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석주 권 필(1569) 82

石洲 權韠(석주 권필). 馬上得詩(마상득시) 말 위에서 시를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馬上得詩(마상득시) 말 위에서 시를 짓다 世事如今不管他 (세사여금불관타)세상일은 지금처럼 전혀 상관相關하지 않고 只將詩句了山河 (지장시구료산하) 다만 시구詩句로 대자연大自然을 다 차지했을 뿐이네. 可憐馬上平生得 (가련마상평색득)가엾고 불쌍하네, 말 위에서 한평생 얻었는데 持比劉翁果孰多 (지비유옹과숙다)지금껏 지니고 있는 것을 漢나라 高祖 劉邦과 견주면 과연 누가 더 많을까.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3(촌거잡제 3) 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3(촌거잡제 3)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昨日半日睡 (작일반일수)어제도 한나절을 잤고 今日半日睡 (금일반일수)오늘도 한나절을 잤네. 睡鄕非故鄕 (수향비고향)꿈나라는 고향이 아니라서 聊以適吾意 (료이적오의)애오라지 내 마음에 맞을 뿐이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仙滄精舍(제선창정사) 선창정사 에 쓰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仙滄精舍(제선창정사) 선창정사 에 쓰다 松下縈回一逕微 (송하영회일경미)소나무 아래 좁다란 오솔길이 휘감아 돌고 竹林高處見巖扉 (죽림고처견암비)대나무 숲 높은 곳에 은자隱者가 사는 집이 보이네. 山光水色自淸絶 (산광수색자청절)대자연大自然의 경치가 저절로 더할 수 없이 맑은데 更被斜陽來發揮 (경피사양래발휘)더욱이 저녁 햇빛까지 비치니 아름답기 그지없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抱兒有感(포아유감) 아들을 안고 느끼는 바가 있어

石洲 權韠(석주 권필).   抱兒有感(포아유감) 아들을 안고 느끼는 바가 있어 赤子胡然我念之 (적자호연아념지)갓난아이를 어찌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가. 曾聞爲父止於慈 (증문위부지어자)아비가 되어서는 사랑에 그쳐야 한다고 일찍이 들었네. 白頭永隔趨庭日 (백두영격추정일)머리가 허옇게 세어서는 네가 내 가르침 받을 날이 영원히 막혔으니 忍想吾身似汝時 (인상오신사여시)차마 내 몸이 너 같던 때를 상상하지도 못하겠구나.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 壁 (제 벽) 벽에 쓰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題 壁 (제 벽) 벽에 쓰다 藤床木枕可安身 (등상목침가안신)등나무 침상寢牀에 목침木枕으로도 몸이 편안하고 虛室淸無一點塵 (허실청무일점진)텅 빈 방은 깨끗해서 티끌 한 점 없네. 有竹千竿梅十樹 (유죽천간매십수)대나무 천 그루와 매화 열 그루가 있으니 百年生計未全貧 (백년생계미전빈)한평생 사는 형편이 아주 가난하지는 않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日感舊(춘일감구) 봄날에 지난 일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어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日感舊(춘일감구)봄날에 지난 일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어 城西寒食草靑靑 (성서한식초청청)한식날 성城 서쪽은 풀이 싱싱하게 푸른데 走馬探春酒半醒 (주마탐춘주반성)말 타고 달리며 봄의 경치를 찾아다니며 구경하니 술이 반쯤 깼네. 少壯幾時今已老 (소장기시금이노)젊고 기운찼던 시절은 언제였던가, 이제 벌써 늙어서 白頭花下抱添丁 (백두화하포첨정)허옇게 센 머리로 꽃 아래서 아들을 안고 있네.  * 첨정添丁 : 예전에 나라의 부역賦役을 맡을 장정壯丁을 보탠다는 뜻으로, 아들을 낳는 일을 이르던 말.

石洲 權韠(석주 권필). 城東記事(성동기사) 城 동쪽에서 본 것을 적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城東記事(성동기사) 城 동쪽에서 본 것을 적다 郭外靑山春日斜 (곽외청산춘일사)성곽城郭 밖 푸른 산에 봄볕이 비스듬히 비치니 村園無處不開花 (촌원무처불개화)마을과 동산 어디든지 꽃 피지 않은 곳이 없네. 黃衫年少來何所 (황삼년소래하소)누런 적삼 입은 젊은이는 어디서 오는지 立馬橋頭問酒家 (입마교두문주가)다리 근처에 말을 세우고 술집을 묻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山中早秋喜晴有作(산중조추희청유작) 산속의 이른 가을에 날씨가 맑게 개니 기뻐서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山中早秋喜晴有作(산중조추희청유작)산속의 이른 가을에 날씨가 맑게 개니 기뻐서 짓다  山木吟風秋氣生 (산목음풍추기생)산의 나무는 바람을 읊고 가을 기운 이는데 峯頭初旭射新晴 (봉두초욱사신청)오랫동안 오던 비가 멎고 말끔히 개니 산꼭대기에 막 솟아오른 해가 비추기 시작하네. 澗邊白石渾如洗 (간변백석혼여세)시냇가 흰 돌들이 온통 물로 씻은 듯하니 政好先生赤足行 (정호선생적족행)정말로 내가 맨발로 다니기 딱 좋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日漫興(춘일만흥) 봄날 저절로 흥취興趣가 일어나서

石洲 權韠(석주 권필).    春日漫興(춘일만흥)봄날 저절로 흥취興趣가 일어나서 幽禽啄蠹響彭鏗 (유금탁두향팽금)그윽한 숲 속에 사는 새가 벌레 쪼아 먹는 소리 톡톡 들리기에 夢裏疑聞叩戶聲 (몽리의문고호성)꿈결에 문 두드리는 소리 들은 줄로 알았네. 睡起捲簾山雨歇 (수기권렴산우헐)자고 일어나 발 걷으니 산비 그쳐 不知春草上階生 (부지춘초상계생)봄풀이 섬돌 위에 돋았는지도 몰랐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2(촌거잡제 2) 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村居雜題  2(촌거잡제  2)시골에서 살며 이것저것 읊다  柴扉啓曙烟 (시비계서연)사립문은 새벽안개를 가르고 芒屩踏朝日 (망교답조일)짚신은 아침 햇빛을 밟네. 夜來山雨晴 (야래산우청)밤새 산비가 개니 春蕨已堪折 (춘궐이감절)봄 고사리가 벌써 꺾을 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