蛟山 許筠(교산 허균). 退朝晩望(퇴조만망)
조정에서 물러나와 저녘에 바라보다
仙郞罷直五門西(선랑파직오문서)
선랑은 오색구름 서편에서 당직을 마치고
緩策靑驄響月題(완책청홍향월제)
청총마 느린 채칙질에 말굽소리 울린다
細柳和煙迷別院(세류화연미별원)
실버들에 연기 서려 별원이 아득하고
落花經雨襯香泥(락화경우친향니)
지는 꽃에 비 지나가니 향기가 묻어난다
東臺詔下慚詞令(동대조하참사령)
동대에서 조서 내리니 사령이 부끄럽고
南國烽傳厭鼓鼙(남국봉전영고비)
남국에서 봉화 오니 전쟁의 북소리 지겨워라
過盡一春歸未得(과진일춘귀미득)
한 봄이 다가도록 돌아가지 못하노니
釣竿辜負武陵溪(조간고부무릉계)
무릉계곡 낚시질을 속절없이 저벼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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