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석주 권 필(1569) 82

石洲 權韠(석주 권필). 缾 梅 (병 매) 화병에 꽂혀 있는 매화

石洲 權韠(석주 권필).    缾 梅 (병 매) 화병에 꽂혀 있는 매화 盡日巡簷意未闌 (진일순첨의미란)온종일 매화를 찾아 처마를 돌아보아도 마음에 차지 않아 折來要向靜中看 (절래요향정중간)꽃가지 꺾어 와서 고요한 곳에서 바라보고 싶어 했네. 孤燈照作橫斜影 (고등조작횡사영)어두운 곳에 외따로 있는 등불이 비쳐서 가로 비낀 그림자 만드는데 水在玉缾春夜寒 (수재옥병춘야한)물은 옥병玉甁에 있고 봄밤은 춥기만 하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送玄翁歸湖南(송현옹귀호남) 湖南으로 돌아가는 玄翁 신흠을 배웅하며

石洲 權韠(석주 권필).    送玄翁歸湖南(송현옹귀호남)湖南으로 돌아가는 玄翁 신흠을 배웅하며 聽雨江樓淸夜深 (청우강루청야심)맑게 개었던 밤이 깊어지면서 강가 누각樓閣에서 빗소리를 들으니 離情到此已難禁 (이정도차이난금)이별의 정은 여기에 이르러 이미 억누르기 어렵네. 湖南去去一千里 (호남거거일천리)호남湖南으로 떠나는 길은 아득히 멀기만 하니 他日相思何限心 (타일상사하한심)훗날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에 어찌 그 끝이 있을까.

石洲 權韠(석주 권필). 南山讌集, 歸路作(남산연집, 귀로작) 남산에서 잔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南山讌集, 歸路作(남산연집, 귀로작)남산에서 잔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짓다 十里煙花春近遠 (십리연화춘근원)머나먼 길에 봄 경치가 펼쳐졌으니 봄이 가깝고도 먼데 一樽香碧玉東西 (일준향벽옥동서)한 동이 향기로운 술을 옥잔玉盞에 따라서 마셨네. 歸時月出重城閉 (귀시월출중성폐)돌아올 때 달은 떠오르고 겹겹의 성문城門은 닫혔는데 燈火千家路欲迷 (등화천가로욕미)수많은 집들마다 걸린 환한 등불에 길을 잃을 듯하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雪中行(설중행) 눈 속을 가며

石洲 權韠(석주 권필).   雪中行(설중행) 눈 속을 가며 山色蒼茫半有無 (산색창망반유무)산빛은 아득히 멀어 분간할 수 없는데 北風吹雪滿長途 (북풍취설만장도)북풍에 머나먼 길 가득 눈보라가 날리네. 只今安得元暉手 (지금안득원휘수)지금 어찌 미우인米友仁의 솜씨를 얻어서 畫我披蓑覓句圖 (화아피사멱구도)내가 도롱이 두르고 시구詩句 찾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1(촌거잡제 1) 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1(촌거잡제 1)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渴人多夢井 (갈인다몽정)목마른 사람은 항상 우물을 꿈꾸고 飢人多夢庖 (기인다몽포)굶주린 사람은 늘 음식을 꿈꾸네. 春來遠遊夢 (춘래원유몽)봄이 온 뒤로 멀리 가서 노니는 꿈만 꾸어 夜夜到江郊 (야야도강교)밤마다 강가 교외郊外에 가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雪後呈東岳(설후정동악) 눈 내린 뒤에 東岳 이안눌李安訥에게 지어 주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雪後呈東岳(설후정동악)눈 내린 뒤에 東岳 이안눌李安訥에게 지어 주다 中宵忽覺紙窓明 (중소홀각지창명)한밤중에 갑자기 종이창이 밝더니 淸曉開門雪正平 (청효개문설정평)맑은 새벽에 문을 여니 눈이 고르게 쌓였네. 安得與君乘興去 (안득여군승흥거)어찌하면 그대와 함께 흥겹게 가서 統軍亭上看新晴 (통군정상간신청)통군정統軍亭 위에서 말끔히 갠 경치를 바라볼 수 있을까.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慈山梨花堂(제자산이화당) 자산慈山 이화당梨花堂에 쓰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慈山梨花堂(제자산이화당)자산慈山 이화당梨花堂에 쓰다 依山傍水十餘家 (의산방수십여가)산기슭 물가에 십여 집이 있는데 冒雨人來日已斜 (모우인래일이사)비를 무릅쓰고 사람은 오고 해는 이미 기울었네. 公館寂寥官吏少 (송관적요관리소)공관公館은 고요하고 쓸쓸한데 벼슬아치는 적고 滿庭零落海棠花 (만정령락해당화)뜰에 가득 해당화가 시들어 떨어져 있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過松都口占(과송도구점) 송도松都에 들렀다가 즉석에서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過松都口占(과송도구점)송도松都에 들렀다가 즉석에서 짓다  城池寂寞古臺荒 (성지적막고대황)성城 주위 연못은 고요하고 오래된 대臺는 거칠고 쓸쓸한데 樹木無言送夕陽 (수목무언송석양)살아 있는 나무는 말없이 저무는 해를 배웅하네. 牛背小童橫短笛 (우배소동횡단적)소 등에 탄 어린아이는 짧은 피리 불어 대지만 不知人世有興亡 (부지인세유흥망)인간 세상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알지 못하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秋夜( 추야 )가을밤

石洲 權韠(석주 권필).    秋夜( 추야 )가을밤 凄凄風露覺秋深 (처처풍로각추시)차갑고 쓸쓸한 바람과 이슬에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알겠는데 一夜寒聲在竹林 (일야한성제죽림) 하룻밤 댓잎 사각거리는 소리가 대나무 숲에서 들리네. 除却平生管城子 (제각평생관성자) 한평생 벗으로 지내온 붓을 제외하고는 更無人會此時心 (경무인회차시심)지금 내 마음에 흐뭇하게 들어맞는 사람 아무도 없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題( 춘제 ) 봄에 쓰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題( 춘제 ) 봄에 쓰다 風塵不到野人家 (풍진불도야인가)바람에 날리는 티끌이 시골에 사는 사람의 집에는 ​이르지 못하니 獨掩衡門度歲華 (독엄형문도세화)홀로 허술한 대문 닫고 세월 보내네. 莫笑此翁貧至骨 (맛소차옹빈지골)이 늙은이 너무 가난하다 비웃지 말아야 하니 春來嬴得滿山花 (춘래영득만산화)봄 온 뒤로 온 산에 가득하게 꽃을 많이도 얻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