문을 나서며

산곡 2024. 11. 28. 08:05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出東門(출동문) 동문을 나서며

 

乾坤孰開闢(건곤숙개벽)

하늘과 땅은 누가 열었으며,

日月誰磨洗(일월수마세)

해와 달은 또 누가 갈고 씻었느냐.

山河旣融結(산하기융결)

산과 내는 이미 얽혀져 있고,

寒署更相遞(한서갱상체)

추위와 더위는 서로 교대한다.

吾人處萬類(오인처만류)

우리네 사람은 만물에 처하여,

知識最爲巨(지식최위거)

지식이 가장 으뜸 가노라.

胡爲類匏瓜(호위류포과)

어찌 한 곳에 매달린 조롱박처럼 되어,

戚戚迷處所(척척미처소)

쓸쓸하게 한 처소에 매여 있으랴.

八荒九州間(팔황구주간)

팔방과 구주 사이에,

優遊何所阻(우유하소조)

어디가 막혀서 자유로이 놀지 못하랴.

春山千里外(춘산천리외)

저 봄빛 띤 산천리 밖으로

策杖吾將去(책장오장거)

지팡이 짚고 내 장차 떠나가리.

伊誰從我者(이수종아자)

나를 따를 자 그 누구일고,

薄暮空延佇(박모공연저)

저녁나절 부질없이 서서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