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석호 범성대(1126) 62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2(만춘전원잡흥 12)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2(만춘전원잡흥 12)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烏鳥投林過客稀(오조투림과객희) 까마귀들 숲에 들고 지나가는 나그네도 드문데 前山煙暝到柴扉(전산연명도시비) 앞산의 저녁 안개는 사립문에 이르렀네. 小童一棹舟如葉(소동일도주여엽) 어린아이 노질 한 번에 배는 나뭇잎처럼 가볍게 獨自編闌鴨陣歸(독자편란압진귀) 저 혼자 오리 무리 이끌고 돌아가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1(만춘전원잡흥 11)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1(만춘전원잡흥 11)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海雨江風浪作堆(해우강풍랑작퇴) 바다에 비 오고 강에 바람 불어 물결이 쌓이더니 時新魚菜逐春回(시신어채축춘회) 때를 맞춰 새로 나온 생선과 푸성귀가 봄을 따라 돌아왔네. 荻芽抽筍河魨上(적아추순하돈상) 물억새 싹이 나고 복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오며 楝子開花石首來(련자개화석수래) 소태나무 꽃이 피고 조기가 돌아오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0(만춘전원잡흥 10)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10(만춘전원잡흥 10)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雨後山家起較遲(우후산가기교지) 비가 온 뒤 산속에 있는 집이라 조금 늦게 일어나니 天窗曉色半熹微(천창효색반희미) 지붕창으로 보이는 새벽빛이 반쯤 희미稀微하네. 老翁欹枕聽鶯囀(노옹의침청앵전) 늙은 나는 베개에 기대어 꾀꼬리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데 童子開門放燕飛(동자개문방연비) 사내아이는 문 열고 제비를 쫓아 날리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9(만춘전원잡흥 9)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9(만춘전원잡흥 9)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穀雨如絲復似塵(곡우여사복사진) 곡우穀雨에 내리는 비는 실처럼 가늘면서 티끌처럼 부슬거리고 煮甁浮蠟正嘗新(자병부랍정상신) 병 덥히니 술에 밀蜜이 뜨지만 정말 그 맛이 신선하네. 牧丹破萼櫻桃熟(목단파악앵도숙) 모란이 봉오리를 터뜨리고 앵두꽃이 만발하니 未許飛花減却春(미허비화감각춘) 꽃잎 날려 봄기운이 줄어드는 것을 아직 허락하지 않았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8(만춘전원잡흥 8)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8(만춘전원잡흥 8)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茅針香軟漸包茸(모침향연점포용) 삘기의 향기는 부드러워 점점 자욱하게 퍼지고 蓬虆甘酸半染紅(봉류감산반염홍) 새콤달콤한 복분자覆盆子는 반쯤 붉게 물들었네. 采采歸來兒女笑(채채귀래아녀소) 여기저기서 넉넉하게 따가지고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보고 웃으니 杖頭高挂小筠籠(장두고괘소균롱) 지팡이 끝에 작은 대바구니 높이도 매달았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7(만춘전원잡흥 7)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7(만춘전원잡흥 7)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汙萊一稜水周圍(오래일릉수주위) 잡초만 우거진 거친 땅 한 이랑이 물에 둘러싸였는데 歲歲蝸廬沒半扉(세세와려몰반비) 여러 해 동안 살던 작고 초라한 집은 문짝이 반이나 물에 잠겼네. 不看茭靑難護岸(불간교청난호안) 제법 자란 줄풀로도 둑을 지켜 흘러넘치는 강물을 막기 어려운 법이고, 그런 광경 지켜볼 수 없으니 小舟撐取葑田歸(소주탱취봉전귀) 작은 배를 저어 봉전葑田으로 가 줄풀 뿌리를 뽑아가지고 돌아오네.  * 봉전葑田 : 줄풀의 뿌리가 여러 해 얽히고 쌓여서 된 밭.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6(만춘전원잡흥 6)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6(만춘전원잡흥 6)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三旬蠶忌閉門中(삼구잠기폐문중)삼십 일 동안 누에가 놀랄까 조심하며 문을 닫으니 鄰曲都無步往蹤(린곡도무보왕종) 이웃과는 모두들 내왕한 흔적도 없네. 猶是曉晴風露下(유시효청풍로하) 다만 맑게 갠 새벽 바람결에 빛나는 이슬 아래서 采桑時節暫相逢(채상시절잠상봉) 뽕잎 딸 때 잠시 서로 만날 뿐이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5(만춘전원잡흥 5)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5(만춘전원잡흥 5)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新綠園林曉氣凉(신록원림효기량) 새로 나온 잎의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의 새벽녘 시원한 공기 속에서 晨炊蚤出看移秧(신취조출간이앙) 새벽같이 밥을 먹고 일찍부터 모내기를 보러 나서네. 百花飄盡桑麻小(백화표진상마소) 온갖 꽃들은 모두 바람에 날려 떨어졌고 뽕나무와 삼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했는데 夾路風來阿魏香(협로풍래아위향) 좁은 길을 따라 바람이 부니 아위阿魏 향이 퍼지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4(만춘전원잡흥 4)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4(만춘전원잡흥 4)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湔裙水滿綠蘋洲(전군수만록빈주) 초록색 개구리밥이 지천인 물가 강물이 넘치는 곳에서 옷을 씻는다는데 上巳微寒懶出遊(상사미한라출유) 삼짇날 몸이 으슬으슬 추워 나가서 놀지 못했네. 薄暮蛙聲連曉鬧(박모와성련효료) 땅거미 질 때부터 울던 개구리 소리 새벽까지 계속 시끄러우니 今年田稻十分秋(금년전도십분춘) 올해 벼농사 풍년 들겠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3(만춘전원잡흥 3) 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晩春田園雜興 3(만춘전원잡흥 3)늦봄 전원의 여러 흥취 胡蝶雙雙入菜花(호접쌍쌍입채화) 나비는 짝을 지어 채소꽃으로 날아들고, 日長無客到田家(일장무객도전가) 해는 길건만 농가를 찾는 손님 하나 없네. 雞飛過籬犬吠竇(계비과리견폐두) 닭은 날아서 울타리를 넘어가고 개는 개구멍에서 짖어대니, 知有行商來買茶(지유행상래매다) 도붓장사가 찻잎을 사러 온 것을 알겠네.