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여 1563)

許蘭雪軒(허난설헌). 感遇2 (감우2) 부귀를 구하지 않으리라

산곡 2023. 6. 25. 08:50

許蘭雪軒(허난설헌).    感遇2 (감우2) 부귀를 구하지 않으리라

 

古宅晝無人(고택주무인)

낡은 집이라 대낮에도 사람이 없고

桑樹鳴鵂鶹(상수명휴류)

부엉이만 혼자 뽕나무 위에서 우네

寒苔蔓玉砌(한태만옥체)

섬돌에는 차가운 이끼가 끼고

鳥雀栖空樓(조작서공루)

빈 다락에는 새들만 깃들었구나

向來車馬地(향래차마지)

전에는 말과 수레들이 몰려들던 곳

今成狐兎丘(금성호토구)

이제는 여우 토끼의 굴이 되었네

乃知達人言(내지달인언)

달관한 분의 말씀을 이제야 알겠으니

富貴非吾求(부귀비오구)

부귀는 내 구할 바가 아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