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1501)

退溪 李滉[퇴계 이황]. 夏日 林居卽事[하일 임거즉사] 二絶

산곡 2022. 12. 21. 07:58

退溪 李滉[퇴계 이황].    夏日 林居卽事[하일 임거즉사] 二絶

여름 날 숲에 앉아서 보다.

 

1절

薄雲濃日晩悠悠[박운농일만유유] :

엷은 구름 짙은 날 한가하게 해 저무는데

開遍川葵與海榴[개편천규여해류] :

들판 해바라기 널리 피고 석류도 함께하네.

始覺遠山添夜雨[시각원산첨야우] :

먼 산이 비로소 나타나며 밤 비를 더하니

前溪石瀨響淙流[전계석뢰향종류] :

앞 개울 돌 여울에 흐르는 물소리 울리네.

 

2절 

窄窄柴門短短籬[착착시문단단리] :

좁고 궁색한 사립 문에 짧고 작은 울타리

草庭苔砌雨新滋[초정태체우신자] :

거친 뜰 섬돌 이끼 비내려 새로 느는구나.

幽居一味無人共[유거일미무인공] :

그윽히 숨어사는 맛을 남과 함께하지 않고

端坐翛然只自怡[단좌소연지자이] :

단정히 앉아 자유 자재하니 다만 절로 기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