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居正(서거정). 聞慶縣八詠 2(문경현팔영 2)
窓外梧桐(창외오동)
微風吹一葉(미풍취일엽)
실바람이 한 잎새를 떨어뜨릴 제
缺月掛疎枝(결월괘소지)
조각달은 성긴 가지에 걸려있네
忽此三更雨(홀차삼경우)
갑자기 이 삼경 밤비 오는 가운데
那堪萬里秋(나감만리추)
고향 생각을 어찌 견딘단 말인가
蒼壁丹楓(창벽단풍) 3 영
赤葉藏靑壁(적엽장청벽)
단풍잎이 푸른 절벽을 장식하니
江山壇別區(강산단별구)
강산이 별천지 중에 으뜸이로다
我來適秋晩(아래적추만)
재가 온 때가 마침 늦은 가을이라
佳致見曾無(가치견증무)
이런 경치는 일찍이 못 보았었네
陰崖積雪(음애적설) 4 영
冬深冰滿壑(동심빙만학)
깊은 겨울엔 얼음이 골짝에 가득하고
春半水生溪(춘반수생계)
봄 중간엔 물이 계곡에서 나오나니
物態隨時異(물태수시이)
자연 형태는 때를 따라 달라 지는데
人情老欲迷(인정로욕미)
인정은 늙으면서 헷갈리려 하누나
烏井鐘樓(오정종루) 5 영
旅窓愁不寐(여창수불매)
객창에서 시름겨워 잠 못 이룰 때
孤枕月低佪(고침월저회)
외로운 베개 맡에 달빛만 비추는데
何處寒山寺(하처한산사)
어느 곳이 그 한산사란 말인가
疎鐘半夜來(소종반야래)
종소리가 한밤중에 들려 오누나
龍潭瀑布(용담폭포) 6 영
玉虹垂蝘蜒(옥홍수언연)
옥홍은 용이 꿈틀대듯 드리우고
白雪洒淸新(백설세청신)
백설 가루는 청신하게 뿌려 대 네
莫問飛潛術(막문비잠술)
날고 잠기는 술법은 물을 것 없이
須知變化神(수지변화신)
변화의 신통함을 꼭 알아야 하리
主屹靈祠(주흘영사) 7 영
孱顔倚天末(잔안의천말)
헌준한 산은 하늘 끝에 닿았고
絶壁入雲中(절벽입운증)
절벽은 구름위에 솟았네 그려
潤物雖無跡(윤물수무적)
만물을 적셔준 자취는 없지만
興雲自有功(흥운자유공)
절로 구름 일으킨 공은 있고 말고
串岬棧道(곶갑잔도) 8 영
屈曲양장路(굴곡양장로)
굽이굽이 양장판 같은 길에다
逶迤鳥道奇(위이조도기)
구불구불 조도가 기괴도 하여라
峯巒一一勝(봉만일일승)
봉우리 하나하나 다 빼어났으니
遮莫馬行遲(차막마행지)
말일랑 더디 가도록 맡겨 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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